- 인구 소멸 막으러 '국가유산'이 나섰다…우리 동네 향교, 종갓집이 '핫플'되는 마법
전국 방방곡곡에 잠들어 있던 우리의 소중한 국가유산이 2026년, 역대 최대 규모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되살아나 국민의 곁을 찾아온다.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12일, '2026년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총 379건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진행된 355건보다 24건(7%)이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국가유산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문화, 자연, 무형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인적·물적 자원과 창의적으로 결합했다"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는 수준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크게 5개의 세부 분야로 나뉜다. ▲지역 유산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는 ‘생생 국가유산’ 135건, ▲향교와 서원을 인문학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 95건, ▲밤의 정취 속에서 유산을 만나는 ‘국가유산 야행’ 55건, ▲산사의 고즈넉함과 문화를 체험하는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 46건, ▲전통 가옥의 멋과 삶을 배우는 ‘고택·종갓집 활용’ 48건이 포함됐다.가장 많은 135건이 선정된 **‘생생 국가유산’**은 잠자고 있던 지역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발굴하고, 현대적인 콘텐츠로 재무장시켜 살아 숨 쉬는 역사 교육의 장이자 지역 대표 문화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경북 영덕의 '나라를 지켜라! 월월이청청, 박의장, 신장군'과 같이 기존에 큰 호응을 얻었던 103개 프로그램 외에도, 대전 중구의 '단재의 길, 그 위에 서다', 인천 강화의 '스며드는 고을, 강화유수부' 등 32개의 참신한 신규 프로그램이 대거 포함되어 기대를 모은다.95건이 선정된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은 엄숙하고 조용했던 향교와 서원을 생기 넘치는 문화 공간이자, 청소년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인문 정신의 요람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강원 동해의 '용산서원 문화정원으로 New-學(유학)가자!'와 같이 인기를 끈 84개 기존 사업과 더불어, 충북 영동의 '황간향교 맛, 멋, 풍류', 경북 김천의 '김산의진, 살아 숨쉬는 선비의 숨결' 등 11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선비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예정이다.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국가유산 야행’**은 지역의 핵심 국가유산과 주변의 문화 콘텐츠를 야간 시간대에 결합해 환상적인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총 55개가 선정됐다. 전북 익산의 '백제 국가유산 야행' 등 기존 44개 프로그램에 더해, 강원 정선의 '정선 국가유산 걷는 밤물관(밤에 걷는 박물관)', 전북 정읍의 '선비의 향기 연꽃으로 피어나다' 등 11개의 새로운 야행이 전국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준비를 마쳤다.46건이 선정된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은 고즈넉한 산사가 품고 있는 유·무형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다채로운 체험, 공연, 답사 형태로 풀어내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전북 남원 실상사의 '천년의 향기'와 같은 37개 기존 사업과 함께, 전북 진안 금당사의 '금당(金塘)이 동쪽으로 온 까닭은?', 경북 안동 광흥사의 '한글을 품고, 한글을 알린 광흥사' 등 9개의 신규 프로그램이 산사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에게 다가간다.마지막으로 48건이 선정된 **‘고택·종갓집 활용’**은 종가와 고택에 깃든 의식주, 전통 의례 등 우리 고유의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하며 그 가치를 되새기는 사업이다. 경기 남양주에서 진행되는 '영조의 막내딸 화길옹주가 보내온 청첩장'과 같은 40개 기존 프로그램에, 전남 해남의 '600년 종가 이야기-녹우당 문예기행', 충북 단양의 '단양 조덕수 고택, 남한강 달빛 소나타' 등 8개의 신규 프로그램이 더해져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할 예정이다.국가유산청은 "이번 선정을 계기로 전국 곳곳의 국가유산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자 핵심 문화 자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찰리 채플린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단 3일간 펼쳐지는 ‘무성영화극장’ 예매 전쟁 예고
영화의 역사가 태동하던 100여 년 전, 대사 없이 오직 배우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극장에서 즉석으로 연주되는 음악만으로 관객을 웃고 울렸던 무성영화의 시대가 오는 가을, 서울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최첨단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명성이 높은 피크닉(piknic)과 손을 잡고, 오는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단 3일간 '무성영화극장'이라는 특별한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무성영화 걸작들을 스크린에 상영함과 동시에,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들이 무대 위에서 직접 라이브 연주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흑백의 고전과 현대의 사운드가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그야말로 시공을 초월한 예술적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축제의 포문은 10월 28일, 희극의 왕 찰리 채플린(1889~1977)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불후의 명작 '키드(The Kid, 1921)'가 연다. 가난한 떠돌이(채플린)가 우연히 버려진 아기를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웃음과 눈물의 유대를 그린 이 작품은, 채플린 특유의 따뜻한 인간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이 빛나는 걸작이다. 이날 연주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3인조 밴드 '까데호'가 맡는다. 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즉흥 연주와 다채로운 사운드를 통해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유머를 더하고, 가슴 뭉클한 장면에 감동의 깊이를 더하며 100년 전 영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이튿날인 29일에는 채플린과 함께 무성영화 시대를 양분했던 '무표정의 천재' 버스터 키튼(1895~1966)의 대표작 '셜록 2세(Sherlock Jr., 1924)'가 상영된다. 시골 극장의 가난한 영사기사 청년이 탐정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 명탐정 셜록 2세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기발한 특수효과와 몸을 사리지 않는 키튼의 액션 코미디가 압권이다. 이날 무대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이끄는 '윤석철트리오'가 올라, 재치 넘치고 생동감 있는 리듬으로 키튼의 아찔한 슬랩스틱 연기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확장시킬 예정이다.같은 날 저녁에는 일본 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1903~1963) 감독의 초기 걸작 '태어나기는 했지만(I Was Born, But..., 1932)'이 관객을 만난다. 이제 막 도쿄 교외로 이사 온 한 가족의 두 아들이, 회사 상사에게 굽실거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며 어른들의 세계에 눈떠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아코디언 연주자 데이브유를 중심으로 결성된 '데이브유 아코디언 재즈밴드'가 연주를 맡아,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애잔한 아코디언 선율로 순수한 동심과 쌉쌀한 현실의 간극을 절묘하게 그려낼 것이다.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30일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1889~1968) 감독의 '잔 다르크의 수난(The Passion of Joan of Arc, 1928)'이 상영된다. 프랑스를 구한 영웅 잔 다르크가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순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배우들의 경이로운 표정 연기로 담아낸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이다. 이날 연주는 베이시스트 송남현과 밴드 '만동'이 맡아, 영화의 비극성과 숭고함을 극대화하는 강렬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몰입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LG아트센터 서울 관계자는 "100여 년 전 무성영화의 흑백 화면에 우리 시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빚어내는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져, 관객에게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상 단 하나뿐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기획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 발칵 뒤집은 '한국어 노래'의 정체…조수미, 이집트 심포니와 선보인 역사적 협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목소리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나라, 이집트의 밤하늘을 수놓는다. 한국과 이집트가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기념하여, 조수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문명권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문화 외교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이집트 문화의 심장부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수미 & 카이로 심포니 협연' 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벼온 조수미에게도 이번 이집트 공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이날 무대에서 조수미는 이집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가곡을 통해 K-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가고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꽃구름 속에' 중 한 곡이 연주될 계획이어서, 수천 년 역사의 땅에 우리의 가락이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현지 카이로 오페라단 단원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 음악가들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음악회뿐만 아니라, 양국의 30년 우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함께 열린다.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는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에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주고받은 외교 공식 문서와 기록물, 양국 정상이 나눈 선물 등 귀중한 사료 17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더불어 한국 전통 공예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예품 8점도 함께 전시되어,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국 정부는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발판 삼아 이집트와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카이로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조수미의 공연으로 시작된 문화 교류의 물결이 미술, 공예 등 다방면으로 퍼져나가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공포가 곧 힐링이다?"…밤잠 설치게 할 대구의 '기묘한 축제' 정체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문턱, 대구의 밤이 서늘한 공포와 따스한 치유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가지 색깔로 물든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때로는 등골 서늘한 공포로 카타르시스를, 때로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으로 위안을 선사할 '제22회 호러와 함께, 2025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가 오는 9월 25일부터 10월 12일까지 18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비수도권 유일의 공연 거리인 대명공연거리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다시, 공연에 빠지다'라는 슬로건 아래, 관객들을 현실 너머의 세계로 초대한다.올해 축제의 포문은 이국적인 감성으로 열린다. 2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튀르키예 극단의 '내 손을 잡아줘 로빈(TUT ELİMDEN ROVNİ)'이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설적인 작가 아지즈 네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서커스단 남녀의 대화를 통해 예술가의 고독과 소외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작이다. 호러 축제의 개막을 서정적인 연극으로 여는 파격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공포물 나열이 아닌,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색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또 다른 해외 초청작인 영국의 그림자 연극 '미운오리새끼'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힐링의 순간을 선사하며 축제의 다채로움을 더한다.서울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화제작들도 대구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서울에서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간 창작집단 램스테이지의 '이 여름이 지나면'은 청춘의 사랑과 이별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깊은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또한, 올해 더파란연극제에서 작품상, 연출상, 우수연기상을 휩쓸며 3관왕의 영예를 안은 극단 폼의 '못생긴 남자'는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하지만 이번 축제의 진정한 백미는 바로 대구 지역 극단들이 선보이는 풍성한 레퍼토리다. '축제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는 공식 초청작 6편과 자유참가작 2편은 대구 연극계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극단 구리거울의 '그 집 이야기'부터 극단 하람의 '살인자 k'에 이르기까지, 호러, 스릴러, 힐링 등 각기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8편의 지역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는 '2025 판타지아대구페스타'의 한 축으로서, 비수도권 유일의 공연 거리인 대명공연거리를 활성화하고 지역 공연 예술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축제의 핵심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이홍기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이번 축제는 "호러와 힐링을 비롯해 국내외 우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구만의 축제"다. 올가을, 짜릿한 공포와 따스한 위로가 공존하는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현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이 이집트에 보낸 '역대급 선물'의 정체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와 역동적인 현대 문화 강국 대한민국, 두 나라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이집트의 심장부 카이로에서 특별한 문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양국의 오랜 우정을 기념하고 미래의 협력을 약속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며, 나일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전 세계에 선보인다.이번 기념행사의 핵심은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외교 기록물 전시다. 9월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이 전시는 단순한 유물 나열을 넘어, 양국 관계의 깊이와 의미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한국 전통에서 '함'은 혼인을 앞두고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예물 상자로, 새로운 관계의 시작과 존중, 그리고 굳건한 약속을 의미한다. 전시의 제목은 지난 30년간 양국이 차곡차곡 쌓아온 신뢰와 우정의 기록들을 하나의 '함'에 담아 되돌아보고, 앞으로 함께 열어갈 미래를 그려보자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전시장은 총 세 개의 '함'으로 구성되어 관람객들을 30년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한다. 첫 번째 '기록의 함: 양국의 발자취'에서는 양국 관계의 시작을 알린 공식 외교 문서와 기록물, 그리고 양국 정상이 서로에게 건넨 존중의 상징인 선물 등 총 17점의 귀한 사료가 최초로 공개된다. 이는 30년 외교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목격하는 감동을 선사한다.두 번째 '연결의 함: 파피루스와 한지'에서는 양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기록 매체인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한국의 한지가 조우한다. 수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두 위대한 종이의 만남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두 나라가 어떻게 소통하고 연결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마지막 '예(禮)를 담는 함: 한국의 다양한 함'에서는 한국 무형문화재 채상장, 옻칠장, 나전장 장인들의 혼이 담긴 작품들과 현대 공예작가들의 독창적인 함들이 전시된다. 이를 통해 '함'이라는 매개체에 담긴 한국 고유의 예와 정신, 그리고 뛰어난 공예 기술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국민들에게 선보인다.기록의 전시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면, 음악의 향연은 현재와 미래를 잇는다. 9월 12일,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이집트 대표 공연장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조수미가 이집트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녀는 아흐메드 엘 사디가 지휘하는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의 협연을 통해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와 애틋한 한국 가곡, 그리고 이집트 관객들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곡을 노래하며 30주년의 밤을 황홀하게 수놓을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10월에는 현대미술 축제인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트'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여 K-아트의 진수를 선보이며 문화 교류의 지평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윤양수 문체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의 말처럼, 이번 기념행사는 양국의 지난 30년 우정을 되새기는 것을 넘어, 앞으로 더욱 깊고 넓어질 문화 협력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 35년 외길 스승 밑에서 자란 11명의 제자들, 스승과 함께 펼치는 '세기의 사제 대결'
예술의 전당이 서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예술적 고뇌와 묵묵한 창작의 열정이 들끓는 지역의 아틀리에에서, 35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한 스승과 그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11명의 제자들이 특별한 무대를 마련했다. 수도권 중심의 미술계에 신선한 파문을 예고하는 한국화 사제전 '무성지향(無聲之香)', 즉 '소리 없는 향기' 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는 9월 13일부터 10월 12일까지 파주 헤이리마을 갤러리 이레에서 그 향기로운 막을 올린다.이번 전시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35년간 강단에 서며 수많은 후학을 길러낸 허진 교수가 그의 제자들과 함께 꾸린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허 교수는 전통 수묵의 깊이 있는 필묵법에 자신만의 현대적 감각을 녹여내 인간과 자연의 근원적 관계를 탐구해 온, 이 시대의 진정한 작가이자 교육자다. 그의 붓끝에서 피어난 묵향은 수많은 제자에게 스며들어 각기 다른 빛깔의 예술혼으로 재탄생했다.이번 무대에 스승과 함께 오르는 제자는 구승희, 김인지, 서은선, 설박, 신재호, 양정원, 유현수, 윤우제, 윤준영, 이선희, 전정연 등 총 11명이다. 이들은 '허진의 제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졌지만, 스승의 가르침이라는 단단한 뿌리 위에서 각자 개성 넘치는 예술의 꽃을 피워냈다. 누군가는 캔버스에 일상의 섬세한 감정을 담아내고, 다른 누군가는 생명의 역동적인 흐름을 쫓는다. 또 다른 작가는 현대인의 기억과 불안을 파고들거나, 자연과 인공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탐색하며 자신만의 화폭을 채워나간다. 스승의 가르침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양분 삼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제자들의 다채로운 작품들은 이번 전시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무엇보다 이 전시가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동안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가려져 있던 광주·전남권 대학의 한국화 맥을 서울 도심 한복판에 당당히 선보인다는 데 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전시를 여는 것을 넘어, 지역 미술 교육의 저력과 성과를 증명하고, 한국화의 미래가 결코 서울에만 있지 않음을 선언하는 의미 있는 행보다. 갤러리 측이 "스승과 제자가 오랜 시간 나눈 예술적 교류가 서울 무대에서 다시 향기를 전한다"고 밝혔듯, 이번 전시는 지역 미술의 자존심을 건 무대이자, 다양한 시선이 어우러져 한국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 실험의 장이 될 것이다.'소리 없는 향기'라는 전시 제목처럼, 35년 스승의 묵직한 가르침과 11명 제자의 뜨거운 열정이 빚어낸 묵향은 소리 없이, 그러나 그 어떤 외침보다 강렬하게 관람객들의 마음에 스며들 것이다. 이번 가을, 파주 헤이리에서 펼쳐지는 이 특별한 사제동행을 통해 한국화의 깊고 그윽한 향기에 흠뻑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 충주가 숨겨온 진짜 역사, '연기' 속에 피어난 황금빛 눈물의 기록 대공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한때 충주 시민들의 삶과 도시의 명운을 짊어졌던 '황금빛 잎사귀'가 있었다. 바로 담배의 원료가 되는 '황색종 잎담배(엽연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았던 충주의 엽연초 산업, 그리고 그 연기 위에 위태롭게 삶을 지어 올렸던 우리 아버지 세대의 치열했던 이야기가 봉인 해제된다.충북 충주박물관은 오는 9월 11일부터 10월 14일까지, 충주의 심장부와도 같았던 엽연초 산업의 모든 것을 조명하는 특별 기획전 '연기 위에 지어진 삶, 충주 엽연초 이야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2025 K-Musems 공동기획전' 사업의 일환으로, 단순한 특산물 소개를 넘어 충주의 정체성과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핵심 산업의 흥망성쇠를 입체적으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전시의 제목 '연기 위에 지어진 삶'은 중의적이다. 이는 담배 '연기'를 의미함과 동시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시절,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였던 꿈을 현실로 일궈낸 민초들의 위태롭고도 강인했던 삶을 상징한다.전시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한 편의 대서사시처럼 펼쳐진다. **1부 '푸른 잎에 금빛 꿈이 물들면'**에서는 농부들의 땀과 눈물로 가득했던 엽연초 재배의 현장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푸른 담뱃잎을 한 장 한 장 정성껏 따고, 건조실에서 노심초사하며 황금빛으로 물들기를 기다렸던 농부들. 그들에게 담배 농사는 고된 노동을 넘어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고, 무너진 집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금빛 희망' 그 자체였다.**2부 '한 모금의 연기가 되어'**는 수확된 잎담배가 가공을 거쳐 한 개비의 담배로 탄생하고, 마침내 한 모금의 연기가 되어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이는 충주 지역 경제의 부흥을 이끌었던 산업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엽연초 산업의 호황은 충주에 부와 활기를 가져다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서서히 저물어갈 산업의 운명이 예고되고 있었다.마지막 **에필로그 '기억의 방'**은 이 모든 역사를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제는 건강의 적으로 취급받는 담배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생계였고, 한 도시의 번영을 이끈 동력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빛바랜 사진 속에서 묵묵히 담뱃잎을 나르던 노동자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이 수많은 이들의 땀방울 위에 세워졌음을 먹먹하게 상기시킨다.박흥수 충주박물관장은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충주의 담배 산업을 기억하고, 이를 통해 충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다시 생각하는 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과거의 유물 전시가 아니다.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이 녹아있는 '살아있는 역사'이며, 충주라는 도시의 진짜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 단 4일간의 오페라 전쟁…40년 역사 총동원한 '아이다', 놓치면 평생 후회할 무대 온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 4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맞아, 오페라 역사상 가장 장엄하고 화려한 대작으로 꼽히는 베르디의 '아이다'를 선택했다. 단순한 기념 공연을 넘어, 지난 40년간 쌓아 올린 한국 오페라의 모든 역량과 자존심을 집대성한 역대급 무대를 예고하며 클래식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 오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단 4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그 화려한 막이 오른다.오페라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적국 에티오피아의 포로 신세가 된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의 영웅 '라다메스' 장군 사이에 펼쳐지는 비극적이고 숭고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871년 이집트 카이로 왕립 오페라하우스 초연 당시부터 전례 없는 스케일과 베르디의 천재적인 음악으로 세상을 뒤흔들었으며, 특히 '개선 행진곡'으로 대표되는 웅장한 합창과 화려한 볼거리는 오늘날까지 '아이다'를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이번 서울시오페라단 40주년 기념 공연의 백미는 단연 '꿈의 캐스팅', '어벤져스급 라인업'이라 불릴 만한 출연진이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을 정복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오직 이 무대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가장 주목받는 비극의 여주인공 '아이다' 역에는 이름만으로도 오페라 팬들을 설레게 하는 두 명의 디바가 더블 캐스팅되었다. '아이다의 성지'와도 같은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극장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이다 주역을 맡아 세계를 놀라게 한 소프라노 임세경, 그리고 스페인 빌바오와 이탈리아 파르마 등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며 실력을 입증한 소프라노 조선형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그려낼 아이다의 고뇌와 사랑은 이번 공연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아이다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라다메스' 장군 역에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테너 신상근과 국윤종이 낙점되었으며, 사랑과 질투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 역은 카리스마 넘치는 메조소프라노 양송미와 김세린이 맡아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또한, 조국과 딸 사이에서 갈등을 심는 에티오피아의 왕 '아모나스로' 역에는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바리톤 유동직과 양준모가 출연해 무게 중심을 잡는다.연출은 지난해 오페라 '운명의 힘'을 통해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호평받은 이회수 연출가가 맡아, '아이다'의 장엄한 스케일 속에 숨겨진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 등에서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움직임을 선보인 김성훈 안무가가 합류해,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극의 서사를 완성하는 역동적인 춤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서울시오페라단 40년의 역사가 응축될 이번 '아이다'는 단순한 오페라 한 편을 넘어, 한국 오페라가 도달한 현재의 최고점을 확인하는 역사적인 무대가 될 것이다.
- 대학로 뒤흔든 '하트셉수트', 전원 '이집트 걸그룹'으로 전격 데뷔 선언
대학로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던 뮤지컬 '하트셉수트'가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지난 3월, 고대 이집트의 여성 파라오라는 독특한 소재와 매력적인 캐릭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이 작품이, 오는 9월 30일 광명시민회관에서 단 하루의 스페셜 무대, ‘뮤지컬 하트셉수트 REBOOT: 이집트 걸그룹 데뷔 전야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이번 콘서트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그 탄생 배경에 있다. 모든 것은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시작된 유쾌한 장난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하트셉수트' 제작사는 공식 SNS를 통해 "존재하지 않는 날짜인 9월 31일, 이집트 걸그룹이 데뷔한다"는 장난기 가득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는 작품의 콘셉트를 활용한 가벼운 이벤트였지만, 팬들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정말로 데뷔해달라", "콘서트라도 열어달라"는 열띤 요청이 쇄도했고, 이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제작진은 만우절의 '거짓말'을 '현실'로 만들기로 전격 결정했다.단순한 갈라 콘서트를 넘어 '이집트 걸그룹 데뷔 전야제'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꾸며지는 이번 무대는 그야말로 특별함으로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관객들은 공연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주요 넘버들을 라이브로 감상하는 것은 물론, 오직 이번 콘서트만을 위해 배우들이 야심 차게 준비한 스페셜 스테이지를 만나볼 수 있다. 이는 기존 뮤지컬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또한, 이번 콘서트는 지난 3월 초연의 막을 내린 이후 처음으로 배우들과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공식적인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가 마련되어, 캐릭터 구축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배우들이 간직해온 소중한 추억 등 팬들이 궁금해했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을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작품을 사랑했던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축제와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뮤지컬 '하트셉수트'는 고대 이집트를 통치했던 위대한 여성 파라오 '하트셉수트'의 삶과 그녀의 무덤에서 발견된 이름 모를 여성 미라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펼쳐내는 독창적인 서사로 초연 당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역사적 사실에 창의적인 상상력을 더해 탄생한 매력적인 캐릭터와 중독성 강한 음악은 대학로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번 REBOOT 콘서트는 그 감동을 다시 한번 재현하는 동시에, '걸그룹 데뷔'라는 파격적인 콘셉트를 통해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
- 단순한 연주회가 아니다... 750번의 무대, 10년의 역사가 증명할 '눈물의 하모니'가 온다
'발달장애인은 전문 연주자가 될 수 없다'는 세상의 냉정한 편견에 맞서, 음악이라는 언어로 기적을 써 내려온 이들이 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발달장애인 전문 연주단체,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5년,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도전을 시작한 이들이 어느덧 창립 10주년이라는 감격적인 이정표를 세우고, 그 위대한 여정을 기념하는 아홉 번째 정기연주회를 오는 9월 7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이번 연주회의 부제는 '10년의 동행, 9번째 무대의 감동'이다. 이 한 문장에는 지난 10년간 단원들이 흘렸을 땀과 눈물, 그리고 그들의 성장을 묵묵히 지지하며 함께 걸어온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응축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무대는 단순히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선보이는 공연을 넘어, 발달장애 전문 연주자들의 경이로운 음악적 성취를 증명하고, 앙상블의 오늘이 있기까지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준 지역사회와 후원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특히 이번 공연은 그 의미만큼이나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기대를 모은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특별한 협연 무대들이 대거 마련된 것. 국내 최정상급 바이올린 교수진이 단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실력파 클라리넷 앙상블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또한, 장애의 벽을 넘어 음악으로 소통하는 또 다른 아티스트인 시각장애인 보컬리스트와 드림위드앙상블 빅밴드의 협업은 이번 공연의 백미로 꼽힌다.공연의 1부에서는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이 클라리넷 앙상블의 경쾌하고 화려한 연주로 힘차게 포문을 연다. 이어, 앙상블 소속의 발달장애인 테너 윤용준이 무대에 올라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윤동환, 임지희 교수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통해 세대를 초월한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인다. 2부에서는 아카데미 클라리넷 앙상블의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와 색소폰 앙상블의 '아를의 여인' 모음곡이 이어지며 한층 깊어진 앙상블의 역량을 과시한다. 대미를 장식할 무대는 시각장애인 보컬리스트 이아름, 김지호와 드림위드앙상블 빅밴드가 함께 꾸민다. 이들은 냇 킹 콜의 불후의 명곡 'Unforgettable'과 'L-O-V-E'를 재즈 선율에 실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총괄 기획을 맡은 윤동혁 공연팀장은 "지난 10년간 뉴욕 UN 본부, 청와대, 남아공 순회공연 등 750회가 넘는 국내외 주요 무대를 통해 실력을 갈고닦은 단원들의 역량과, 그들의 뒤를 잇는 아카데미 교육생들의 눈부신 성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장애라는 껍데기를 넘어 오직 음악 그 자체로 관객과 소통하는 최고의 공연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옥주 이사장은 "드림위드앙상블의 정기연주회는 이제 단순한 공연을 넘어 전국의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소통과 만남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을 통해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빚어내는 특별하고도 순수한 음악의 향연이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위대한 여정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으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