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듀..가나디' 닮은 백제 유물, 박물관 수장고에서 '인스타 스타' 된 사연
완벽한 비례, 화려한 장식, 그리고 웅장한 위용. 지금까지 우리가 '문화유산'이나 '국보'를 떠올릴 때 연상하던 가치들은 분명 이런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박물관의 스포트라이트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넓디넓은 미간에 콩알만 한 눈, 길게 늘어진 중안부 아래 소심하게 자리 잡은 입까지. 마치 인기 이모티콘 캐릭터 '듀..가나디'를 연상시키는 '하찮은' 생김새의 한 유물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문화유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이 신드롬의 주인공은 충남 부여의 옛 백제 왕궁터인 관북리 유적에서 발굴된 6~7세기경의 그릇받침이다. 표면 곳곳에 금이 가 있고, 형태는 투박하기 그지없으며, 심지어 구체적인 용도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교과서에서 보던 정교하고 화려한 유물과는 모든 면에서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못난이' 그릇받침은 지금 소셜미디어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이달 초 국가유산진흥원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 유물의 사진이 게시되자, 불과 2주 만에 '좋아요' 수가 2만 7천 개를 돌파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해당 계정의 게시물 '좋아요'가 수백 개 수준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댓글 창은 MZ세대의 재치 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백제의 듀물(유물)", "듀..상님(주상님)" 등 이모티콘 캐릭터와 엮은 애정 어린 별명들이 쏟아지며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이러한 현상은 비단 '백제 듀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문화유산 향유의 흐름을 보면, 이처럼 정형화된 미(美)의 기준에서 벗어난 '엉뚱하고 못생긴' 유물들이 큰 사랑을 받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역사적 의미가 깊거나 조형적 완성도가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주목받던 과거의 관람 문화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올해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순회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역시 MZ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대표적인 사례다. 약 1600년 전 신라와 가야의 장인들이 조물조물 빚어낸, 작고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토우(土偶)들이 젊은 관람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전시를 기획한 노형신 학예연구사는 "기성세대와 달리, 조형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보다 '허술하지만 친근한' 매력과 '각자의 개성'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MZ세대의 선호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박물관과 관련 기관들도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문화유산은 따분하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깰 절호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전시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유명한 '이나피스퀘어'와 협업하여 전시장 곳곳을 귀여운 그림으로 꾸며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을 '투각인면문옹형토기(透刻人面文甕形土器)'로 교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얼굴이 새겨진 6세기 신라 토기를 기관의 '얼굴'로 내세운 것이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완성도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정형화된 미의식에서 벗어난 유물의 매력에 젊은 층이 재치 있는 현대적 해석을 더하며 즐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는 더 이상 문화유산을 배우고 익혀야 할 '학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즐기는 '놀이'의 대상으로 재창조하는 MZ세대의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 '아리랑' 부르던 성악가들이 '마술피리'를?… 미국-캐나다 관객들 '충격' 예고
대한민국 오페라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피들이 K-클래식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북미 대륙을 무대로 한 역사적인 여정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기관의 핵심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소속의 최정예 청년교육단원들이 오는 10월 4일부터 16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을 펼친다고 밝혔다.이번 순회공연은 K-컬처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뉴욕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단원들은 10월 4일과 5일, 주뉴욕한국문화원 극장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안퍼레이드&페스티벌'의 주요 무대를 장식하며 현지 교민 및 뉴요커들에게 한국 성악가들의 높은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서 8일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캐피탈원홀, 11일에는 캐나다 문화예술의 중심인 오타와 국립 아트센터(National Arts Centre)로 무대를 옮겨 K-오페라의 매력을 전파한다.대장정의 마지막은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쳐진다. 14일 지퍼홀(Zipper Hall)에서의 공연에 이어, 16일에는 LA한인타운의 상징적인 공간인 서울국제공원에서 개최되는 '제52회 LA한인축제'의 개막식 무대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현지 교민 사회와 뜨겁게 호흡하며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의미 있는 행보가 될 것이다.이번 순회공연의 백미는 단연 동서양의 음악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다. 공연은 여러 오페라의 정수만을 모아놓은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한국 전통 혼례의 아름다움을 서정적인 선율로 풀어낸 창작 오페라 '천생연분'의 주요 장면을 선보이며 가장 한국적인 것의 세계적인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동시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 등 세계 오페라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고전 명작들의 주요 아리아를 통해 한국 성악가들의 압도적인 실력을 증명한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동진의 '신아리랑', 김성태의 '동심초', 조두남의 '뱃노래' 등 한국인의 정서가 짙게 밴 주옥같은 우리 가곡과 민요를 더해 현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신선함을 선사할 계획이다.이 환상적인 무대는 소프라노 김희정·구나운, 테너 김성현·김재열, 바리톤 김영훈·박승빈 등 국립오페라스튜디오가 배출한 최고의 유망주들과 피아니스트 박소홍의 완벽한 호흡으로 꾸며진다.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이번 순회공연은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은 지금, 한국 청년 예술가들의 압도적인 기량을 세계 무대에 증명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우리 젊은 예술가들이 국제 관객과 직접 소통하고 교감하며 한국 오페라의 밝은 미래를 알리는 성공적인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 정부가 아닌 '시민'이 해냈다…세월호 참사, '치유의 기록'으로 유네스코 간다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로 남은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비극과 이후의 시간을 담은 기록물이 세계적인 유산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4·16생명안전교육원은 '단원고 4·16아카이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를 위한 국내 심사를 통과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록 보존을 넘어,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고 치유하려는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이 국제적인 인정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이번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희생자들의 유품과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활동을 묵묵히 이어온 비영리 민간단체 '4·16기억저장소'가 주도하고, 경기도4·16생명안전교육원이 힘을 보태며 결실을 본 대표적인 민관 협업 사업이다. '단원고 4·16아카이브 : 시민의 기억운동과 치유의 기록'이라는 이름 아래, 여기에는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의 평범하고도 찬란했던 생전의 일상과,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추모의 물결,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간절한 외침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참사 이후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며 서로를 보듬고 다시 일어서려는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치열한 회복의 여정 또한 중요한 일부를 구성한다.이 기록물이 갖는 가장 큰 가치는 국가나 기관의 공식적인 시각이 아닌, 참사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유가족과, 함께 아파하고 행동했던 평범한 시민들의 관점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낱낱이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건조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아래에서부터 쌓아 올린 살아있는 목소리의 집합체다.더 나아가, 이 아카이브는 '기록'이라는 행위 자체가 어떻게 상처 입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소중한 사례다. 기억을 꺼내어 말하고, 함께 모으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은 단순히 과거를 박제하는 것을 넘어, 아픔을 직시하고 서로의 슬픔을 위로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었다. 경기도교육원은 이러한 의미를 더하기 위해, '단원고 4·16기억교실' 존치 과정을 담아낸 구술 기록화 사업(2021~2023년)의 결과물도 함께 제출했다.국내 심사라는 큰 산을 넘은 '단원고 4·16아카이브'는 이제 더 넓은 세계를 향한다. 오는 2026년 6월 열릴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등재 결정을 받기 위해, 국가유산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마지막 단계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이제는 전 세계가 함께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인류의 유산으로 거듭나고 있다.
- 유리천장 깬 여성 감독들, 스릴러 판도를 바꾸다
최근 한국 스릴러 드라마계에서 여성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디즈니+ ‘북극성’(김희원 감독)과 SBS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변영주 감독)을 비롯해 웨이브 ‘S라인’(안주영 감독),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이정림 감독) 등 주요 스릴러 작품들이 모두 여성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는 과거 로맨스나 가족 드라마에 주로 참여했던 여성 감독들이 대형 프로젝트와 스릴러 장르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뚜렷한 변화다.특히 여성 감독들은 스릴러 장르에서 사건 자체보다는 인물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통상 여성의 장르로 여겨지지 않던 스릴러에서 여성 감독의 강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평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헌식은 "기존 스릴러가 사건 중심이었다면, 여성 감독의 스릴러는 여성 서사나 내면 심리 묘사에 충실해 좋은 결과를 내며 기회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연쇄 살인마 엄마와 형사 아들의 심리적 공조를, ‘북극성’은 한반도 정세 스릴러에 로맨스를, ‘S라인’은 히키코모리 주인공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룬다.이러한 변화에는 OTT 플랫폼의 영향도 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 등 OTT 여성 가입자가 늘면서 과거의 잔인하고 거친 스릴러보다 심리 묘사가 풍부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윤석진 교수는 스릴러가 감성과 정서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르임을 강조하며, 여성 연출자들의 성공 사례가 누적되며 업계 인식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대중문화 평론가 하재근은 "사람 간의 관계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되는 한국형 스릴러 탄생에 여성 감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내 대중문화 산업에서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함께 다양한 시각과 감성의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김헌식 평론가는 기존 스릴러 문법과의 상호 보완을 통해 특정 성별의 서사에 치우치지 않는 보편적 스토리를 추구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성 감독들의 활약은 국내 스릴러 장르의 지평을 넓히고 K-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우리 엄마가… 전설의 스파이였다고?" 낡은 노트 한 권에서 시작된 역대급 시간여행
지난 9월 6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의 무대가 다시 한번 뜨거운 함성과 박수갈채로 가득 찼다. 2023년 초연 당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첩보 가족뮤지컬 ‘코드네임X’가 한층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화려하게 귀환하며 성공적인 재연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초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관객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던 만큼, 첫 공연부터 객석을 가득 메운 가족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내며 그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이 작품은 강경수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11살 소년 ‘강파랑’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엄마의 낡은 노트 한 권이 소년의 삶을 180도 뒤바꿔 놓는다. 그 노트는 바로 엄마가 전설적인 첩보 요원이었음을 증명하는 비밀 기록이었고, 이내 파랑이는 엄마의 과거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세계 최대 첩보기관 ‘MSG’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협박범 '코쿤'을 추적하는 스릴 넘치는 모험에 휘말리게 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는 아이들에게는 짜릿한 모험의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평범한 엄마의 숨겨진 과거를 통해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을 발산한다.이번 재연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음악과 무대 연출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 과감한 리뉴얼이다. 초연 당시에도 "가족 뮤지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았던 시각적 완성도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그대로 유지하되, 더욱 풍성해진 넘버와 디테일을 살린 무대 연출을 통해 관객들이 마치 주인공 '강파랑'과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제작진이 관객과의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신감이 엿보인다.무엇보다 ‘코드네임X’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맞춤형' 공연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아이들은 신나는 모험과 유쾌한 웃음 속에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고, 부모들은 잠시 잊고 지냈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자녀와 눈을 맞추고 함께 호흡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문화의 심장부인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펼쳐지는 이 특별한 공연 경험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온 가족에게 잊지 못할 가을날의 추억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편, 다시 한번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가족뮤지컬 ‘코드네임X’는 오는 10월 1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며, 티켓링크와 NOL티켓 등 주요 예매처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인구 소멸 막으러 '국가유산'이 나섰다…우리 동네 향교, 종갓집이 '핫플'되는 마법
전국 방방곡곡에 잠들어 있던 우리의 소중한 국가유산이 2026년, 역대 최대 규모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되살아나 국민의 곁을 찾아온다.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12일, '2026년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총 379건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진행된 355건보다 24건(7%)이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국가유산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문화, 자연, 무형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인적·물적 자원과 창의적으로 결합했다"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는 수준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크게 5개의 세부 분야로 나뉜다. ▲지역 유산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는 ‘생생 국가유산’ 135건, ▲향교와 서원을 인문학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 95건, ▲밤의 정취 속에서 유산을 만나는 ‘국가유산 야행’ 55건, ▲산사의 고즈넉함과 문화를 체험하는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 46건, ▲전통 가옥의 멋과 삶을 배우는 ‘고택·종갓집 활용’ 48건이 포함됐다.가장 많은 135건이 선정된 **‘생생 국가유산’**은 잠자고 있던 지역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발굴하고, 현대적인 콘텐츠로 재무장시켜 살아 숨 쉬는 역사 교육의 장이자 지역 대표 문화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경북 영덕의 '나라를 지켜라! 월월이청청, 박의장, 신장군'과 같이 기존에 큰 호응을 얻었던 103개 프로그램 외에도, 대전 중구의 '단재의 길, 그 위에 서다', 인천 강화의 '스며드는 고을, 강화유수부' 등 32개의 참신한 신규 프로그램이 대거 포함되어 기대를 모은다.95건이 선정된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은 엄숙하고 조용했던 향교와 서원을 생기 넘치는 문화 공간이자, 청소년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인문 정신의 요람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강원 동해의 '용산서원 문화정원으로 New-學(유학)가자!'와 같이 인기를 끈 84개 기존 사업과 더불어, 충북 영동의 '황간향교 맛, 멋, 풍류', 경북 김천의 '김산의진, 살아 숨쉬는 선비의 숨결' 등 11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선비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예정이다.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국가유산 야행’**은 지역의 핵심 국가유산과 주변의 문화 콘텐츠를 야간 시간대에 결합해 환상적인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총 55개가 선정됐다. 전북 익산의 '백제 국가유산 야행' 등 기존 44개 프로그램에 더해, 강원 정선의 '정선 국가유산 걷는 밤물관(밤에 걷는 박물관)', 전북 정읍의 '선비의 향기 연꽃으로 피어나다' 등 11개의 새로운 야행이 전국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준비를 마쳤다.46건이 선정된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은 고즈넉한 산사가 품고 있는 유·무형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다채로운 체험, 공연, 답사 형태로 풀어내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전북 남원 실상사의 '천년의 향기'와 같은 37개 기존 사업과 함께, 전북 진안 금당사의 '금당(金塘)이 동쪽으로 온 까닭은?', 경북 안동 광흥사의 '한글을 품고, 한글을 알린 광흥사' 등 9개의 신규 프로그램이 산사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에게 다가간다.마지막으로 48건이 선정된 **‘고택·종갓집 활용’**은 종가와 고택에 깃든 의식주, 전통 의례 등 우리 고유의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하며 그 가치를 되새기는 사업이다. 경기 남양주에서 진행되는 '영조의 막내딸 화길옹주가 보내온 청첩장'과 같은 40개 기존 프로그램에, 전남 해남의 '600년 종가 이야기-녹우당 문예기행', 충북 단양의 '단양 조덕수 고택, 남한강 달빛 소나타' 등 8개의 신규 프로그램이 더해져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할 예정이다.국가유산청은 "이번 선정을 계기로 전국 곳곳의 국가유산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자 핵심 문화 자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찰리 채플린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단 3일간 펼쳐지는 ‘무성영화극장’ 예매 전쟁 예고
영화의 역사가 태동하던 100여 년 전, 대사 없이 오직 배우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극장에서 즉석으로 연주되는 음악만으로 관객을 웃고 울렸던 무성영화의 시대가 오는 가을, 서울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최첨단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명성이 높은 피크닉(piknic)과 손을 잡고, 오는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단 3일간 '무성영화극장'이라는 특별한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무성영화 걸작들을 스크린에 상영함과 동시에,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들이 무대 위에서 직접 라이브 연주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흑백의 고전과 현대의 사운드가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그야말로 시공을 초월한 예술적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축제의 포문은 10월 28일, 희극의 왕 찰리 채플린(1889~1977)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불후의 명작 '키드(The Kid, 1921)'가 연다. 가난한 떠돌이(채플린)가 우연히 버려진 아기를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웃음과 눈물의 유대를 그린 이 작품은, 채플린 특유의 따뜻한 인간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이 빛나는 걸작이다. 이날 연주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3인조 밴드 '까데호'가 맡는다. 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즉흥 연주와 다채로운 사운드를 통해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유머를 더하고, 가슴 뭉클한 장면에 감동의 깊이를 더하며 100년 전 영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이튿날인 29일에는 채플린과 함께 무성영화 시대를 양분했던 '무표정의 천재' 버스터 키튼(1895~1966)의 대표작 '셜록 2세(Sherlock Jr., 1924)'가 상영된다. 시골 극장의 가난한 영사기사 청년이 탐정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 명탐정 셜록 2세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기발한 특수효과와 몸을 사리지 않는 키튼의 액션 코미디가 압권이다. 이날 무대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이끄는 '윤석철트리오'가 올라, 재치 넘치고 생동감 있는 리듬으로 키튼의 아찔한 슬랩스틱 연기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확장시킬 예정이다.같은 날 저녁에는 일본 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1903~1963) 감독의 초기 걸작 '태어나기는 했지만(I Was Born, But..., 1932)'이 관객을 만난다. 이제 막 도쿄 교외로 이사 온 한 가족의 두 아들이, 회사 상사에게 굽실거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며 어른들의 세계에 눈떠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아코디언 연주자 데이브유를 중심으로 결성된 '데이브유 아코디언 재즈밴드'가 연주를 맡아,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애잔한 아코디언 선율로 순수한 동심과 쌉쌀한 현실의 간극을 절묘하게 그려낼 것이다.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30일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1889~1968) 감독의 '잔 다르크의 수난(The Passion of Joan of Arc, 1928)'이 상영된다. 프랑스를 구한 영웅 잔 다르크가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순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배우들의 경이로운 표정 연기로 담아낸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이다. 이날 연주는 베이시스트 송남현과 밴드 '만동'이 맡아, 영화의 비극성과 숭고함을 극대화하는 강렬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몰입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LG아트센터 서울 관계자는 "100여 년 전 무성영화의 흑백 화면에 우리 시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빚어내는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져, 관객에게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상 단 하나뿐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기획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 발칵 뒤집은 '한국어 노래'의 정체…조수미, 이집트 심포니와 선보인 역사적 협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목소리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나라, 이집트의 밤하늘을 수놓는다. 한국과 이집트가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기념하여, 조수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문명권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문화 외교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이집트 문화의 심장부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수미 & 카이로 심포니 협연' 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벼온 조수미에게도 이번 이집트 공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이날 무대에서 조수미는 이집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가곡을 통해 K-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가고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꽃구름 속에' 중 한 곡이 연주될 계획이어서, 수천 년 역사의 땅에 우리의 가락이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현지 카이로 오페라단 단원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 음악가들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음악회뿐만 아니라, 양국의 30년 우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함께 열린다.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는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에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주고받은 외교 공식 문서와 기록물, 양국 정상이 나눈 선물 등 귀중한 사료 17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더불어 한국 전통 공예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예품 8점도 함께 전시되어,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국 정부는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발판 삼아 이집트와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카이로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조수미의 공연으로 시작된 문화 교류의 물결이 미술, 공예 등 다방면으로 퍼져나가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공포가 곧 힐링이다?"…밤잠 설치게 할 대구의 '기묘한 축제' 정체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문턱, 대구의 밤이 서늘한 공포와 따스한 치유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가지 색깔로 물든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때로는 등골 서늘한 공포로 카타르시스를, 때로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으로 위안을 선사할 '제22회 호러와 함께, 2025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가 오는 9월 25일부터 10월 12일까지 18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비수도권 유일의 공연 거리인 대명공연거리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다시, 공연에 빠지다'라는 슬로건 아래, 관객들을 현실 너머의 세계로 초대한다.올해 축제의 포문은 이국적인 감성으로 열린다. 2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튀르키예 극단의 '내 손을 잡아줘 로빈(TUT ELİMDEN ROVNİ)'이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설적인 작가 아지즈 네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서커스단 남녀의 대화를 통해 예술가의 고독과 소외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작이다. 호러 축제의 개막을 서정적인 연극으로 여는 파격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공포물 나열이 아닌,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색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또 다른 해외 초청작인 영국의 그림자 연극 '미운오리새끼'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힐링의 순간을 선사하며 축제의 다채로움을 더한다.서울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화제작들도 대구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서울에서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간 창작집단 램스테이지의 '이 여름이 지나면'은 청춘의 사랑과 이별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깊은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또한, 올해 더파란연극제에서 작품상, 연출상, 우수연기상을 휩쓸며 3관왕의 영예를 안은 극단 폼의 '못생긴 남자'는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하지만 이번 축제의 진정한 백미는 바로 대구 지역 극단들이 선보이는 풍성한 레퍼토리다. '축제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는 공식 초청작 6편과 자유참가작 2편은 대구 연극계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극단 구리거울의 '그 집 이야기'부터 극단 하람의 '살인자 k'에 이르기까지, 호러, 스릴러, 힐링 등 각기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8편의 지역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는 '2025 판타지아대구페스타'의 한 축으로서, 비수도권 유일의 공연 거리인 대명공연거리를 활성화하고 지역 공연 예술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축제의 핵심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이홍기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이번 축제는 "호러와 힐링을 비롯해 국내외 우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구만의 축제"다. 올가을, 짜릿한 공포와 따스한 위로가 공존하는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현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이 이집트에 보낸 '역대급 선물'의 정체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와 역동적인 현대 문화 강국 대한민국, 두 나라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이집트의 심장부 카이로에서 특별한 문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양국의 오랜 우정을 기념하고 미래의 협력을 약속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며, 나일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전 세계에 선보인다.이번 기념행사의 핵심은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외교 기록물 전시다. 9월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이 전시는 단순한 유물 나열을 넘어, 양국 관계의 깊이와 의미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한국 전통에서 '함'은 혼인을 앞두고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예물 상자로, 새로운 관계의 시작과 존중, 그리고 굳건한 약속을 의미한다. 전시의 제목은 지난 30년간 양국이 차곡차곡 쌓아온 신뢰와 우정의 기록들을 하나의 '함'에 담아 되돌아보고, 앞으로 함께 열어갈 미래를 그려보자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전시장은 총 세 개의 '함'으로 구성되어 관람객들을 30년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한다. 첫 번째 '기록의 함: 양국의 발자취'에서는 양국 관계의 시작을 알린 공식 외교 문서와 기록물, 그리고 양국 정상이 서로에게 건넨 존중의 상징인 선물 등 총 17점의 귀한 사료가 최초로 공개된다. 이는 30년 외교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목격하는 감동을 선사한다.두 번째 '연결의 함: 파피루스와 한지'에서는 양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기록 매체인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한국의 한지가 조우한다. 수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두 위대한 종이의 만남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두 나라가 어떻게 소통하고 연결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마지막 '예(禮)를 담는 함: 한국의 다양한 함'에서는 한국 무형문화재 채상장, 옻칠장, 나전장 장인들의 혼이 담긴 작품들과 현대 공예작가들의 독창적인 함들이 전시된다. 이를 통해 '함'이라는 매개체에 담긴 한국 고유의 예와 정신, 그리고 뛰어난 공예 기술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국민들에게 선보인다.기록의 전시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면, 음악의 향연은 현재와 미래를 잇는다. 9월 12일,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이집트 대표 공연장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조수미가 이집트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녀는 아흐메드 엘 사디가 지휘하는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의 협연을 통해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와 애틋한 한국 가곡, 그리고 이집트 관객들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곡을 노래하며 30주년의 밤을 황홀하게 수놓을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10월에는 현대미술 축제인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트'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여 K-아트의 진수를 선보이며 문화 교류의 지평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윤양수 문체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의 말처럼, 이번 기념행사는 양국의 지난 30년 우정을 되새기는 것을 넘어, 앞으로 더욱 깊고 넓어질 문화 협력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