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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밝힌 호박의 배신… 그냥 먹으면 영양소 90% 손실?최근 서희선 가천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KBS 교양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출연하여 호박의 놀라운 건강 효능과 최적의 섭취 방법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 교수에 따르면, 호박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는 강력한 파수꾼 역할을 한다. 특히 풍부하게 함유된 베타카로틴 성분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면서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세포의 손상을 막아 노화 과정을 늦추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항산화 작용은 단순히 젊음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만성 염증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여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호박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늙은 호박이 여성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다. 늙은 호박에는 천연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여성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늙은 호박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안성맞춤이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를 개선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또한, 칼륨 함량이 높아 짠 음식을 즐겨 먹는 현대인들의 몸속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여 혈압을 안정시키고 부종을 완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이처럼 다양한 효능을 지닌 호박이지만, 영양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조리법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호박의 핵심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비타민으로, 기름과 함께 섭취했을 때 체내 흡수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실제로 기름 없이 섭취했을 때 약 10%에 불과한 흡수율이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최대 70% 이상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호박을 볶음 요리로 만들거나 전으로 부쳐 먹을 때 소량의 식용유를 사용하는 것이 영양학적으로 훨씬 이롭다. 이러한 조리법은 호박의 풍미를 살리는 동시에, 그 안에 담긴 건강 효능을 극대화하는 현명한 방법이다.호박의 맛과 영양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호박전'을 추천한다. 늙은 호박을 얇게 채 썰어 소금과 설탕으로 밑간을 한 뒤, 달걀, 양파, 그리고 짭짤한 베이컨을 더해 풍미를 살린다. 여기에 부침가루와 쌀가루를 적절히 섞어 반죽한 후 기름을 두른 팬에 노릇하게 부쳐내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영양 간식이 완성된다. 베이컨의 감칠맛과 호박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맛의 조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꿀, 팥, 돼지고기와 같은 식재료와 함께 섭취하면 부족한 단백질과 비타민 B군을 보충하고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을 더욱 높여 영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식재료와 좋은 궁합을 자랑하는 호박을 활용하여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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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후 내려올 때 '이 행동' 무심코 했다간…당신의 척추와 무릎은 박살 난다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서 산을 찾는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등산은 심폐 기능과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허리 근육을 강화해 요통 예방에도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처럼 건강에 이로운 등산도 준비 없이 무리하게 즐길 경우, 오히려 허리, 무릎, 어깨 등 전신에 걸쳐 통증을 유발하고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등산 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올바른 등산 방법을 숙지하고 자신의 신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려다 되려 건강을 해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등산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등산이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균형 감각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40~50대 중년 여성이나,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 비율이 낮은 마른 체형의 여성은 등산 시 부상 위험이 높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산을 내려올 때는 평지보다 약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과 허리에 집중적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등산로를 내려올 때 평소 걸음의 절반 속도로 천천히 이동하고, 보폭을 줄여 안정적으로 발을 딛는 습관이 중요하다. 배낭의 무게는 자신의 체중 10%를 넘지 않게 조절하고, 발에 잘 맞는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등산용 지팡이(스틱)를 사용하면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체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무리한 산행 후 허리와 골반 주변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게 굳는다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질환은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뼈를 지지하는 뒤쪽 관절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갑작스러운 외상이나 장기간의 잘못된 자세가 주된 원인이다. 특히 허리 근력이 약한 여성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다. 잠자리에서 몸을 돌리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으며, 허리디스크로 오인해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허리 염좌 환자의 약 70%가 척추후관절증후군에 해당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므로, 디스크 치료 후에도 허리 통증이 계속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등산은 무릎 관절에도 큰 부담을 준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긴장된 상태에서 무릎을 더 많이 구부리게 되는데, 이때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소보다 더 깊이 구부려 앞쪽 다리에 쏠리는 하중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허리를 곧게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 역시 무릎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 근본적으로는 체중 관리를 통해 무릎에 가해지는 과도한 하중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비만은 무릎 관절에 지속적인 무리를 주기 때문에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등산이나 달리기처럼 관절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운동보다는 자전거 타기, 수영, 평지에서 천천히 걷기 등이 무릎 건강에 더 유익할 수 있으며, 어떤 운동이든 시작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줘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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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많은 당신, 근감소증 위험 4.2배…만성질환의 도화선 된다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던 근감소증이 심부전, 당뇨병,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의 예후를 결정짓는 치명적인 위험 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의학계의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심부전 환자가 근감소증을 동반할 경우, 사망 위험이 무려 3.4배까지 치솟는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의대 연구팀이 65세 이상 심부전 환자 891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 그룹은 그렇지 않은 환자 그룹에 비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령이나 성별, 기저질환 등 다른 변수들을 모두 보정한 후에도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여, 근감소증 자체가 심부전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립적인 요인임을 명확히 증명한 셈이다. 국내 약 175만 명으로 추정되는 심부전 환자 규모와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심각한 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근감소증의 위협은 심부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혈당을 저장하고 소비하는 가장 큰 기관인 근육이 줄어들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능력은 급격히 악화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약물 반응이 떨어지고 각종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근감소증은 대사증후군, 고혈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약 4.2배나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는 근육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영남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이미 13.1%에 달해, 이제 근육 감소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할 건강 위협으로 자리 잡았다.특히 암 환자에게 근감소증은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부산대 연구팀이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암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무려 35.9%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는 항암 치료의 효과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환자의 삶의 질을 파괴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근육량이 부족한 암 환자는 치료에 대한 신체 반응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으로부터 회복하는 속도 역시 더뎌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나이 증가, 낮은 체질량지수(BMI), 수술 경험 등과 맞물려 환자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뜨린다. 결국 근감소증은 암 자체의 위협에 더해 환자의 회복 의지와 생존 가능성마저 앗아가는 치명적인 이중고가 되는 셈이다.하지만 다행히도 근감소증은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병행, 양질의 단백질 섭취,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핵심으로 꼽는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심부전 환자를 위해 누워서 다리 들기부터 스쿼트, 런지까지 단계별 맞춤 운동을 제시하고 있으며, 근육 합성에 필수적인 류신이 풍부한 소고기, 견과류, 유제품 등의 섭취를 적극 권장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신체 전반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더 이상 근육 감소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방치해서는 안 되며, 건강한 노후와 삶의 질을 위해 지금 당장 자신의 근육 상태를 점검하고 적극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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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고 살쪘을 뿐인데… 온몸 망가뜨리는 ‘이 병’의 정체‘요즘 들어 부쩍 피곤하고 살이 찐다’고 느끼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스트레스나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무기력감과 체중 증가는 우리 몸의 에너지 공장인 갑상선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박소영 교수는 이러한 증상들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히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고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려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몸의 변화에 둔감해지는 순간, 병은 소리 없이 우리 몸을 잠식해 들어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목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인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온몸의 대사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마치 자동차의 엔진 출력이 떨어진 것처럼,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찾아오고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어 평소와 똑같이 먹어도 체중이 쉽게 불어난다. 이뿐만 아니라 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기고, 피부는 건조하고 푸석해지며,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특히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추위를 심하게 타는 것 역시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들을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각한 전신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갑상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이 외에도 과거에 갑상선 관련 수술을 받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특정 약물 복용의 부작용,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총괄하는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진단은 의외로 간단하다. 팔에서 소량의 피를 뽑는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갑상선자극호르몬(TSH)과 갑상선호르몬(T4) 수치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에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여 갑상선의 모양이나 크기에 구조적인 이상은 없는지 추가로 확인하기도 한다.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약물(레보티록신)로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치료 초기에는 6주에서 8주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반복하며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약물 용량을 찾아가고, 호르몬 수치가 안정권에 접어들면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며 상태를 유지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꾸준한 약물 치료만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완벽하게 영위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반드시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주치의와 상담하며 치료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더불어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건강 관리가 증상 개선과 활력 있는 삶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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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처럼 약 쇼핑’ 이제 끝?…정부가 ‘창고형 약국’에 칼 빼 든 진짜 이유정부가 일반의약품을 대량으로 진열하고 판매하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의 확산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형태의 약국 운영 방식이 의약품의 오남용을 유발하고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약국의 명칭과 광고 표현에 제한을 가하는 내용의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연내에 추진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창고형 약국이 국민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창고형 약국은 넓은 매장에 수많은 일반의약품을 마치 공산품처럼 쌓아두고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고르는 대형마트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바로 의약품 오남용의 가능성이다. 복지부는 ‘창고’, ‘도매’, ‘마트’와 같은 표현이 소비자에게 ‘대량 구매’와 ‘저렴한 가격’을 암시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의약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두통약이나 감기약 같은 일반의약품이라 할지라도,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키지 않고 과다 복용할 경우 간 기능 저하, 심각한 위장장애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약사의 전문적인 복약지도를 통해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약국의 핵심적인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창고형 약국은 단순 판매에만 치중하여 약국의 본질적인 역할과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일각에서 창고형 약국을 ‘미래형 약국’이라 칭하며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인 긍정적인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특히 처방전 조제를 수행하지 않는 일부 창고형 약국의 경우, 현행법상 ‘약국’의 정의에조차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행 약사법에서 약국은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소매점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피고 처방전에 따라 정확하게 약을 조제하며,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한 전문적인 복약지도를 수행하는 보건의료 기관으로 엄연히 규정되어 있다. 즉, 약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복약지도’ 기능이야말로 약국이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며, 이러한 기능이 결여된 판매 중심의 공간은 약국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다만 정부는 아직 ‘창고형 약국’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전국의 정확한 개설 현황을 파악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약국 면적, 처방전 조제 여부, 의약품의 진열 및 판매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창고형 약국의 법적 정의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관리 감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민 건강 보호라는 대원칙 아래 연내에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혀,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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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이것' 물려받았다면…최신 치매 신약도 소용없을 수 있다현대판 불치병으로 불리는 치매는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그늘 중 하나로, 국내에만 이미 1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점차 소실되어 일상생활마저 파괴하는 이 병은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지만, 최근 유전학 연구를 중심으로 그 정체를 벗겨내고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성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치매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발병 수십 년 전부터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단백질 찌꺼기들이 신경세포를 서서히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학계는 이들의 축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 특히 유전적 요인을 추적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에는 혈액 검사만으로 뇌의 타우 단백질 축적 정도를 파악하는 기술까지 개발되면서, 치매 정복을 향한 인류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열쇠는 'APOE(아포지단백 E)' 유전자로 밝혀졌다. 모든 사람은 부모로부터 각각 하나씩 물려받아 한 쌍의 APOE 유전자를 가지는데, 여기에는 발병 위험을 낮추는 'ε2', 가장 일반적인 'ε3', 그리고 위험을 크게 높이는 'ε4'라는 세 가지 주요 변이형이 존재한다. 직계 가족 중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APOE ε4 대립유전자를 하나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최대 6배, 부모 양쪽으로부터 모두 ε4를 물려받아 2개를 가진 사람은 무려 20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을 주었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이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의 영향으로 거의 100% 발병하는 것과 달리, 노년기 알츠하이머병은 APOE ε4 유전자가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발병 가능성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지목되어 왔다.그런데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이 기존에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APOE ε4의 위험도를 훨씬 뛰어넘는 새로운 변이, 'APOE ε7'을 발견하면서 학계는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일본 니가타대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APOE ε7 유전자를 하나만 가진 사람(ε3/ε7)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가장 위험한 조합으로 알려졌던 ε4 유전자를 두 개 가진 사람(ε4/ε4)보다도 훨씬 높은 약 22배에 달했다. 만약 최악의 조합으로 ε4와 ε7 유전자를 함께 물려받을 경우(ε4/ε7), 발병 위험은 무려 51배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단일 유전자형 중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APOE ε7이 기존 ε4와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발견은 치매 발병의 복잡한 퍼즐을 푸는 새로운 조각이자, 미래의 치매 치료제 개발에 있어 중요한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이처럼 치매 발병의 유전적 비밀이 속속 밝혀지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과 예방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신약이 개발되었지만, APOE ε4 유전자를 가진 환자에게 부작용 위험이 높다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약물이 아닌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U.S.POINTER' 연구에서는 식생활 지도, 유산소 운동, 인지 훈련 등을 2년간 시행한 결과, APOE ε4 유전자를 가진 고위험군에서도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지 않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유전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타고났더라도 적극적인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치매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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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게 최고?…유방 재건술, '인공 보형물' 선택 환자가 더 행복했다유방암 수술 후 상실된 가슴을 복원하는 재건술에서 더 자연스러운 외형을 기대하며 자신의 신체 조직을 이용하는 것보다, 인공 보형물을 사용했을 때 환자의 심리적 안정감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된다. 통상적으로 복부나 등의 살을 이용하는 자가조직 재건술은 원래 가슴과 유사한 촉감과 모양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일반적인 통념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며, 유방 재건술의 선택 기준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에 있어 외형적 만족도만큼이나 정신적 건강이 중요한 변수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유방암 환자 약 2만 5천 명의 데이터를 최장 9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재건 방식에 따른 정신건강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가조직으로 재건한 그룹은 인공 보형물로 재건한 그룹에 비해 불안,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각종 정신질환의 발병 위험이 전체적으로 13% 더 높았다. 특히,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지속되는 불안장애의 경우, 자가조직 그룹의 상대적 위험도가 25%나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환자들이 기대했던 자연스러움의 대가가 예상치 못한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다.이러한 의외의 결과가 나타난 배경에는 자가조직 재건술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높은 기대치와 그에 따르는 실망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가조직 재건은 인공 보형물에 비해 훨씬 큰 비용과 길고 힘든 수술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상 수술 후 마주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로 인한 실망감과 심리적 충격은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슴뿐만 아니라 조직을 떼어낸 복부나 등 부위에 또 다른 흉터와 통증이 남는다는 점 역시 환자의 정신적 안정을 해치는 추가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연구팀은 특정 재건 방식의 우위를 단정하기보다, 수술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전문적인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50세 이상 환자의 경우 자가조직 재건 시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더 가파르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반대로 50세 미만의 젊은 환자는 자가조직으로 재건하더라도 수술 시점을 늦추는 '지연 재건'을 선택했을 때 오히려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 등 복합적인 양상이 관찰됐다. 이는 결국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최선의 방법이란 없으며, 환자의 나이, 상황, 가치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다면적 평가와 개별화된 접근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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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투병한 그 병의 충격적 진실…'뼈' 한 번 부러지면 사망률 2.5배 폭증인기리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의 남편 양관식은 결국 다발골수종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데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비극적인 이 병이 현실에서는 특정 합병증 때문에 훨씬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골절'이 발생할 경우, 부위에 따라 사망 위험이 최대 2.5배까지 폭증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성모병원과 가톨릭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국내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규명했으며, 이는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 전략에 있어 골절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다발골수종은 우리 몸의 골수에서 면역세포인 형질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문제는 이 암세포가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를 활성화하고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기능은 망가뜨려 뼈를 급격히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환자 10명 중 8명은 진단 당시 이미 뼈가 녹아내리는 '골용해 병변'을 가지고 있으며,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상태에 놓인다. 실제로 연구 결과, 다발골수종 환자군의 골절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았으며, 특히 척추나 고관절 같은 핵심 부위의 골절 위험은 최대 1.5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환자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골절'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다름없음을 의미한다.더욱 심각한 사실은 이 '시한폭탄'이 터졌을 때의 결과다. 다발골수종 환자가 골절을 겪게 되면 사망률은 그야말로 수직 상승했다. 진단 1년 안에 골절을 경험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1.37배나 증가했다. 특히 골절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죽음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팔이나 어깨뼈가 부러지면 사망 위험이 약 2배로 뛰었고, 만약 '고관절'이 부러졌다면 사망 위험은 무려 2.46배까지 치솟았다. 고관절 골절이 이토록 치명적인 이유는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거동이 불가능해져 장기간 누워 지내면서 발생하는 폐렴, 욕창, 전신 감염 등 끔찍한 합병증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결국 이번 연구는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골절은 단순한 합병증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사망의 직접적인 방아쇠'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연구진은 진단 초기부터 뼈 파괴를 막는 항골흡수제 투여 등 골절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격적인 치료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물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골절을 막아 생존율을 높이는 이득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이다. 박성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발골수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암 치료와 함께 골절 예방이 반드시 병행돼야 함을 보여주는 명백한 근거"라며, 골절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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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불 켜고 잤더니…'이것' 위험 56% 폭증! 충격 연구 결과밤 시간대에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이 심장마비 및 심부전 등 주요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연구팀은 약 8만 9천 명의 영국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야간의 과도한 빛 노출이 심혈관 건강에 독립적이고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과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로, 밤에는 어둠 속에서 휴식하는 것이 인간 생리에 자연스러우며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다. 전문가들은 칠흑 같은 밤에 불야성을 이루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취침 전 전자기기 화면을 장시간 보는 습관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의 손목에 착용하는 센서를 활용하여 총 1,300만 시간 이상의 빛 노출 데이터를 추적하고 최장 9.5년간의 건강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결과, 밤에 가장 밝은 빛에 노출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장마비 위험이 47%, 심부전 위험이 5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제1 저자인 플린더스 보건의학연구소(FHMRI) 수면건강그룹의 다니엘 윈드레드 박사는 "밤중 밝은 빛 노출로 인한 심장병 위험 증가는 운동, 식습관, 수면 습관, 유전적 요인 등 다른 잠재적 변수들을 통제한 후에도 유의미하게 높게 유지되었다"고 강조하며, 야간 빛 노출이 심혈관 질환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임을 명확히 했다. 기존 연구들이 위성 사진이나 야간 실외 조명 조사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의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하여 실내 환경의 빛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어두워야 할 밤 시간에 반복적으로 밝은 빛에 노출될 경우, 인체 내부의 생체시계(circadian rhythm)가 교란되는 것이 주된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수면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체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개인 차원에서는 야간 조명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야간에 창문에 커튼을 치고 실내 조명을 가능한 한 낮추며,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휴대전화나 TV 등 화면 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권장된다. 침실 불을 켠 채 잠드는 습관 역시 피해야 한다. 특히 여성과 젊은 층은 야간 조명 노출의 영향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들 그룹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개인의 생활 습관 개선을 넘어, 사회 전반적인 조명 환경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과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병원, 도시 조명 등 공공 영역에서도 야간 조명 노출을 줄이기 위한 심층적인 연구와 적절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인류는 오랜 기간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살아왔으며, 밤의 어둠은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신체가 회복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이제는 생체시계의 중요성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현대 문명이 가져온 과도한 빛 공해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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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낳고 싶다면 시험관 시술?시험관 아기(체외수정) 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 중 절반 이상이 아들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와 예비 부모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배아 선택' 방식에 숨겨진 성별 편향이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지난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뉴 사이언티스트 라이브(New Scientist Live)' 학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시험관 시술의 오랜 관행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을 시사했다.연구팀의 핵심 주장은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현미경으로 배아를 관찰하여 '건강해 보이는' 배아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 남아 발생 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남아 배아와 여아 배아의 초기 성장 속도 차이가 있다.UCL 연구진에 따르면, 남아 배아는 여아 배아보다 초기 성장 속도가 미세하게 더 빠르다. 이러한 미세한 성장 속도 차이가 의료진의 '질 좋은 배아' 평가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남아 배아가 더 높은 확률로 선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러한 성장 속도 차이는 염색체의 구성과 발달 과정에서 비롯된다. 남아 배아는 X와 Y 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가지는 반면, 여아 배아는 X 염색체 두 개를 갖는다. 여아 배아의 경우, 발달 초기에 유전적 안정성을 위해 두 개의 X 염색체 중 하나를 비활성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구팀은 이 X 염색체 비활성화 과정이 여아 배아의 초기 성장 속도를 다소 늦추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연구팀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별이 이미 확인된 1,300개의 배아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의료진은 남아 배아의 69%를 '양호한 등급'으로 평가한 반면, 여아 배아는 57%만이 '양호한 등급'을 받았다. 이는 의료진의 육안 평가에서 남아 배아가 더 선호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더 나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배아 평가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AI 평가에서도 남아 배아가 여아 배아보다 약간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며, 인간 의료진의 평가와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이는 '건강한 배아'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 자체가 남아 배아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UCL의 난임 전문의 헬렌 오닐 박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배아의 빠른 성장을 '더 건강하다'고 판단하는 현재의 기준이 남아 배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하며, "평가 체계 자체가 남아를 선택하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즉, 현재의 배아 평가 기준이 의도치 않게 남아 선별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물론 오닐 박사는 "남녀 간 성장 속도 차이는 매우 미세한 수준으로, 의료진이 성별을 의식적으로 골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의료진이 특정 성별을 선호하여 배아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평가 기준이 결과적으로 남아 배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부분이다.이번 연구 결과는 시험관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배아 선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성별 편향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의도치 않은 성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시험관 시술의 윤리적 측면과 더불어, 배아 평가 기준의 재검토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성별 편향이 실제 출생 성비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배아의 건강 상태를 보다 정확하고 성별 편향 없이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 개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얻고자 하는 모든 예비 부모들에게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의료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