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압 롤러코스터' 타는 당신, 치매행 급행열차 탔을 수도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혈압 수치가 롤러코스터처럼 급격히 오르내리는 사람은 뇌의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의대 연구팀은 건강한 중장년층 105명을 대상으로 심장 박동 사이의 미세한 혈압 변화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순간적인 혈압 변동성이 큰 사람일수록 기억과 사고를 담당하는 핵심 뇌 부위인 해마와 내측측두엽의 크기가 눈에 띄게 작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우리가 흔히 병원이나 가정에서 측정하는 '평균 혈압'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혈압의 안정성이 떨어지면 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견이다.연구팀이 '혈압의 동적 불안정성'이라고 명명한 이 현상은 혈관의 탄력성과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혈압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혈관이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부담은 뇌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실제로 혈압 변동성이 큰 그룹은 뇌 신경세포의 손상을 나타내는 혈액 속 단백질(NfL) 수치 또한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관찰되는 변화와 유사한 양상으로, 혈압의 안정성 관리가 치매 예방의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혈관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다고 알려진 왼쪽 뇌에서 더욱 뚜렷하게 관찰되어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따라서 이제는 혈압을 관리할 때 단순히 평균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 혈압이 급상승하고 요동치는 '혈압 스파이크'를 잡는 데에도 주목해야 한다. 평균 혈압이 정상이라도 심장이 뛸 때마다 혈압이 크게 흔들린다면, 뇌는 지속적인 충격을 받아 서서히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뇌 건강과 심혈관 건강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이제 '혈압의 숫자'뿐만 아니라 '혈압의 흔들림'까지 관리하는 새로운 건강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다행히 혈압의 불안정성은 일상 속 습관 개선을 통해 상당 부분 관리할 수 있다. 주 5회, 30분 이상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혈관 탄력을 높여 혈압의 급격한 변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저염식 식단, 명상이나 심호흡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 그리고 금연과 절주, 적정 체중 유지는 혈압 안정화에 필수적인 요소다. 일부 고혈압 약은 복용 시간에 따라 혈압 변동 조절 효과가 다를 수 있으므로, 가정용 혈압계로 아침과 저녁 혈압을 꾸준히 측정하며 변화를 파악하고 의사와 상담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
과거엔 그냥 버려지던 연어의 '이 부위', 알고보니 K-뷰티 핵심 기술의 비밀매년 10월과 11월, 강원도 양양 남대천에는 장엄한 생명의 순환이 펼쳐진다. 북태평양의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약 2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머나먼 여정을 마친 연어들이 산란을 위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곳에서 파마리서치는 자연의 숭고한 순환을 지속가능한 기술로 승화시키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와 손잡고, 산란 후 생을 마감한 연어의 생식세포를 재활용하는 독자적인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과거에는 그대로 버려졌을지 모를 생명의 마지막 흔적을 거두어 고부가가치의 바이오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이 과정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생명의 가치를 잇는다는 점에서 ESG 경영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남대천에서 수거된 연어의 생식세포는 약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파마리서치 강릉 제2공장으로 옮겨져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이 최첨단 시설은 화장품 및 의료기기 제조소와 품질관리 실험실 등을 갖추고, 자연에서 온 원료를 인체에 유익한 물질로 변모시키는 핵심 기지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연어의 정소는 복잡하고 정밀한 공정을 거쳐 피부 재생 효과가 뛰어난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와 코스메틱용 원료인 c-PDRN으로 재탄생한다.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의 분주한 손길 아래, 약 30kg의 연어 정소는 4~5일간의 해동, 분쇄, 정제, 여과, 추출 과정을 거쳐 단 1kg의 고순도 PN 원료로 정제된다. 이 1kg의 원료는 피부 미용 시술로 잘 알려진 '리쥬란' 제품 약 2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이 모든 과정의 핵심에는 파마리서치가 자체 개발한 독자적인 특허 기술, 'DOT(DNA Optimizing Technology)' 공정이 자리 잡고 있다. DOT 기술은 단순히 연어에서 DNA를 추출하는 것을 넘어, 인체에 가장 친화적인 구조로 재조합하고 최적화하여 분자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고 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핵산의 활성도를 극대화한다. 이 기술 덕분에 파마리서치는 천연물에서 유래한 원료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간의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의료기기부터 의약품, 화장품에 이르는 전 제품군에 고품질의 PN·PDRN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국내 최초로 PN 기반 피부 재생 시장을 개척한 '원조 브랜드' 리쥬란의 핵심 경쟁력이자, 타사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파마리서치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유럽, 미국, 중동 등 주요 뷰티 시장을 중심으로 각 국가의 규제에 맞춘 인허가를 획득하고 현지 유통 네트워크를 확충하며 진출 기반을 견고히 다지는 중이다. 특히 향후 3년 내에 유럽 스킨부스터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활발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연어의 회귀라는 자연의 섭리에서 얻은 영감을 혁신적인 기술로 구현해낸 파마리서치가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며 글로벌 뷰티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겨울 시금치, '독'일까 '약'일까?…슈퍼푸드의 두 얼굴 전격 해부겨울철이면 유독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시금치. 하지만 그 명성 뒤에는 '결석'을 유발할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따라다닌다. 과연 이 소문은 사실일까? 시금치에 다른 채소보다 수산 함량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 수산이 우리 몸속에서 칼슘과 만나면 단단한 수산칼슘 결정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바로 결석이다. 작은 결정은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크기가 커지면 극심한 통증과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요로결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우리가 평소 먹는 시금치의 양으로는 결석이 생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500g 이상의 시금치를 매일 섭취하지 않는 이상 안전하다고 말한다. 이는 시금치 한 단을 훌쩍 넘는 양이다. 게다가 시금치 속 수산은 물에 데치기만 해도 30% 이상 제거된다. 국이나 나물로 즐겨 먹는 우리의 식습관을 고려하면, 실제 섭취하는 수산의 양은 더욱 줄어든다. 매일 시금치 녹즙을 착즙해 마시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시금치와 결석의 연관성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오히려 시금치는 '녹색 잎채소의 왕'이라 불릴 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로 가득하다. 특히 겨울철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다. 야외 활동 감소로 햇볕을 덜 쬐어 약해지기 쉬운 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A와 K, 칼슘, 철분이 풍부하다. 강력한 항산화제인 비타민 C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엽산은 세포 성장에 관여하여 성장기 어린이와 임산부에게 특히 중요하다. 캠페롤, 케르세틴과 같은 플라보노이드는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영양소를 품고 있으면서도 칼로리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시금치 세 컵(약 90g)의 열량은 단 20칼로리에 불과하지만, 단백질 2g, 식이섬유 2g, 탄수화물 3g을 함유하고 있다. 같은 양으로 비타민 K 하루 권장량의 300%, 비타민 A는 160%, 비타민 C는 40%를 채울 수 있으니,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의 슈퍼푸드라 할 수 있다.시금치의 효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체중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금치에 함유된 틸라코이드 성분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시금치가 심장 질환, 제2형 당뇨병, 그리고 각종 암 예방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시금치에서 유래한 식물 화학 성분들이 우리 몸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DNA 손상을 막으며, 신진대사와 면역 체계에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시금치는 눈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풍부한 루테인 성분이 노화로 인한 황반 변성의 위험을 낮춰주는 것이다. 황반 변성은 50세 이상에서 주로 나타나는 안과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일본의 한 연구에서는 두 달간 매일 냉동 시금치 75g을 섭취한 그룹의 혈중 루테인 수치와 황반 색소 밀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시금치는 뇌 기능 유지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시금치를 비롯한 녹색 잎채소의 항염증 효과가 노화로 인한 뇌 손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대학교 연구팀이 950명의 노인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매일 시금치와 같은 녹색 잎채소를 섭취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인지 능력이 10년 이상 젊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처럼 시금치는 결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다채로운 효능을 지닌 식재료다. 다만, 수산 성분이 칼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생으로 다량 섭취하기보다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는 것이 영양소 흡수율을 높이는 현명한 방법이다. 데친 시금치는 물기를 꼭 짜서 소분하여 냉동 보관하면 1~2개월까지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올겨울,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시금치로 건강한 식탁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
속당김 비상! 찬바람에 무너진 피부, '스마트 보습'으로 되살리자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에는 기온과 습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민감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세안 후 피부 당김, 화장 들뜸, 각질 발생 등은 이러한 계절적 요인에 따른 대표적인 피부 반응으로, 이는 주로 피부 장벽 기능 약화와 수분 증발량 증가에서 기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속당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보습제를 많이 바르는 것을 넘어, 피부의 수분 보유 능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보습' 루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피부 본연의 유수분 균형을 보호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피부 건강의 첫걸음은 올바른 세안 습관에서 시작된다. 뜨거운 물은 피부 표면의 보호막인 유수분막을 손상시켜 수분 손실을 가속화할 수 있으므로, 미온수(30~32℃)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피부의 약산성 상태를 유지해주는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여 세안 후에도 피부의 pH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조함이 심한 날에는 아침 세안 시 물만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안 후에는 수건으로 피부를 강하게 문지르기보다는 톡톡 두드려 물기를 제거함으로써 피부에 잔여 수분을 남겨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세안 직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바르는 '골든 타임'을 지키는 것은 피부 속 수분 증발을 막는 핵심 단계로, 토너, 앰플, 크림 등을 얇게 여러 번 덧발라 흡수율과 보습 지속력을 높이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유분감이 있는 크림이나 밤 타입 제품으로 마무리하여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 증발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주기적인 각질 관리는 보습 제품의 흡수율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묵은 각질층이 피부 표면에 쌓여 있으면 아무리 좋은 보습제를 발라도 피부 속으로 유효 성분이 제대로 침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 1회 정도 AHA나 PHA 성분과 같은 저자극 필링 제품을 사용하여 불필요한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질 제거 후에는 피부가 민감해질 수 있으므로, 진정 효과가 있는 수분 마스크나 앰플을 사용하여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보습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낮 시간 동안의 피부 수분 유지 전략도 중요하다. 건조한 사무실 환경이나 난방기 사용 등으로 인해 피부 수분이 쉽게 빼앗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미스트 사용보다는 휴대용 수분 크림이나 페이스 오일을 소량 덧발라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는 피부의 수분 손실이 가속화되는 시간대이므로, 이때 추가적인 보습 관리를 통해 피부 당김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피부 속 건강을 위한 내적인 관리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외부적인 보습 관리만큼이나 충분한 수분 섭취는 피부 세포의 수분 함량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루 6~8잔 이상의 물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은 피부 건강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아보카도, 견과류, 연어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피부 장벽 재생과 염증 완화에 기여하여 피부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 충분한 수면 또한 피부 재생과 수분 회복에 필수적이므로, 최소 7시간 이상의 숙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이뇨 작용을 촉진하여 체내 수분 손실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섭취를 자제하고, 저녁에는 따뜻한 보리차나 무카페인 허브티를 마시는 것이 피부 수분 유지에 더욱 이롭다. 이처럼 내외부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스마트한 관리 루틴은 찬바람 부는 계절에도 건강하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
의사가 밝힌 호박의 배신… 그냥 먹으면 영양소 90% 손실?최근 서희선 가천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KBS 교양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출연하여 호박의 놀라운 건강 효능과 최적의 섭취 방법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 교수에 따르면, 호박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는 강력한 파수꾼 역할을 한다. 특히 풍부하게 함유된 베타카로틴 성분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면서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세포의 손상을 막아 노화 과정을 늦추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항산화 작용은 단순히 젊음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만성 염증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여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호박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늙은 호박이 여성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다. 늙은 호박에는 천연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여성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늙은 호박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안성맞춤이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를 개선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또한, 칼륨 함량이 높아 짠 음식을 즐겨 먹는 현대인들의 몸속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여 혈압을 안정시키고 부종을 완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이처럼 다양한 효능을 지닌 호박이지만, 영양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조리법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호박의 핵심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비타민으로, 기름과 함께 섭취했을 때 체내 흡수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실제로 기름 없이 섭취했을 때 약 10%에 불과한 흡수율이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최대 70% 이상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호박을 볶음 요리로 만들거나 전으로 부쳐 먹을 때 소량의 식용유를 사용하는 것이 영양학적으로 훨씬 이롭다. 이러한 조리법은 호박의 풍미를 살리는 동시에, 그 안에 담긴 건강 효능을 극대화하는 현명한 방법이다.호박의 맛과 영양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호박전'을 추천한다. 늙은 호박을 얇게 채 썰어 소금과 설탕으로 밑간을 한 뒤, 달걀, 양파, 그리고 짭짤한 베이컨을 더해 풍미를 살린다. 여기에 부침가루와 쌀가루를 적절히 섞어 반죽한 후 기름을 두른 팬에 노릇하게 부쳐내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영양 간식이 완성된다. 베이컨의 감칠맛과 호박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맛의 조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꿀, 팥, 돼지고기와 같은 식재료와 함께 섭취하면 부족한 단백질과 비타민 B군을 보충하고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을 더욱 높여 영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식재료와 좋은 궁합을 자랑하는 호박을 활용하여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
등산 후 내려올 때 '이 행동' 무심코 했다간…당신의 척추와 무릎은 박살 난다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서 산을 찾는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등산은 심폐 기능과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허리 근육을 강화해 요통 예방에도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처럼 건강에 이로운 등산도 준비 없이 무리하게 즐길 경우, 오히려 허리, 무릎, 어깨 등 전신에 걸쳐 통증을 유발하고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등산 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올바른 등산 방법을 숙지하고 자신의 신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려다 되려 건강을 해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등산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등산이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균형 감각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40~50대 중년 여성이나,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 비율이 낮은 마른 체형의 여성은 등산 시 부상 위험이 높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산을 내려올 때는 평지보다 약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과 허리에 집중적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등산로를 내려올 때 평소 걸음의 절반 속도로 천천히 이동하고, 보폭을 줄여 안정적으로 발을 딛는 습관이 중요하다. 배낭의 무게는 자신의 체중 10%를 넘지 않게 조절하고, 발에 잘 맞는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등산용 지팡이(스틱)를 사용하면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체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무리한 산행 후 허리와 골반 주변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게 굳는다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질환은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뼈를 지지하는 뒤쪽 관절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갑작스러운 외상이나 장기간의 잘못된 자세가 주된 원인이다. 특히 허리 근력이 약한 여성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다. 잠자리에서 몸을 돌리거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으며, 허리디스크로 오인해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허리 염좌 환자의 약 70%가 척추후관절증후군에 해당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므로, 디스크 치료 후에도 허리 통증이 계속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등산은 무릎 관절에도 큰 부담을 준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긴장된 상태에서 무릎을 더 많이 구부리게 되는데, 이때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소보다 더 깊이 구부려 앞쪽 다리에 쏠리는 하중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허리를 곧게 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 역시 무릎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 근본적으로는 체중 관리를 통해 무릎에 가해지는 과도한 하중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비만은 무릎 관절에 지속적인 무리를 주기 때문에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등산이나 달리기처럼 관절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운동보다는 자전거 타기, 수영, 평지에서 천천히 걷기 등이 무릎 건강에 더 유익할 수 있으며, 어떤 운동이든 시작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줘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
뱃살 많은 당신, 근감소증 위험 4.2배…만성질환의 도화선 된다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던 근감소증이 심부전, 당뇨병,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의 예후를 결정짓는 치명적인 위험 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의학계의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심부전 환자가 근감소증을 동반할 경우, 사망 위험이 무려 3.4배까지 치솟는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의대 연구팀이 65세 이상 심부전 환자 891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 그룹은 그렇지 않은 환자 그룹에 비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령이나 성별, 기저질환 등 다른 변수들을 모두 보정한 후에도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여, 근감소증 자체가 심부전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립적인 요인임을 명확히 증명한 셈이다. 국내 약 175만 명으로 추정되는 심부전 환자 규모와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심각한 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근감소증의 위협은 심부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혈당을 저장하고 소비하는 가장 큰 기관인 근육이 줄어들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능력은 급격히 악화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약물 반응이 떨어지고 각종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근감소증은 대사증후군, 고혈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약 4.2배나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는 근육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영남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이미 13.1%에 달해, 이제 근육 감소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할 건강 위협으로 자리 잡았다.특히 암 환자에게 근감소증은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부산대 연구팀이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암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무려 35.9%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는 항암 치료의 효과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환자의 삶의 질을 파괴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근육량이 부족한 암 환자는 치료에 대한 신체 반응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으로부터 회복하는 속도 역시 더뎌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나이 증가, 낮은 체질량지수(BMI), 수술 경험 등과 맞물려 환자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뜨린다. 결국 근감소증은 암 자체의 위협에 더해 환자의 회복 의지와 생존 가능성마저 앗아가는 치명적인 이중고가 되는 셈이다.하지만 다행히도 근감소증은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병행, 양질의 단백질 섭취,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핵심으로 꼽는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심부전 환자를 위해 누워서 다리 들기부터 스쿼트, 런지까지 단계별 맞춤 운동을 제시하고 있으며, 근육 합성에 필수적인 류신이 풍부한 소고기, 견과류, 유제품 등의 섭취를 적극 권장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신체 전반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더 이상 근육 감소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방치해서는 안 되며, 건강한 노후와 삶의 질을 위해 지금 당장 자신의 근육 상태를 점검하고 적극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
피곤하고 살쪘을 뿐인데… 온몸 망가뜨리는 ‘이 병’의 정체‘요즘 들어 부쩍 피곤하고 살이 찐다’고 느끼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스트레스나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무기력감과 체중 증가는 우리 몸의 에너지 공장인 갑상선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박소영 교수는 이러한 증상들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히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고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려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몸의 변화에 둔감해지는 순간, 병은 소리 없이 우리 몸을 잠식해 들어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목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인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온몸의 대사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마치 자동차의 엔진 출력이 떨어진 것처럼,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찾아오고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어 평소와 똑같이 먹어도 체중이 쉽게 불어난다. 이뿐만 아니라 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기고, 피부는 건조하고 푸석해지며,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특히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추위를 심하게 타는 것 역시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들을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각한 전신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갑상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이 외에도 과거에 갑상선 관련 수술을 받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특정 약물 복용의 부작용,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총괄하는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진단은 의외로 간단하다. 팔에서 소량의 피를 뽑는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갑상선자극호르몬(TSH)과 갑상선호르몬(T4) 수치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에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여 갑상선의 모양이나 크기에 구조적인 이상은 없는지 추가로 확인하기도 한다.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약물(레보티록신)로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치료 초기에는 6주에서 8주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반복하며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약물 용량을 찾아가고, 호르몬 수치가 안정권에 접어들면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며 상태를 유지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꾸준한 약물 치료만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완벽하게 영위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반드시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주치의와 상담하며 치료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더불어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건강 관리가 증상 개선과 활력 있는 삶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
‘마트처럼 약 쇼핑’ 이제 끝?…정부가 ‘창고형 약국’에 칼 빼 든 진짜 이유정부가 일반의약품을 대량으로 진열하고 판매하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의 확산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형태의 약국 운영 방식이 의약품의 오남용을 유발하고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약국의 명칭과 광고 표현에 제한을 가하는 내용의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연내에 추진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창고형 약국이 국민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창고형 약국은 넓은 매장에 수많은 일반의약품을 마치 공산품처럼 쌓아두고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고르는 대형마트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바로 의약품 오남용의 가능성이다. 복지부는 ‘창고’, ‘도매’, ‘마트’와 같은 표현이 소비자에게 ‘대량 구매’와 ‘저렴한 가격’을 암시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의약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두통약이나 감기약 같은 일반의약품이라 할지라도,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키지 않고 과다 복용할 경우 간 기능 저하, 심각한 위장장애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약사의 전문적인 복약지도를 통해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약국의 핵심적인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창고형 약국은 단순 판매에만 치중하여 약국의 본질적인 역할과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일각에서 창고형 약국을 ‘미래형 약국’이라 칭하며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인 긍정적인 모델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특히 처방전 조제를 수행하지 않는 일부 창고형 약국의 경우, 현행법상 ‘약국’의 정의에조차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행 약사법에서 약국은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소매점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피고 처방전에 따라 정확하게 약을 조제하며,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한 전문적인 복약지도를 수행하는 보건의료 기관으로 엄연히 규정되어 있다. 즉, 약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복약지도’ 기능이야말로 약국이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며, 이러한 기능이 결여된 판매 중심의 공간은 약국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다만 정부는 아직 ‘창고형 약국’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전국의 정확한 개설 현황을 파악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약국 면적, 처방전 조제 여부, 의약품의 진열 및 판매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창고형 약국의 법적 정의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관리 감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민 건강 보호라는 대원칙 아래 연내에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혀,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부모에게 '이것' 물려받았다면…최신 치매 신약도 소용없을 수 있다현대판 불치병으로 불리는 치매는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그늘 중 하나로, 국내에만 이미 1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점차 소실되어 일상생활마저 파괴하는 이 병은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지만, 최근 유전학 연구를 중심으로 그 정체를 벗겨내고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성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치매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발병 수십 년 전부터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단백질 찌꺼기들이 신경세포를 서서히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학계는 이들의 축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 특히 유전적 요인을 추적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에는 혈액 검사만으로 뇌의 타우 단백질 축적 정도를 파악하는 기술까지 개발되면서, 치매 정복을 향한 인류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열쇠는 'APOE(아포지단백 E)' 유전자로 밝혀졌다. 모든 사람은 부모로부터 각각 하나씩 물려받아 한 쌍의 APOE 유전자를 가지는데, 여기에는 발병 위험을 낮추는 'ε2', 가장 일반적인 'ε3', 그리고 위험을 크게 높이는 'ε4'라는 세 가지 주요 변이형이 존재한다. 직계 가족 중 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APOE ε4 대립유전자를 하나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최대 6배, 부모 양쪽으로부터 모두 ε4를 물려받아 2개를 가진 사람은 무려 20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을 주었다.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이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의 영향으로 거의 100% 발병하는 것과 달리, 노년기 알츠하이머병은 APOE ε4 유전자가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발병 가능성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지목되어 왔다.그런데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이 기존에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APOE ε4의 위험도를 훨씬 뛰어넘는 새로운 변이, 'APOE ε7'을 발견하면서 학계는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일본 니가타대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APOE ε7 유전자를 하나만 가진 사람(ε3/ε7)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가장 위험한 조합으로 알려졌던 ε4 유전자를 두 개 가진 사람(ε4/ε4)보다도 훨씬 높은 약 22배에 달했다. 만약 최악의 조합으로 ε4와 ε7 유전자를 함께 물려받을 경우(ε4/ε7), 발병 위험은 무려 51배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단일 유전자형 중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APOE ε7이 기존 ε4와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발견은 치매 발병의 복잡한 퍼즐을 푸는 새로운 조각이자, 미래의 치매 치료제 개발에 있어 중요한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이처럼 치매 발병의 유전적 비밀이 속속 밝혀지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과 예방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신약이 개발되었지만, APOE ε4 유전자를 가진 환자에게 부작용 위험이 높다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약물이 아닌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U.S.POINTER' 연구에서는 식생활 지도, 유산소 운동, 인지 훈련 등을 2년간 시행한 결과, APOE ε4 유전자를 가진 고위험군에서도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지 않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유전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타고났더라도 적극적인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치매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