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스트로프, "감독이 나에게 '일어나!' 소리쳐"…데뷔전부터 적장과 불꽃 튀는 신경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라는 이름의 무게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혼혈 국가대표'라는 수식어와 함께 그라운드에 선 옌스 카스트로프. 그의 발끝에서 터져 나온 투지와 열정은 비록 2-2 무승부라는 결과에 가려졌지만, 그가 써 내려간 45분의 드라마는 승패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진정한 스포트라이트는 스코어보드가 아닌, 선발 라인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새로운 태극전사' 카스트로프에게 쏟아졌다. 지난 미국전 교체 투입으로 맛보기 데뷔를 마친 그는, 마침내 선발 데뷔전이라는 꿈의 무대에 서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경기 후 믹스트존에 선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과 벅찬 감정이 교차했다. "선발로 뛰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고 입을 뗀 그는 "조금 더 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그라운드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45분이라는 시간은 그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엔 너무나도 짧았다.그의 데뷔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TV 앞에서 그를 지켜보던 가족들의 존재 때문이었다. 카스트로프는 "형제가 말해주길, 어머니께서 TV 앞에서 울고 소리를 지르시며 감동을 받으셨다고 한다"고 전하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역만리 독일에서 아들의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본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은 카스트로프가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겪었을 수많은 노력과 인내의 시간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는 "형제들도 매우 기뻐했다. 대표팀 데뷔는 정말 영광이고 환상적인 순간이었다"며 가족의 기쁨을 자신의 가장 큰 영광으로 돌렸다.그라운드에 울려 퍼진 애국가는 그에게 또 다른 감동이었다. "집에서 배운 애국가"라고 밝힌 그는 "경기에 최대한 집중하려 했지만, 나 역시 감정적이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물론 치열한 승부의 세계는 감동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경기 중 멕시코의 명장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과 잠시 언쟁을 벌이는 강단도 보였다. 파울을 당해 쓰러진 자신에게 아기레 감독이 "아무것도 아니니 일어나라"고 말했던 상황. 카스트로프는 이를 "경기 중에는 항상 감정이 올라올 수 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는 그의 다부진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이제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모든 것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 그는 "10월 브라질과의 국내 평가전 명단에 포함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브라질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한국에서 뛰게 된다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는 그의 말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희망이 힘차게 싹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고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라는 한국말이 가장 많이 들렸다는 그의 유쾌한 적응기는, 앞으로 그가 써 내려갈 새로운 역사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풀게 한다.
- 이겼는데 왜 웃지를 못하니…다저스, '승리'하고도 '대기록' 놓친 전대미문의 불운
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그러나 결코 달갑지 않은 '최초'의 기록을 수립했다. 승리의 환호 속에서도 진한 아쉬움의 탄식이 교차하는, 그야말로 비운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다저스는 최근 3경기에서 무려 두 번이나, 대기록인 노히트 노런 달성을 단 몇 걸음 앞에서 허망하게 놓치는 전대미문의 역사를 썼다.그 비극적인 드라마의 두 번째 장은 9일(한국시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펼쳐졌다. 이날 다저스는 3-1로 승리했지만, 경기 결과보다 더 큰 스포트라이트는 9회에 무산된 '팀 노히트'에 쏠렸다. 선발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허리 뭉침으로 등판이 미뤄졌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1회부터 삼진 3개를 솎아내며 압도적인 투구를 시작했다. 비록 2회 볼넷과 도루,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위기를 넘긴 글래스노우는 괴물 같은 모습으로 돌변했다. 3회에도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막아냈고, 4회부터는 콜로라도 타선을 그야말로 압살하기 시작했다. 4회 삼자범퇴, 5회 하위 타선 봉쇄에 이어 6회에는 다시 한번 'KKK' 이닝을 만들어내며 다저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그는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은 채 7이닝 무피안타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대기록의 향기는 더욱 짙어졌다. 바통을 이어받은 불펜 투수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8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이제 아웃카운트 단 3개만이 남은 상황.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팬들은 팀 통산 27번째 노히트 달성을 기대하며 숨을 죽였다. 하지만 9회, 야속한 운명은 또다시 다저스의 편이 아니었다. 마무리 투수 태너 스캇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라이언 리터에게 던진 공이 좌익선상 2루타로 연결되면서 모든 꿈이 산산조각 났다. 스캇은 이후 세 타자를 침착하게 처리하며 팀의 승리는 지켜냈지만, 선수단과 팬들의 얼굴에는 허탈함이 가득했다.더욱 놀라운 것은 이것이 단발성 불운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불과 이틀 전인 7일,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앞세워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9회 2아웃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아웃카운트 단 하나, 투구 하나에 대기록이 걸린 순간, 야마모토는 잭슨 홀리데이에게 통한의 홈런을 허용하며 눈앞에서 대기록을 놓친 바 있다.결국 다저스는 3경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이나 9회에 노히터가 무산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갖게 되었다. MLB.com의 사라 랭스는 이 사실을 확인하며 다저스의 기이한 불운을 조명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글래스노우는 정말 훌륭했다. 중요한 건 팀이 이겼다는 사실"이라며 애써 미소를 지었지만, 승리의 기쁨과 함께 두 번의 대기록 무산이라는 짙은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 핵심 공격수 2명 동시 이탈…그런데도 이강인은 'NO', 엔리케의 충격적인 선택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을 향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에 거대한 의문부호가 찍혔다. 팀의 핵심 공격 자원들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이강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그가 여전히 엔리케 감독의 주전 구상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프랑스 현지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프랑스의 저명한 스포츠 매체 '레키프'는 최근 PSG의 팀 소식을 전하며, 부상으로 이탈한 우스망 뎀벨레와 데지레 두에의 공백을 메울 대체 자원을 분석했다. 매체는 측면 공격수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선발 복귀와 곤살로 하무스의 최전방 기용을 유력한 대안으로 꼽았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예상의 범주에 속했다.하지만 진짜 문제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였다. 당연히 많은 팬들이 이강인의 선발 출전을 예상했던 이 자리에 대해, '레키프'는 완전히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매체는 "엔리케 감독이 여름 내내 이강인보다 17세의 신성, 이브라힘 음바예를 우선적으로 기용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부상 공백으로 인한 수혜는 이강인이 아닌 음바예가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히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을 넘어, 교체 자원으로서도 17세 유망주보다 후순위로 밀려났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다.이러한 전망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이강인이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수많은 구단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팀에 잔류했기 때문이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의 노팅엄 포레스트는 옵션을 포함해 총액 6,000만 유로(약 977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제시하며 이강인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PSG는 단호했다. 이적료를 떠나 협상 테이블조차 차리지 않으며 이강인을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불과 몇 달 전, 1000억 원에 가까운 가치를 인정받으며 '판매 불가(Not for Sale)'를 선언했던 선수가 정작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에도 기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암울한 현실. 만약 '레키프'의 보도대로 이강인이 이번 기회마저 잡지 못한다면, PSG의 잔류 결정은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클럽의 확고한 믿음과 달리, 감독의 구상 속에서 이강인의 입지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 손흥민 한 명에 '와르르'…생애 첫 국대 데뷔전서 평점 2점 받고 '최악의 선수' 등극한 미국 수비수
미국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는 것, 모든 선수가 꿈꾸는 영광의 순간이다. 하지만 29살의 늦은 나이에 마침내 그 꿈을 이룬 수비수 트리스탄 블랙먼에게 A매치 데뷔전은 지우고 싶은 악몽이 되고 말았다. 그의 눈앞에 '월드클래스' 손흥민(LAFC)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손흥민 한 명에 의해 미국의 수비 라인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블랙먼은 그 참사의 중심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미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은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블랙먼은 대표팀에 합류할 자격이 있음을 소속팀에서 증명했다"며 그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야심 찬 도박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된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전반 18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박스 안으로 파고들 때 블랙먼은 그저 한 발짝 뒤에서 그의 등을 바라볼 뿐이었다. 손흥민은 완벽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블랙먼은 자신의 A매치 첫 실점의 희생양이 되었다.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미국 수비진을 유린했다. 해외 언론 '골닷컴'이 "손흥민은 미국 대표팀 수비를 스위스 치즈로 만들었다"고 표현했을 정도. 그는 공을 잡을 때마다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전반 43분에는 이동경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하며 미국을 완벽히 침몰시켰다. 1골 1도움, 한국이 기록한 모든 득점에 관여한 손흥민은 그야말로 경기장의 지배자였다.손흥민이 '경기장 최고의 선수'로 빛나는 동안, 블랙먼은 '최악의 선수'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골닷컴'은 그에게 팀 내 최하점인 평점 3점을 부여하며 "손흥민의 득점 장면에서 자고 있었다. 힘겨운 데뷔전"이라고 혹평했다. 심지어 "월드컵을 앞두고 블랙먼이 다시 기회를 잡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그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ESPN'의 평가는 더욱 가혹했다. 평점 2점과 함께 "자신감이 부족했고, 손흥민보다 한 발짝 뒤처졌다. 선제 실점 장면에서 그를 놓쳤고, 두 번째 골은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는 냉혹한 비판이 뒤따랐다.한때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월드클래스로 성장시킨 포체티노 감독은, 이제 적이 되어 돌아온 옛 제자의 칼날에 자신의 수비 전술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경기 후 그는 "전체적으로 우리가 더 나았다"며 애써 결과를 외면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손흥민이라는 단 하나의 변수를 막지 못해 야심 차게 준비한 데뷔전 선수가 최악의 평가를 받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블랙먼에게 이날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할, 그러나 너무나도 잊고 싶은 잔혹한 데뷔전으로 기록되었다.
- '이민성호' 2경기 12골 폭격...인도네시아 회장 "한국전이 가장 중요하다" 초긴장 상태
인도네시아 축구계에 '신태용 매직'을 지우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 공언했던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 협회장. 그의 선택이 또다시 '한국인 감독'이라는 거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의 팀은 이제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대표팀과의 외나무다리 결전을 앞두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J조의 혼돈스러운 상황에서 시작됐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라오스와의 1차전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홈에서 열린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경기력으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치자, 현지에서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야심 차게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선임한 토히르 회장의 리더십 역시 흔들리는 듯했다.그러나 위기에 몰렸던 인도네시아는 2차전에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 돌아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2위의 약체 마카오를 상대로 그야말로 '골 폭격'을 퍼부었다. 상대 자책골로 행운의 리드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아르칸 피크리, 레이한 한난이 연속골을 터뜨렸고, 경기 막판에는 자나딘 파리즈가 멀티골을 완성하며 5-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지난 졸전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내는 대승이었다.이 승리로 인도네시아는 조 2위로 뛰어오르며 한숨 돌렸지만, 최종 관문은 너무나도 험난하다. 바로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무적함대' 대한민국이다. '이민성호'는 마카오를 5-0으로, 라오스를 7-0으로 격파하며 2경기에서 무려 12골을 몰아치는 압도적인 화력을 과시했다.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은 완벽한 경기력으로 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와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본선행을 확정 짓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토히르 회장의 입에서는 비장한 각오가 흘러나왔다. 그는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을 통해 "5-0 승리는 분명 좋은 결과"라고 선수들을 독려하면서도, "이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는 의심의 여지 없이 한국전이 될 것"이라며 모든 것을 걸겠다는 듯한 출사표를 던졌다.이는 단순한 각오 표명을 넘어선다. 과거 인도네시아 축구의 부흥을 이끌었던 한국인 감독 신태용을 내보내고 새로운 체제를 구축한 장본인으로서, 또 다른 한국인 감독 이민성 앞에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는 숙명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본선 진출과 토히르 회장의 자존심이 걸린 마지막 한 판, 그 결과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일본은 '유료', 한국은 '무료'…넷플릭스 WBC 중계권 독점에 '민심 폭발'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가 일본 야구계에 거대한 폭탄을 투하했다. 2026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일본 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는 특정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넷플릭스가 독점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안방에서 지상파 채널을 통해 '공짜'로 경기를 즐겨온 일본 야구팬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일부 언론은 이를 19세기 미국의 함대가 일본을 강제 개항시킨 '흑선(黒船)의 침략'에 비유하며 격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6일, WBC를 주관하는 MLB 사무국이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였다. MLB는 "넷플릭스가 2026년 WBC의 새로운 '홈'이 된다"고 공식 발표하며, "넷플릭스는 일본 시청자들에게 처음으로 WBC 생중계를 제공하며, 야구계 최고 권위의 국제 대회에 대한 탁월한 접근성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탁월한 접근성'이라는 포장과 달리, 이는 사실상 유료 구독자에게만 시청을 허락하겠다는 선언이었다.야구는 일본에서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의 등장은 WBC를 국민적 축제로 만들었다. 실제로 2023년 WBC 당시 오타니가 등판한 이탈리아와의 8강전은 평균 가구 시청률 48%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일본 대표팀의 7경기는 모두 시청률 40%를 넘겼고, 인터넷 중계를 포함한 모든 매체의 시청률은 약 75%에 달했다. 전 국민의 4분의 3이 지켜본 '국민 행사'가 하루아침에 유료 구독 서비스의 독점 콘텐츠로 전락한 것이다.넷플릭스가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손에 넣기 위해 1억 달러(약 14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일본 지상파 방송사들은 입찰 경쟁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넷플릭스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는 단순히 일본 내 구독자를 늘리려는 전략을 넘어, 광고 기반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파괴적인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일본 대중의 반발은 거세다. 2023년 WBC의 일본 경기 메인 스폰서였던 딥 주식회사마저 "많은 사람들이 WBC를 부담 없이 즐길 기회가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다.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WBC를 독점하는 일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방송법에 명시된 '보편적 시청권' 조항 때문이다. 이 법은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WBC처럼 국민적 관심이 큰 스포츠 이벤트는 국민 대다수가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WBC의 경우, 전체 가구의 75% 이상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하므로 OTT 단독 중계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넷플릭스의 '일본 침공'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숙명여대 도준호 교수는 "OTT가 라이브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은 굉장히 전략적인 결정"이라며, "보편적 시청권 보장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애매한 영역'의 대회들은 앞으로 OTT의 입찰 경쟁 무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가 로컬 중계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이상, 일본에서 시작된 '중계권 전쟁'이 언제 다른 나라, 다른 종목으로 번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시작된 것이다.
- 에제마저 아스널에 뺏기자 터진 분노…레비의 소극적 태만이 부른 비참한 최후
토트넘 홋스퍼의 25년 '다니엘 레비 시대'가 충격적인 방식으로 막을 내렸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자발적 사임'과 '승계 계획의 일환'이라는 부드러운 표현으로 포장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구단주 가문의 냉정한 '경질' 통보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리더십 교체를 넘어, 클럽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이 폭발한 결과로 해석된다.2001년, 조 루이스 구단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토트넘의 수장이 된 레비 회장은 분명 명(明)과 암(暗)이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클럽의 인프라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약 1조 9천억 원을 투입해 건설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단순한 축구장을 넘어 콘서트, NFL 경기 등을 유치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고, 홋스퍼 웨이 훈련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의 철저한 계산과 비즈니스 수완 덕분에 토트넘은 거부들의 돈 잔치가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매우 건전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며 전 세계 수익 10위권의 거대 클럽으로 발돋움했다.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레비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우승에 대한 야망 부족'이었다. 재정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그의 '짠돌이 경영'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발목을 잡았다. 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윌리안, 잭 그릴리쉬 등 정상급 선수들을 눈앞에서 놓쳤고, 바로 올여름에는 '철천지원수' 아스널에 에베레치 에제를 뺏기는 굴욕을 당하며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선수 영입에는 소극적이었지만, 감독 교체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글렌 호들을 시작으로 무려 16명의 감독이 그의 손에 의해 쫓겨나거나 떠나갔다. 25년의 재임 기간 동안 들어 올린 트로피는 단 2개(2008년 리그컵, 2024년 유로파리그)에 불과했다. "우리의 경기는 영광을 위한 것, 레비의 경기는 탐욕을 위한 것"이라는 팬들의 플래카드는 그의 시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통렬한 비판이었다.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것은 팬들만이 아니었다. 구단주인 루이스 가문이 직접 칼을 빼 들었다.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구단주는 레비 회장에게 직접 해임을 통보하며 "우리도 팬들처럼 더 많은 승리를 원한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식 발표 뒤에 숨겨진 '사임 권고'라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이제 토트넘은 레비 없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전 아스널 CEO였던 비나이 벵카테샴이 새로운 리더로 부임했고, 구단은 '장기적인 스포츠적 성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25년간 클럽을 현대적인 비즈니스 제국으로 키워냈지만, 축구의 본질인 '승리의 영광'을 안겨주지 못했던 '레비 시대'의 종말은 토트넘이 과연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손흥민 대체자' 구하려다 줄줄이 퇴짜…토트넘, 믿었던 선수들에게 뒤통수 맞았다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 '캡틴' 손흥민이 10년간의 동행을 마치고 북런던을 떠났다. 2015년 입성 이후 팀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며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나가는 와중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던 그다. 마침내 지난 시즌, 구단의 오랜 숙원이던 유럽 대항전 트로피(UEFA 유로파리그)를 들어 올리며 명실상부한 '레전드'의 반열에 올랐지만, 토마스 프랑크 감독 부임 직후 이적 의사를 밝히며 정들었던 팀과 작별을 고했다.손흥민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사라진 토트넘의 미래를 두고 현지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해설위원 제프 스텔링은 '토크스포츠'에 출연해 오히려 토트넘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단언하며 "내 1순위는 바로 토트넘"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물론 손흥민을 떠나보낸 것이 가장 큰 이슈"라고 인정하면서도,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질적 수준에 주목했다. "웨스트햄에서 온 모하메드 쿠두스는 비싸지만 확실히 좋은 선수이며, 주앙 팔리냐는 이미 리그에서 검증된 훌륭한 보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기대주 사비 시몬스와 PSG에서 임대한 랑달 콜로 무아니의 합류가 숫자 이상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왔다며 토트넘의 올 시즌 선전을 예상했다.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혹평도 존재한다. 영국 매체 '풋볼인사이더'는 손흥민의 이적을 조명하며 팬들의 엇갈린 반응을 전하는 한편, 그의 마지막 시즌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매체는 "그는 기력이 소진돼 잔부상에 시달렸고, 평소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10년간 헌신한 주장의 이별이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이 그의 이적을 통해 적지 않은 이적료를 챙겼다는 현실적인 측면도 함께 짚었다.더 큰 문제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토트넘의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그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지만, 최우선 목표였던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베레치 에제는 라이벌 아스널에 빼앗겼고, 맨체스터 시티의 사비뉴는 잔류를 택했다. 설상가상으로 노팅엄 포레스트의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마저 법적 문제로 무산되면서 계획에 큰 차질을 빚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비 시몬스를 품에 안았지만,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전무한 그가 손흥민의 거대한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현재 토트넘은 리그에서 2승 1패로 준수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즌은 길고, 팀의 구심점이자 해결사였던 손흥민의 빈자리는 후반기로 갈수록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과연 토트넘은 '손흥민 없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새로운 영입 선수들이 전문가의 기대처럼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릴지, 아니면 '레전드'의 공백을 절감하며 무너질지, 그 시험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 "400억의 사나이" 김하성, 탬파베이 충격 방출..애틀랜타서 '재기 드라마'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내야수 김하성(30) 선수가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전격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애틀랜타 구단은 2일(한국시간) "탬파베이에서 웨이버 공시된 내야수 김하성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김 선수는 3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부터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탬파베이 구단 역시 같은 날 "브레이브스가 웨이버 클레임으로 김하성을 영입하면서 레이스에서의 짧고 실망스러웠던 시간은 끝이 났다"고 밝히며 그의 이적을 확인했다. 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404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맺었던 김하성에게 예상치 못한 전환점이자, 부상으로 얼룩졌던 탬파베이 생활의 마침표를 의미한다.김하성 선수는 올해 1300만 달러(약 182억원), 내년 1600만 달러(약 222억원)의 옵션이 포함된 계약으로 탬파베이에 합류했지만, 어깨 수술 재활로 인해 지난달 4일에야 뒤늦게 데뷔전을 치렀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2일에는 허리 염증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악재가 겹치며 올 시즌 단 24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당초 2일 로스터 복귀가 예상되었으나, 탬파베이 구단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력에 영향이 있을 우려"를 이유로 결국 그를 웨이버 공시했다.탬파베이 구단은 지난 2월 초 김하성 영입을 통해 타선과 내야 수비 보강을 기대하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지만, 그의 잦은 부상으로 인해 기대했던 활약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의 올해 남은 연봉 약 200만 달러(약 28억원)를 애틀랜타 구단이 부담하고, 1년 연장 옵션 또한 애틀랜타가 갖는 조건으로 그를 보냈다.애틀랜타 구단은 김하성 선수의 부상 이력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잠재력과 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24경기 출전,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OPS 0.611을 기록했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지만, 과거 보여준 뛰어난 수비력과 공격에서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다.이번 이적은 김하성 선수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재기를 노릴 기회를 제공한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니가 왜 거기서 나와”…경기 중 눈물 쏟은 테니스 스타, 이유는?
US오픈 테니스 대회 도중, 세계 랭킹 13위의 체코 스타 카롤리나 무호바가 경기를 중단하고 눈물을 훔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상대 선수나 경기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 관중석에는 있어서는 안 될 한 남성이 앉아 있었다. 바로 그녀의 전 남자친구였다.사건은 지난달 28일,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2회전 경기 중에 일어났다. 루마니아의 소라나 크르스테아와 경기를 치르던 무호바는 돌연 굳은 표정으로 코트 옆으로 다가가 관중석을 향해 손짓했다. 다시 서브를 넣으러 가면서는 눈물을 닦았고, 심판에게 경기 지연에 대해 사과한 뒤에야 경기를 속개할 수 있었다.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무호바는 이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테니스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내 벤치 맞은편에 전 남자친구가 앉아 있었다. 가끔 있으면 안 될 곳에 나타나곤 한다"고 털어놨다.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큰 충격을 받았고, 나가 달라고 요청했지만 바로 자리를 뜨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호바는 "그 순간 집중하기가 아주 어려웠다"며 당시의 심리적 고통을 토로했다.예상치 못한 정신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무호바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사건은 선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무호바는 대회 주최 측에 해당 남성에 대해 사전 언급이나 별도의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특정 인물의 경기장 출입 제한을 요청할 수 있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이틀 뒤 취재진에게 "모든 게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날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불안한 마음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이러한 선수를 향한 원치 않는 접근은 비단 무호바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영국 선수 에마 라두카누는 경기 도중 스토커의 위협을 느껴 심판석 뒤로 몸을 숨기는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당시 여자프로테니스(WTA)는 선수의 숙소 근처까지 따라다니던 남성이 관중석 앞줄에 앉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즉각 퇴장 조치했다고 밝혔다.미국테니스협회(USTA)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수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코트 위 선수들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위협하는 그림자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