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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넘어 UCL 우승! 이강인, 아시아 올해의 국제 선수 등극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이자 현재를 이끄는 미드필더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망) 선수가 202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남자 부문 아시아 올해의 국제 선수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이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결과다.AFC는 1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하드 문화센터에서 성대하게 열린 'AFC 어워드 리야드 2025' 시상식에서 이강인의 2024-2025시즌 눈부신 활약을 높이 평가하며 이 영예로운 상을 수여했다고 발표했다. 이강인은 최종 후보에 함께 이름을 올렸던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당시 인터밀란, 현 올림피아코스)와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의 국제 선수 자리에 올랐다.이번 수상으로 한국 선수들은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4년 연속으로 차지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2019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2022년 김민재(나폴리), 2023년 손흥민(토트넘, 현 로스앤젤레스FC)에 이어 이강인까지,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연속 수상 행진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24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은 2024-2025시즌 파리 생제르망(PSG)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소속팀 PSG는 프랑스 리그1 우승을 포함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트로페 데 샹피옹, 쿠프 드 프랑스 등 주요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쿼드러플(4관왕)'이라는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했다. 이강인은 이 모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팀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특히 이강인은 유럽 무대에서의 개인적인 기록도 빛났다. 2024-2025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그를 박지성 선수에 이어 UCL 우승을 경험한 두 번째 한국 선수로 만들었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득점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기며,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AFC는 이강인에 대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로서 프랑스와 유럽 무대에서의 성공을 통해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고 극찬했다. 그의 뛰어난 기술과 경기 운영 능력은 이미 2019년 AFC 올해의 남자 청소년 선수상 수상과 2019년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및 골든볼 수상으로 일찌감치 인정받은 바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그의 재능과 노력이 이제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한편, 이번 'AFC 어워드 리야드 2025'에서는 이강인 선수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아시아 축구를 빛낸 스타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5년 AFC 올해의 남자 선수상은 2024-2025시즌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10골로 득점왕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알 도사리(알 힐랄)에게 돌아갔다. 일본의 하나 다카하시(우라와 레즈)는 2025년 AFC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되었으며, 북한의 최일선이 올해의 청소년 선수 여자 부문을 차지했다. 여자 국제선수상은 하마노 마이카(첼시)가, 남자 청소년 부문에서는 호주의 알렉스 바돌라토(뉴캐슬 제츠)가 각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이강인의 이번 수상은 그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의 중심에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그의 활약은 앞으로도 한국 축구의 발전과 아시아 축구의 위상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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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축제 분위기, 밀워키는 '초상집'…경기 지고 팀 간판까지 잃었다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문턱에 단 1승만을 남겨두며 사실상 시리즈의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는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3-1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0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3승 0패로 앞서던 팀이 4연패로 탈락한 사례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의 뉴욕 양키스가 유일할 정도로, 다저스는 이제 99%의 확률로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의 시작부터 다저스의 기세는 매서웠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가 디비전시리즈부터 이어진 기나긴 장타 침묵을 깨는 통쾌한 3루타를 터뜨렸고, 후속타자 무키 벳츠가 곧바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오타니를 홈에 불러들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가을야구 내내 잠잠했던 오타니의 방망이가 결정적인 순간 살아나면서 다저스의 승리 공식이 완성되는 듯했다.하지만 밀워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예상치 못한 복병의 등장은 다저스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1회부터 흔들린 선발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밀워키의 신인 제이콥 미즈오로스키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최고 102.5마일(약 165km)에 육박하는 불꽃같은 강속구와 94마일(약 151km)짜리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다저스 타선을 5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꽁꽁 묶었다. 그 사이 다저스는 2회말 수비에서 1사 3루 역전 위기에 몰렸으나, 3루수 맥스 먼시가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에 이은 정확한 홈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는 기적 같은 수비를 선보이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만약 이 수비가 아니었다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었던, 이날 경기의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였다.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 역시 5.2이닝 8탈삼진 1실점의 역투로 미즈오로스키에 밀리지 않으며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숨 막히는 0의 행진을 깬 것은 결국 다저스의 집중력이었다. 6회말, 5회까지 완벽했던 미즈오로스키를 상대로 1사 후 윌 스미스가 팀의 첫 안타를 신고하며 물꼬를 텄다. 이어진 프레디 프리먼의 볼넷으로 1사 1, 2루의 황금 기회를 잡은 다저스는 토미 에드먼이 미즈오로스키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천금 같은 결승 적시타를 터뜨리며 2-1 리드를 잡았다. 미즈오로스키는 이 안타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구원 등판한 투수의 견제 실책으로 3루 주자마저 홈을 밟으며 책임 주자가 한 명 더 늘어나는 불운까지 겪었다. 5이닝 9탈삼진 2실점(1자책)이라는 경이로운 투구에도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던 괴물 신인의 아쉬운 퇴장이었다.리드를 잡은 다저스의 뒷문은 철옹성이었다. 알렉스 베시아, 블레이크 트레이넨, 앤소니 반다로 이어진 필승조가 무실점으로 밀워키 타선을 봉쇄했고, 9회에는 1차전에서 다소 불안했던 사사키 로키가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매듭지었다. 사사키는 선두타자에게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유격수 벳츠의 환상적인 백핸드 수비 도움을 받으며 깔끔하게 세이브를 수확했다. 반면 밀워키는 이날 1패 이상의 치명타를 입었다. 팀의 심장이자 간판타자인 잭슨 추리오가 7회 타격 도중 파울 타구에 오른 다리를 맞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실려 나간 것이다. 디비전시리즈에서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터라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보이며, 시리즈 탈락의 위기와 함께 팀의 미래까지 어두워지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한편,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김혜성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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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할 '역대급 먹튀' 오타니, 다저스는 왜 혼자 이기는 거야?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지만, 팀의 심장인 오타니 쇼헤이의 방망이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다저스는 적지인 밀워키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선발투수들이 역대급 호투를 펼치고, 다른 타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터져주면서 그야말로 '오타니 없이도' 이기는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안방인 다저스타디움으로 돌아가 월드시리즈 진출 확정을 노리지만, 팀의 축제 분위기 속 오타니의 얼굴은 편치만은 않다.오타니의 부진은 숫자로 명확히 드러난다. 이번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그의 타율은 고작 0.147에 불과하다. 특히 필라델피아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8타수 1안타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상대 투수들은 오타니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철저히 피하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집요하게 코너를 찌르거나 유인구로 헛스윙을 유도하고, 1루가 비어있으면 아예 고의사구로 거르기 일쑤다. 어떻게든 장타만은 피하겠다는 상대의 전략에 오타니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40타석에서 삼진을 무려 15개나 당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보여줬던 뜨거운 타격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습이다.아이러니하게도, 오타니가 침묵하는 동안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7승 1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미친' 선발진이 있다. 블레이크 스넬의 8이닝 무실점,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완투 등 선발투수들은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1.54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합작하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타선에서는 오타니를 제외한 모두가 불을 뿜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홈런 4개 10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고, 키케 에르난데스, 무키 베츠, 토미 에드먼 등 다른 타자들 역시 3할에 가까운 타율로 제 몫을 다하며 오타니의 부진을 완벽하게 지워버렸다.하지만 꺼져가는 불씨 속에서도 희망은 발견됐다. 2차전 2회, 오타니가 때려낸 시속 185km짜리 총알 같은 타구가 비록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 아웃되기는 했지만, 타구의 질만큼은 압도적이었다. 놀랍게도 올 시즌 오타니가 쳐낸 185km 이상의 타구 47개는 모두 안타(홈런 28개 포함)로 연결됐는데, 이번이 첫 범타였다. 이는 최악의 불운이 겹쳤을 뿐, 타격감 자체가 죽은 것은 아니라는 증거일 수 있다. 심지어 적장인 밀워키 감독마저 "오타니는 부진한 게 아니다. 공을 강하게 때리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역대급 불운의 아웃이 오히려 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홈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그의 방망이가 폭발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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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맞나?…역전패에 눈 돌아간 사바렌카, 코트 위 '인성 논란'세계 랭킹 1위의 품격은 어디로 갔을까. 여자프로테니스(WTA)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아리나 사바렌카가 경기 중 보인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중국 우한에서 열린 WTA 우한 오픈 준결승, '한국계' 선수인 제시카 페굴라를 상대로 역전패를 당하자 자신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코트에 라켓을 집어던지는 추태를 보인 것이다. 세계 최고 선수의 실력에 걸맞지 않은 미성숙한 태도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문제의 장면은 그야말로 아찔했다. 1세트를 가볍게 따내며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던 사바렌카는 2세트부터 페굴라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며 흐름을 내주기 시작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던 그녀는 결국 마지막 3세트에서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실망한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라켓을 코트에 강하게 내동댕이쳤고, 탄성을 이기지 못한 라켓은 위험천만하게 튀어 올라 코트 옆에 있던 볼보이를 향해 날아갔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순간이었다.라켓이 볼보이 쪽으로 날아가자 화들짝 놀란 사바렌카는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곧바로 볼보이와 근처에 있던 카메라 오퍼레이터에게 다가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주심은 그녀의 위험한 행동에 대해 즉각 경고 조치를 내렸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그녀의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사바렌카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원하던 결말은 아니었지만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집처럼 느꼈다"는 의례적인 감사 인사를 남겼지만, 정작 자신의 위험천만한 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나 반성의 언급은 찾아볼 수 없어 팬들의 실망감을 더욱 키웠다.한편, 세계 1위의 '코트 위 분노'를 이겨내고 값진 승리를 거머쥔 페굴라는 결승에 올랐지만 아쉽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과거 복식 파트너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절친 코코 가우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세트 스코어 0-2로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사바렌카는 실력뿐만 아니라 세계 1위다운 품격과 매너를 갖춰야 한다는 숙제를, 페굴라는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아쉬움을 안고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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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빼니 골 터졌다"…'에이스 딜레마'에 빠진 홍명보의 속내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파라과이와의 친선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브라질전 0-5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전반 엄지성과 후반 오현규의 연속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손흥민 딜레마'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파라과이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상대의 밀집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고,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추가골을 터뜨리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대표팀의 절대적인 에이스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안겨주었다.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뒷공간 침투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강력한 양발 슈팅 능력은 언제 어디서든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확실한 무기다. 하지만 상대가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내리고 공간을 내주지 않는 '텐백' 전술을 들고나올 때, 손흥민의 위력은 반감되는 경향을 보인다. 파라과이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세밀한 플레이와 거친 몸싸움은 그의 장점과 거리가 멀었고, 결국 전반 내내 고립된 채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는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팀을 상대로는 최고의 카드지만, 내려앉는 팀을 상대로는 다른 해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숙제를 남겼다.결국 홍명보 감독은 '플랜 B'를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고집하는 대신, 상대 전술과 경기 상황에 따라 측면으로 이동시키거나 심지어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하는 파격적인 구상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9월 멕시코전에서 손흥민은 후반 교체 투입되는 실험을 거쳤고, 이번 파라과이전 역시 당초 후반 출전이 유력했으나 여러 외적인 요소를 고려해 선발로 나섰다. 이는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 선발'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팀의 승리를 위한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후반에 교체 투입되어 '조커'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면, 본선 무대에서 그의 역할은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손흥민이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어떻게' 손흥민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홍명보 감독의 과감한 실험은 당장 팬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마주할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다. 손흥민이라는 절대적인 무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찾기 위한 홍명보호의 항해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의 파격적인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뜨겁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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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루마니아!"…유럽의 대이변이 살려낸 홍명보호의 2포트 희망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라는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 조 추첨 2포트 진입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됐다. 월드컵 본선에서 소위 '죽음의 조'를 피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조 추첨 포트 배정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를 배정함에 따라, 한국은 사상 첫 2포트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10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했다. 현재 FIFA 랭킹 23위를 유지한다면 2포트 진입이 확정적인 상황이었기에, 브라질전 대패는 뼈아픈 결과였다.브라질전 패배로 한국의 FIFA 랭킹 포인트는 1593.19점에서 1589.75점으로 3.44점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랭킹 경쟁을 벌이던 국가들이 약진하며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24위 에콰도르는 16위 미국과 무승부를 거두며 랭킹 포인트를 1588.82점으로 끌어올렸고, 25위 호주 역시 26위 캐나다를 꺾고 1588.25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23위 한국과 25위 호주의 격차는 단 1.5점 차이로 좁혀지며, 파라과이전 결과에 따라 2포트 진입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암울한 전망이 드리워진 가운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바로 유럽에서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22위였던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FIFA 랭킹 51위의 복병 루마니아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랭킹 포인트가 대폭락했다. A매치는 경기 중요도에 따라 포인트 배점이 다른데, 친선전 패배보다 월드컵 예선과 같은 주요 대회에서의 패배는 훨씬 큰 폭의 랭킹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패배로 오스트리아는 무려 14.88점의 포인트를 잃으며 예상 점수가 1586.98점까지 추락했다.결과적으로 오스트리아가 25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23위였던 한국은 오히려 22위로 한 계단 올라설 발판이 마련됐다. 브라질에 당한 굴욕적인 대패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의도치 않은 도움으로 2포트 진입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파라과이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만 한다. 바짝 추격해온 에콰도르와 호주, 그리고 약체 키프로스와의 경기에서 승리가 유력한 오스트리아의 반격을 뿌리치고 2포트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이제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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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0억짜리도 필요 없다!"…김혜성, 다저스 가을야구 '히든카드' 급부상LA 다저스의 '혜성' 김혜성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무대에서도 그라운드를 누빌 자격을 얻었다. 다저스는 1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NLCS에 나설 26인 로스터를 공개하며 김혜성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디비전시리즈에 이어 또 한 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한 것이다. 비록 포스트시즌 출전은 단 한 경기에 그쳤지만, 그가 남긴 인상은 강렬했다. 지난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투입된 김혜성은 투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팀의 NLCS 진출을 확정 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다저스는 구단 SNS를 통해 밀워키로 향하는 선수단 모습을 공개하며 김혜성의 사진을 포함시켜 그의 로스터 합류를 암시한 바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는 다시 한번 가을야구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잡았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로스터에 남기는 대신,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좌완 태너 스캇을 제외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스캇은 지난겨울 4년 7200만 달러라는 거액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정규시즌 4.74의 평균자책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최근 하체 농양 절제술까지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스캇의 공백은 '일본산 괴물' 사사키 로키가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철벽 마무리로 변신한 사사키는 디비전시리즈에서만 2세이브를 올리며 다저스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처럼 다저스는 기존 자원의 부진과 부상 속에서도 새로운 영웅들의 등장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월드시리즈를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성 역시 빠른 발과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를 바탕으로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비밀병기'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이제 다저스는 14일부터 밀워키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놓고 피할 수 없는 7전 4선승제 승부를 펼친다. 정규시즌 6전 전패라는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다저스가 과연 밀워키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하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김혜성이 또 어떤 결정적인 플레이로 팬들을 열광시킬지, 그의 발끝에 많은 이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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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논란' 딛고… 이재영, 일본에서 '배구 인생 2막' 시동학교 폭력 논란으로 국내 배구계를 떠났던 이재영(빅토리 히메지·일본)이 4년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지난 1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5-26시즌 SV리그 오사카 JT마블러스와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하며 일본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소속팀 빅토리 히메지는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두며 이재영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한때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대한민국 여자 배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이재영은 2021년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내 배구계를 떠나야 했다. 당시 V리그 흥국생명 소속이었던 그는 논란 이후 팀에서 이탈했으며, 이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국내 무대를 떠난 이재영은 같은 해 그리스 여자 프로배구 PAOK테살로니카에 입단하며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면서 온전한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결국 팀을 떠나게 되면서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다.이후 국내 복귀를 시도하기도 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페퍼저축은행 입단을 타진했으나, 학교 폭력에 대한 거센 비판 여론과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복귀는 끝내 무산됐다. 새 팀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무적 상태로 지내던 이재영은 지난해 7월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응원해달라"는 글을 남기며 사실상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하지만 배구 코트를 향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길고 길었던 공백 끝에 이재영은 지난 7월 일본 V리그 2부 소속팀인 빅토리 히메지와 계약하며 극적으로 선수 생활을 재개했다. 이는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진 지 약 4년 만의 공식적인 코트 복귀였다.입단 당시 이재영은 언론을 통해 "지난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한다"며 과거의 잘못을 다시 한번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한 "내게 배구는 대체할 수 없는 인생의 전부와 같은 것인데, 다시는 코트에 설 수 없을까 봐 걱정이 많았다.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히메지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며 배구에 대한 깊은 애정과 함께 복귀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지난 11일 오사카 오오키니아리나 마이시마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는 결장했던 이재영은 이날 JT마블러스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3세트와 4세트에 교체 투입되며 마침내 일본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브 2회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미약하게나마 기여했다. 그의 복귀는 국내외 배구 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지만, 이재영은 이제 일본 코트 위에서 자신의 배구 인생 2막을 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앞으로 그가 어떤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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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 역사다”…홀란, 케인 기록 25경기 단축한 ‘A매치 최소 경기 50골’‘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실축하고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기이한 활약으로 조국 노르웨이를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문턱까지 올려놓았다. 이 경기에서 홀란은 해리 케인을 넘어 A매치 역대 최소 경기 50골이라는 새로운 이정표까지 세웠다.노르웨이는 12일(한국시간) 열린 이스라엘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7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홀란이었다. 그는 전반 3분, 키커로 나선 페널티킥이 골키퍼에게 막혔고, 골키퍼가 먼저 움직였다는 판정으로 다시 얻은 기회마저 놓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홀란은 홀란이었다. 두 번의 페널티킥 실축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전반 27분 첫 골을 시작으로 헤더로만 두 골을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지난 몰도바전 5골에 이은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이다.이날 세 번째 골로 홀란은 A매치 46경기 만에 51호 골을 기록, 역대 최소 경기 50골 돌파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기록 보유자였던 해리 케인(71경기 50골)의 기록을 무려 25경기나 앞당긴 경이적인 페이스다.‘홀란 보유국’ 노르웨이는 거칠 것이 없었다. 이스라엘전 승리로 예선 6전 전승(승점 18)을 질주하며 2위 이탈리아(승점 12)와의 격차를 6점으로 벌렸다. 조 1위에게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만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8년간 이어진 월드컵 잔혹사를 끊어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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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몸값’ FA 최대어, 42세 노장에게 기록으로 참교육 당했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는 42세의 베테랑,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또 한 번의 전설을 쓸 준비를 마쳤다. KBO가 발표한 2025시즌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KT 위즈의 강백호와 나란히 이름을 올린 그는, 사실상 개인 통산 8번째 황금장갑 수상을 예약한 상태다. 올 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두 선수의 격차는 현격하다. FA 최대어로 거론되며 100억 원대 몸값 예측이 나오는 젊은 강타자를 압도적인 성적으로 눌러버린 최형우는, 지난해 자신이 세운 최고령 수상 기록(40세 11개월 27일)을 스스로 경신하며 KBO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이 확실시된다.'타격 천재'로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던 강백호에게 올 시즌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하며 95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0.265, 15홈런, 61타점, OPS 0.825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기복 있는 모습까지 보이며 한때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FA 100억 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반면, 최형우는 나이를 잊은 듯한 맹활약을 펼쳤다. 13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을 기록, 출루율과 OPS 부문 리그 5위, 장타율 7위, 홈런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타자임을 입증했다. 한 명은 부상과 부진에 허덕였고, 다른 한 명은 꾸준함으로 팀을 이끌었으니, 골든글러브의 향방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최형우의 진가는 단순히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타격 능력에만 있지 않다. 올 시즌 KIA가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로 신음할 때, 그는 묵묵히 4번 타순을 지키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다. 젊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져 나가는 와중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건강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며, 베테랑의 품격과 존재감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팀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준 그의 리더십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왜 그가 여전히 KIA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인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시즌 종료와 함께 최형우는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는다. 2016년 첫 FA에서 4년 100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이래, 그는 지난 9년간 총 159억 원을 벌어들이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비록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 탓에 과거와 같은 장기 계약은 어렵겠지만,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타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그를 KIA가 놓칠 리 만무하다. 팀은 여전히 그를 대체할 4번 타자를 찾지 못했으며,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구단 역시 비FA 다년 계약 당시처럼 베테랑에 대한 확실한 예우를 통해 동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최형우의 전설은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