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때문에 못 뛴다고?…'마지막 재계약' 도장 찍은 메시, 2026 월드컵 출전 사실상 확정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가 선수 경력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할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마이애미 헤럴드'는 18일, 메시가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와 선수로서의 마지막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하며, 그의 빛나는 커리어가 마이애미의 분홍색 유니폼과 함께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2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수개월간 진행된 양측의 협상은 마침내 메시의 동행 결정으로 마침표를 찍었으며, 공식 발표는 10일 내로 이루어질 전망이다.메시는 단순한 선수 한 명 이상의 존재였다. 2023년 7월 합류 이후, 그는 75경기에 출전해 62골 30도움이라는 경이로운 공격 포인트를 쌓아 올리며 팀의 심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고, 38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올 시즌 역시 21경기에서 20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영향력은 경기장 밖에서 더욱 폭발적이었다. 메시 합류 전 연간 5,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구단 수익은 그의 등장과 함께 2배 이상 급증했으며, 올 시즌에는 무려 3억 달러(약 4,166억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시는 그야말로 인터 마이애미라는 구단의 가치와 규모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걸어 다니는 기업' 그 자체였다.이번 재계약은 축구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청신호로 해석된다. 메시는 그동안 나이를 이유로 월드컵 출전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면 월드컵에 나가지 않는 것이 낫다"라며 완전한 컨디션이 전제 조건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MLS 무대를 압도하는 현재의 활약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내에서의 굳건한 존재감을 고려할 때, 부상이라는 변수만 없다면 그의 대표팀 합류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카타르 월드컵 우승의 영광을 함께했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 역시 '축구의 신'과 함께 또 한 번의 위대한 도전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8번의 발롱도르 수상, 클럽 통산 40개의 우승 트로피 등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족적을 남긴 메시가 그의 커리어 황혼기에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밟고 새로운 전설을 쓸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동료들 줄줄이 쓰러지자 찾아온 '역대급 기회'…이강인, 부상 복귀전이 '인생 경기' 될까?
파리 생제르맹(PSG)을 덮쳤던 절망적인 부상 악령 속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개막을 앞두고 팀의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쓰러지며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상황에서, 발목 부상으로 신음하던 이강인(24)이 기적처럼 그라운드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랑스전에서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질 때만 해도 장기 결장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지만, 불과 이틀 만에 모든 예상을 뒤엎고 팀 훈련에 합류하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 천금 같은 옵션을 제공했다.PSG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9월 A매치 기간에 차출되었던 우스망 뎀벨레, 자이리 에메리, 데지레 두에가 모두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리그앙 4라운드 랑스전에서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루카스 베랄두, 그리고 이강인까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뽐내야 할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 아탈란타전을 앞두고 주전급 선수들의 연쇄 이탈은 그야말로 초비상 사태였다. 엔리케 감독조차 경기 직후 "아직 알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기에 팬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하지만 우려의 먹구름은 순식간에 걷혔다. PSG가 발표한 공식 부상자 명단에서 이강인의 이름이 빠진 것이다. 곧이어 공개된 팀 훈련 영상에서 그는 동료들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패스를 주고받는 등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도 앞다투어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이 공을 다룰 때 발목에 약간의 불편함은 느끼지만, 달리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도했고, 'RMC스포츠'는 "메디컬팀의 관리 대상에서 벗어났다"며 사실상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알렸다.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에 가장 기뻐한 것은 단연 엔리케 감독이었다. 그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이강인은 스쿼드에 포함될 것이다. 확실히 출전 가능하다"고 단언하며 모든 의구심을 종식시켰다. 함께 부상을 당했던 크바라츠헬리아에 대해서는 "컨디션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이강인에 대해서만큼은 확신에 찬 신뢰를 보내며 그의 복귀가 팀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분명히 했다. 주전급 윙어 자원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하며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이강인의 복귀는 PSG의 공격에 숨통을 틔워줄 결정적인 카드가 될 전망이다.사실 이번 부상은 이강인 개인에게도,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팀의 사상 첫 트레블 달성에 기여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지만,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출전 시간이 줄어들며 아쉬움을 남겼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다수 구단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PSG 잔류를 택한 것은,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다. 만약 이번 부상이 장기화되었다면, 주전 경쟁은커녕 팀 내 입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뻔했다.물론 당장 선발 출전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엔리케 감독이 부상에서 막 복귀한 선수를 무리하게 선발로 내세우지 않는 성향을 고려할 때, 교체 출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아탈란타전에 나설 수 있는 명단에 포함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다. 동료들의 줄부상이라는 위기가 역설적으로 그에게는 다시 한번 자신의 필요성을 각인시킬 절호의 기회로 찾아온 셈이다. 쓰러졌던 이강인이 다시 일어서자, 위기에 빠졌던 PSG도 웃음을 되찾았다. 이제 모든 것은 피치 위에서 그의 발끝에 달렸다.
- 17승 0패 '무적' 폰세, 왜 LG만 만나면 작아지나?
2025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3연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지는 1위 LG 트윈스와 2위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은 사실상의 우승 결정전으로, 시즌 내내 야구 팬들의 심장을 뛰게 했던 두 팀의 마지막 자존심 대결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경기 차로 턱밑까지 추격당한 선두 LG와 무서운 기세로 역전 우승을 노리는 한화,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이 단두대 매치에 최정예 선발진을 총출동시키며 그야말로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를 예고했다.먼저 포문을 연 것은 선두 수성의 의지를 불태우는 LG의 염경엽 감독이다. 그는 일찌감치 한화와의 3연전을 겨냥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음을 공표했다. 염 감독은 "9월 초에 이미 모든 계산을 마쳤다"고 자신하며, "한화전에 우리 1,2,3선발을 차례로 투입하기 위해 로테이션을 조정해왔다. 톨허스트, 치리노스, 임찬규가 순서대로 나설 것"이라고 선발 라인업을 전격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예고를 넘어, 반드시 이 3연전에서 우승 헹가래를 치르겠다는 강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염 감독의 자신감은 투수들의 압도적인 상대 전적에서 비롯된다. 8월에 합류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1.54라는 경이로운 성적으로 LG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톨허스트는 아직 한화를 상대한 적이 없어 '비밀병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한 축인 치리노스는 한화전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38로 극강의 모습을 선보였으며, 특히 '한화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임찬규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시즌 첫 등판이었던 한화전에서는 데뷔 첫 완봉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LG로서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카드 3장을 모두 꺼내 든 셈이다.이에 맞서는 2위 한화의 기세도 하늘을 찌른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파죽지세를 달리며 LG를 3경기 차까지 압박한 한화 역시 현재의 선발 로테이션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류현진, 폰세, 문동주라는 리그 최강의 선발 트로이카를 내세울 수 있다. 17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에 탈삼진 신기록(236개)까지 갈아치우며 KBO 리그를 평정한 '무결점 에이스' 폰세가 선봉에 설 전망이다. 다만, 리그를 지배한 그에게도 LG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올 시즌 LG전 2경기에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유독 고전했던 기억은 변수로 남아있다. 하지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존재는 한화에게 천군만마와 같다. 류현진은 폰세와 달리 LG를 상대로 더욱 강력한 모습을 뽐냈다. 3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95라는 압도적인 투구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여기에 젊은 피 문동주 역시 LG전에서 강했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 한화는 리그 최강의 에이스, 살아있는 전설, 그리고 젊은 영건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으로 역전 우승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 하고 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을 넘어, 창과 창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이번 역대급 선발 대전에서 과연 어느 팀이 최후의 승자가 되어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야구 팬들의 심박수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 '경험'이냐 '혹사'냐… 김경문 감독의 '마이웨이', 정우주 첫 등판에 팬덤 '들썩'
한화 이글스의 미래, '슈퍼루키' 정우주(19)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이 팬덤 전체를 거대한 논쟁의 장으로 몰아넣었다. 15일 대전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그간 불펜에서만 모습을 보였던 그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자 팬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결과는 2⅓이닝 2실점. 이 짧은 이닝 속에 담긴 희망의 단서와 불안의 그림자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이날 정우주는 최고 시속 154km에 달하는 강렬한 직구와 함께, 새롭게 연마한 비밀무기인 커브를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실제로 그는 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고, 특히 커브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해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장면은 그의 잠재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이를 근거로 "이미 불펜에서 안정감을 증명한 투수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미래를 위한 소중한 경험"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팬들이 많았다.하지만 반대편의 목소리는 훨씬 더 거칠고 격렬했다. 3회 들어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뒤 연속 실점으로 이어지고, 눈에 띄게 구속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자 우려는 곧 분노로 바뀌었다. 팬 게시판에는 "경험도 없는 신인에게 무슨 선발이냐, 정신 나간 발상이다", "이러다 애 하나 망가뜨린다. 명백한 혹사"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이제 막 1군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한 유망주를 굳이 낯선 선발 보직에 올려 심리적, 육체적 부담을 안길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그러나 이러한 팬들의 극단적인 갑론을박 속에서, 김경문 감독의 '큰 그림'은 명확했다. 이번 선발 기용은 당장의 1승을 위한 무리수가 아닌, 팀의 미래를 위한 계획된 투자이자 실험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부터 "투구 수를 50~60개로 제한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정우주의 어깨를 보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의 목표는 승리가 아닌, 정우주가 '선발 투수'로서 타자들과 어떻게 승부하는지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제한된 투구수 안에서 다양한 구종을 시험하고, 위기 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실전 데이터를 축적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결과적으로 정우주의 첫 선발 등판은 절반의 성공이자 절반의 과제였다. 2실점이라는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가능성과 경험의 가치를 고려하면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충분히 합리적이었다. 팬들이 우려하는 스태미너와 위기관리 능력 부족은 모든 신인 투수가 겪는 성장통이며, 오히려 이러한 조기 교육을 통해 더 단단한 선발 투수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정우주는 남은 시즌 몇 차례 더 선발 기회를 부여받으며, 내년 시즌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당당한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한 담금질을 계속할 전망이다.
- 돈만 쓴 다저스, 2번 시드도 못 잡나? 필라델피아전 '싹쓸이' 못하면 끝장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도 가을야구의 높은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 LA 다저스에게 마침내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조차 장담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전체 2번 시드를 차지하기 위한 명운을 건 혈투를 앞두고 있다. 그 상대는 내셔널리그 최강팀 중 하나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다.다저스는 오는 16일부터 18일(현지 시각)까지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으로 필리스를 불러들여 운명의 3연전을 치른다. 현재 동부지구 1위 필리스와 서부지구 1위 다저스의 승차는 4.5경기. 다저스가 2번 시드를 탈환할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이어가려면 이번 3연전 스윕(싹쓸이)이라는 절대적인 과제를 완수해야만 한다. 3연전을 모두 승리해야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며 막판 뒤집기를 노려볼 수 있는, 그야말로 벼랑 끝 승부다.포스트시즌에서 2번 시드와 3번 시드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2번 시드는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해 체력을 비축하고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는 반면, 3번 시드는 와일드카드 시리즈(3판 2선승제)라는 추가적인 단기전을 치러야 하는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한 시리즈를 더 치르는 부담은 투수진 소모와 체력 저하로 직결되기에, 양 팀 모두 2번 시드 자리를 절대 놓칠 수 없다.양 팀은 그야말로 총력전을 예고했다. 다저스는 에밋 시핸, 오타니 쇼헤이, 블레이크 스넬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시즌 전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치는 라인업이지만, 팀의 운명이 걸린 만큼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필리스 역시 에이스 잭 윌러가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최근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레인저 수아레즈를 필두로 크리스토프 산체스, 헤수스 루자르도가 마운드에 오른다.사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다저스의 독주가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냉혹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6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고, 피츠버그 파이리츠나 LA 에인절스 같은 약팀에게도 스윕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100승은 따 놓은 당상'이라던 시즌 전 예측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그나마 위안거리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비로소 '완전체 전력'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스넬-타일러 글래스나우-야마모토 요시노부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으며, 알렉 베시아와 마이클 코펙이 돌아온 불펜도 안정을 찾았다. 타선 역시 맥스 먼시와 토미 에드먼의 복귀로 짜임새를 더했고, 대주자 스페셜리스트 김혜성 역시 건강하게 출격을 대기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준비를 마쳤다.하지만 맞서는 필리스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쓸어 담으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심지어 필리스의 목표는 2번 시드 수성이 아닌,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1번 시드 경쟁이다. 현재 두 팀의 격차는 단 2경기에 불과해, 필리스 역시 다저스를 제물 삼아 1위 탈환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과연 다저스는 천문학적인 투자에 걸맞은 결과를 만들어내며 가을야구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인가. 야구 팬들의 시선이 로스앤젤레스로 향하고 있다.
- "韓 축구 조롱하더니…" 日, 무득점 2연전에도 "문제없다" 궤변…과거 발언 재조명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일본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9월 북중미 원정 A매치 2연전에서 1무 1패,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과 언론의 비판 여론이 들끓는 와중에도, 일본축구협회(JFA)의 기술위원장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아 더 큰 논란을 지피고 있다. 특히 과거 라이벌 한국 축구를 향해 수준 이하라고 조롱했던 인물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기에 '내로남불'의 극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가게야마 마사나가 JFA 기술위원장이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전 0-0 무승부와 미국전 0-2 완패라는 결과에 대해 기술위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여러 시도를 하는 단계이며, 여기서 과제가 드러나더라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면서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팀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궤변에 가까운 주장을 펼쳤다.하지만 이는 불과 몇 달 전 그의 태도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지난 4월, U-17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패하자 "지금까지 라이벌로 경쟁하던 한국의 수준이 너무 떨어지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한국 축구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그의 조롱이 무색하게 한국은 해당 대회 4강에 올랐고, 정작 일본은 8강에서 탈락하며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이처럼 라이벌의 일시적인 부진을 침소봉대하며 비난했던 그가, 자국 대표팀의 명백한 졸전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한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이번 일본의 북중미 원정은 똑같은 상대를 만난 한국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같은 기간 멕시코와 미국을 상대로 1승 1무라는 호성적을 거두며 귀국했다. 반면 FIFA 랭킹 17위 일본은 두 경기 내내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일관하며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저력은 온데간데없었다.결과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완패였다. 일본 언론과 팬들은 그야말로 벌집을 쑤신 듯 들끓었다. "득점 없이 2연전을 마치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논할 자격이 있나", "1군이 아니었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는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역시 미국전 패배 후 "팬들께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고, 득점조차 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 참담한 분위기를 대변했다.그러나 현장의 감독과 여론의 분위기와는 달리, JFA 수뇌부의 생각은 딴 세상에 있는 듯하다. JFA는 이번 원정이 장거리 이동, 시차, 현지 환경 적응 등 '월드컵 시뮬레이션'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가게야마 위원장 역시 "모리야스 감독의 요청을 반영해 협회에서 주선한 경기이며, 결과가 나빴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현장의 절박함과 팬들의 분노를 외면한 채, '정신 승리'에 가까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JFA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일본 축구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 한 달 전만 해도 '최악의 4번타자'…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20경기 9홈런' 대반전
불과 한 달 전, 그는 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병살타 2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었고, 만루 찬스에서는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팬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다. 1위 경쟁팀의 4번 타자라는 중압감에 짓눌린 듯,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팀이 저득점으로 패배하는 날이면 비난의 화살은 어김없이 4번 타자 노시환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의 지휘관, 김경문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외부의 거센 비판과 우려 속에서도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4번 타자를 의심하지 않았다.김경문 감독의 믿음은 '뚝심'을 넘어 '고집'으로 보일 정도였다. 노시환은 올 시즌 한화가 치른 130경기 전 경기에 선발 출장했으며, 그중 126경기를 4번 타순에서 시작했다. 부진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김 감독은 "우리 4번 타자 자존심이 있다"는 말로 모든 비판을 막아서며 선수의 기를 살렸다. 감독의 이러한 절대적인 신뢰는 단순히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노시환이 살아나야 팀 타선 전체가 살아난다'는 확고한 신념의 발로였다.그리고 마침내, 감독의 굳건한 믿음은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의 서막을 열었다. 지난달 16일 NC전 멀티 홈런을 시작으로 노시환은 완전히 다른 선수로 각성했다. 이후 20경기에서 그는 타율 0.329, 9홈런, 26타점, OPS 1.243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쏟아내며 리그를 폭격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 홈런, 타점, OPS 모두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성적이다. 어느새 시즌 성적은 29홈런 94타점으로 수직 상승했고, 2년 만의 30홈런-100타점 시즌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비난의 대상이었던 4번 타자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해결사로 완벽하게 부활한 것이다.이러한 부활의 이면에는 그의 남다른 프로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경기에 빠지면 그 자리는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된다. 부러지지 않는 이상 빠지지 않겠다"며 주전 자리에 대한 절박함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미 홈런왕 타이틀까지 거머쥔 리그의 대표 스타가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겸손한 말이지만, 그만큼 경기를 끝까지 뛰려는 자세가 감독으로서 고맙다"며 그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노시환의 가치는 공격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올 시즌 129경기를 3루수로 출전하며 1143⅔이닝을 소화, 이 부문 압도적인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명타자로 단 1경기에 나섰을 뿐, 매 경기 뜨거운 핫코너를 묵묵히 지켰다. 김 감독은 "4번 타자가 수비까지 열심히 해주면 팀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다. 몸을 아끼지 않는 다이빙 캐치 등 좋은 수비를 여러 번 보여줬다"며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다.감독의 흔들림 없는 믿음과 선수의 절실한 노력이 만들어낸 부활. 노시환의 뜨거운 9월은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야구를 향한 꿈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남은 시즌, 그가 써 내려갈 새로운 기록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13실점 중 자책점은 단 5점…'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이게 프로의 수비인가?
9월의 가을 하늘 아래, 사직야구장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팬들이 모두 떠나고 적막만이 가득해야 할 그라운드에,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 0-13이라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처참한 패배를 당한 직후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거인 군단은 5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광주 원정길마저 뒤로 미룬 채 절박한 야간 훈련에 돌입했다.10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는 시작부터 악몽 그 자체였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책을 짊어진 에이스 알렉 감보아는 1회부터 흔들리며 2실점, 팀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하지만 롯데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1회말, 선두타자 한태양이 류현진을 상대로 깨끗한 3루타를 터뜨리며 만들어낸 무사 3루의 황금 찬스. 그러나 후속타자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고승민의 땅볼, 그리고 빅터 레이예스와 김민성의 연속 삼진. 추격의 불씨는 한순간에 꺼졌고, 이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비극의 서막이었다.이후 롯데의 수비는 마치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2회 유격수 전민재의 포구 실책을 시작으로, 3회에는 1루수 나승엽의 포구 실책, 그리고 유격수 전민재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범하며 점수를 헌납했다. 4회에는 2루수 한태양, 9회에는 3루수 손호영마저 어이없는 실책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롯데 마운드가 내준 13점 중 투수의 자책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야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총체적 난국이었다.경기 종료 후, 텅 빈 사직야구장. 김민재 벤치코치가 마운드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주장 전준우도,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열외는 없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질책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윽고 김태형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의 수비 동작 하나하나를 매서운 눈으로 지도하기 시작했다. 훈련 시간은 20분 남짓으로 길지 않았지만, 그라운드를 감싼 공기의 무게는 천근만근이었다.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주장 전준우가 따로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짧은 미팅을 진행했고, 코칭스태프 역시 그라운드에 남아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야 했지만, 그 누구도 버스에 오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날의 야간 훈련은 단순한 '벌'이 아니었다. 7월까지 3위를 달리며 가을야구의 꿈에 부풀었던 팀이 6위까지 추락한 현실, 8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담긴 처절한 몸부림이었다.이제 롯데는 벼랑 끝에 섰다. 4위 KT, 5위 삼성과의 격차는 2경기. 11일 광주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김태형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의 2025년은 이대로 비극으로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사직의 밤을 밝혔던 그들의 절박한 땀방울이 과연 반등의 기적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 카스트로프, "감독이 나에게 '일어나!' 소리쳐"…데뷔전부터 적장과 불꽃 튀는 신경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라는 이름의 무게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혼혈 국가대표'라는 수식어와 함께 그라운드에 선 옌스 카스트로프. 그의 발끝에서 터져 나온 투지와 열정은 비록 2-2 무승부라는 결과에 가려졌지만, 그가 써 내려간 45분의 드라마는 승패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진정한 스포트라이트는 스코어보드가 아닌, 선발 라인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새로운 태극전사' 카스트로프에게 쏟아졌다. 지난 미국전 교체 투입으로 맛보기 데뷔를 마친 그는, 마침내 선발 데뷔전이라는 꿈의 무대에 서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경기 후 믹스트존에 선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과 벅찬 감정이 교차했다. "선발로 뛰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고 입을 뗀 그는 "조금 더 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그라운드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45분이라는 시간은 그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엔 너무나도 짧았다.그의 데뷔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TV 앞에서 그를 지켜보던 가족들의 존재 때문이었다. 카스트로프는 "형제가 말해주길, 어머니께서 TV 앞에서 울고 소리를 지르시며 감동을 받으셨다고 한다"고 전하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역만리 독일에서 아들의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본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은 카스트로프가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겪었을 수많은 노력과 인내의 시간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는 "형제들도 매우 기뻐했다. 대표팀 데뷔는 정말 영광이고 환상적인 순간이었다"며 가족의 기쁨을 자신의 가장 큰 영광으로 돌렸다.그라운드에 울려 퍼진 애국가는 그에게 또 다른 감동이었다. "집에서 배운 애국가"라고 밝힌 그는 "경기에 최대한 집중하려 했지만, 나 역시 감정적이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물론 치열한 승부의 세계는 감동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경기 중 멕시코의 명장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과 잠시 언쟁을 벌이는 강단도 보였다. 파울을 당해 쓰러진 자신에게 아기레 감독이 "아무것도 아니니 일어나라"고 말했던 상황. 카스트로프는 이를 "경기 중에는 항상 감정이 올라올 수 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는 그의 다부진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이제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모든 것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 그는 "10월 브라질과의 국내 평가전 명단에 포함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브라질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한국에서 뛰게 된다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는 그의 말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희망이 힘차게 싹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고했습니다, 잘 먹겠습니다"라는 한국말이 가장 많이 들렸다는 그의 유쾌한 적응기는, 앞으로 그가 써 내려갈 새로운 역사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부풀게 한다.
- 이겼는데 왜 웃지를 못하니…다저스, '승리'하고도 '대기록' 놓친 전대미문의 불운
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그러나 결코 달갑지 않은 '최초'의 기록을 수립했다. 승리의 환호 속에서도 진한 아쉬움의 탄식이 교차하는, 그야말로 비운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다저스는 최근 3경기에서 무려 두 번이나, 대기록인 노히트 노런 달성을 단 몇 걸음 앞에서 허망하게 놓치는 전대미문의 역사를 썼다.그 비극적인 드라마의 두 번째 장은 9일(한국시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펼쳐졌다. 이날 다저스는 3-1로 승리했지만, 경기 결과보다 더 큰 스포트라이트는 9회에 무산된 '팀 노히트'에 쏠렸다. 선발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는 허리 뭉침으로 등판이 미뤄졌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1회부터 삼진 3개를 솎아내며 압도적인 투구를 시작했다. 비록 2회 볼넷과 도루,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위기를 넘긴 글래스노우는 괴물 같은 모습으로 돌변했다. 3회에도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막아냈고, 4회부터는 콜로라도 타선을 그야말로 압살하기 시작했다. 4회 삼자범퇴, 5회 하위 타선 봉쇄에 이어 6회에는 다시 한번 'KKK' 이닝을 만들어내며 다저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그는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은 채 7이닝 무피안타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대기록의 향기는 더욱 짙어졌다. 바통을 이어받은 불펜 투수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8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이제 아웃카운트 단 3개만이 남은 상황.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팬들은 팀 통산 27번째 노히트 달성을 기대하며 숨을 죽였다. 하지만 9회, 야속한 운명은 또다시 다저스의 편이 아니었다. 마무리 투수 태너 스캇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라이언 리터에게 던진 공이 좌익선상 2루타로 연결되면서 모든 꿈이 산산조각 났다. 스캇은 이후 세 타자를 침착하게 처리하며 팀의 승리는 지켜냈지만, 선수단과 팬들의 얼굴에는 허탈함이 가득했다.더욱 놀라운 것은 이것이 단발성 불운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불과 이틀 전인 7일,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앞세워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9회 2아웃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아웃카운트 단 하나, 투구 하나에 대기록이 걸린 순간, 야마모토는 잭슨 홀리데이에게 통한의 홈런을 허용하며 눈앞에서 대기록을 놓친 바 있다.결국 다저스는 3경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이나 9회에 노히터가 무산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갖게 되었다. MLB.com의 사라 랭스는 이 사실을 확인하며 다저스의 기이한 불운을 조명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글래스노우는 정말 훌륭했다. 중요한 건 팀이 이겼다는 사실"이라며 애써 미소를 지었지만, 승리의 기쁨과 함께 두 번의 대기록 무산이라는 짙은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