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우 1%p?’ 트럼프, 필리핀 상대 관세 협상에 생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필리핀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하며, 필리핀에 대해 19%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름다운 방문이었다. 우리는 필리핀이 미국에 무관세로 시장을 개방하는 무역협정을 맺었다”며 “필리핀은 앞으로 19%의 관세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이번에 결정된 19%의 관세율은 당초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명시한 20%에서 1%포인트 낮춘 수치다. 미국이 필리핀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은 인도네시아와 동일한 수준이며, 베트남에 적용되는 20%보다는 다소 낮은 편이다. 다만 지난 4월 미국이 필리핀에 예고했던 17%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에 대해 “매우 훌륭하고 상대하기 힘든 협상가”라고 평가하며, 그를 만난 것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최근 여러 차례 훌륭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군사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해, 양국 간 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무역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양국 경제에 미칠 정확한 영향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필리핀 언론 ‘인콰이어러’와 ‘ABS-CBN 뉴스’ 등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을 인용해, 필리핀이 자동차 시장을 미국에 개방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산 상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은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만 한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산 콩과 밀, 의약품 수입이 증가해 약값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지만, 이들 품목에 대한 무관세 여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이 이번에 관세율을 1%포인트 낮춘 것에 대해 “매우 작은 양보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협상 결과가 필리핀에 손해가 되느냐는 질문에 “협상은 원래 그렇게 진행된다”고 답했다. 이어 “워싱턴에 도착했을 때 관세율은 20%였으며, 17%에서 20%로 인상된 이유는 미국 정부 내부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고 관세율을 1%포인트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또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중 간 관계에 관한 질문에 “우리의 외교 정책은 독립적이기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없다”며 “우리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는 항상 미국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필리핀이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며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중국 방문 계획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아마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미중 관계에 있어서도 일정 수준의 대화와 협력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이번 필리핀과의 무역합의는 미·필리핀 양국 간 경제 및 안보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관세율 조정과 무역 시장 개방으로 인해 필리핀 내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고, 양국 간 군사 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협상 세부 내용과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앞으로 추가로 밝혀질 전망이다.
- “살려달라” 비명 가득..방글라 공군 훈련기, 수업 중인 학교로 '쾅'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북부 우타라 지역에 위치한 ‘마일스톤 스쿨 앤드 칼리지’ 캠퍼스에 2025년 3월 21일 오후 1시 6분쯤 방글라데시 공군 소속 F-7 BGI 훈련기가 이륙 직후 추락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학교에서는 초중고 학생 약 2,000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17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해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사고 현장은 초등학생이 사용하는 2층 건물의 1층 부근으로, 훈련기가 건물 측면에 충돌하며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 영상에는 큰 불길과 짙은 연기가 치솟고,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이 공포에 질려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모습이 생생히 포착됐다. 당국과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 직후 아비규환에 가까운 상황이 연출됐으며, 일부 부모들은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며 구조 작업에 동참했다.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당초 20명으로 집계됐으나, 이후 하루 만에 5명이 추가로 사망해 총 25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도 171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20명은 생명이 위독한 중상자로 분류됐다. 특히 12세에서 16세 사이의 학생 60여 명이 화상 전문 치료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국립 화상 및 성형외과 센터 관계자는 어린이와 성인을 포함해 50명 이상이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에 재학 중인 11학년 학생 에스티아크 엘라히 칸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락 현장에 접근하려다 군중과 군인들 사이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며 “현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참혹했다”고 회고했다. 학부모 주얼은 “비행기가 내 딸이 있던 건물로 추락했다”며 “아내가 전화했는데 기도하느라 전화를 받지 못했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큰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 내 아이의 시신을 목격하는 슬픔을 겪었다”고 말하며 깊은 비통함을 표했다.사고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방글라데시 공군 훈련기는 중국이 1960년대 옛 소련 미그-21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구형 전투기 J-7의 방글라데시 수출명인 F-7 BGI 모델로, 노후 장비 문제와 기계적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며,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한 모든 지원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사고를 계기로 방글라데시 정부는 22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하고, 전국 모든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교육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전국 종교 시설에서는 희생자와 부상자들을 위한 특별 기도와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정부 총리격인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은 “이번 참사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사고 원인 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소방대원과 구조대원들은 사고 현장에 긴급 투입되어 부상자 구조와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지 의료 기관들도 응급 치료와 화상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다카 북부 우타라 지역은 인구가 밀집된 지역인 만큼 이번 사고가 지역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크며, 지역 주민들과 학교 관계자들은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다.이번 공군 훈련기 추락 사고는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군사 장비 관련 대형 인명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되며, 향후 군사 장비 노후화와 안전 관리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 중국 유치원 '납중독 급식' 충격 실체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집단 납중독 사태의 원인이 '예쁜 급식 사진'을 찍기 위한 원장의 무모한 지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중국 교육 환경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21일 연합뉴스와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서북부 간쑤성 톈수이시에 위치한 허스페이신유치원은 지난해 4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식용이 엄격히 금지된 물감 3.1kg을 구입했다. 이 유치원은 이 물감을 밀가루 반죽에 섞어 옥수수 소시지 빵과 삼색 대추설기 등 화려한 색감의 간식을 만들어 원생들에게 급식으로 제공했다.중국 공안 당국의 조사 결과, 유치원 원장은 민간 영리 유치원인 이곳의 투자자 동의를 얻어 조리사들에게 물감 사용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장의 목적은 단순했다. 홍보용 급식 사진의 색감을 더 화려하게 만들어 원아 모집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는 것이었다. 중국 내 민간 유치원 간 원아 모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처럼 위험하고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분석된다.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원장 본인도 이 급식을 먹고 혈중 납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169.3㎍/ℓ의 납중독 진단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밝힌 어린이 기준 정상 혈중 납 농도인 100㎍/ℓ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기준으로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간주한다.이 유치원의 원생들은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웃 산시성 성도인 시안의 시안중앙병원에서 검사받은 다수 원생의 혈중 납 농도는 200∼500㎍/ℓ에 달했다. 이는 정상 기준치의 2~5배에 이르는 위험한 수준이다.사태의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지역 의료기관의 은폐 시도였다. 지난해부터 이상 증상을 보인 원생들이 지역 내 톈수이시 제2인민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병원 측은 혈중 납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것으로 나왔음에도 문제가 없는 것처럼 검사 결과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유치원에서 제공된 급식의 위험성은 분석 결과 확실히 입증됐다. 옥수수 소시지빵과 삼색 대추 찐빵에서 각각 kg당 1,340mg과 1,052mg의 납이 검출됐는데, 이는 중국 국가식품안전규정의 오염물 함량 기준치를 수천 배 초과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현재 중국 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원장과 투자자, 조리사 등 6명을 체포하고, 관련된 17명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국 내 사립 교육기관의 과열 경쟁과 부실한 식품 안전 감독 체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이 사건은 교육기관의 안전 관리와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민간 교육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급식 안전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콘서트 갔다가 인생 파탄난 유니콘 기업 CEO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미국 투어 콘서트 현장에서 관객석을 비추던 카메라에 한 커플이 포착된 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 유명 IT기업 CEO의 불륜 의혹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콘서트 현장의 짧은 장면에서 시작돼 기업의 최고경영자 사임까지 이어지는 후폭풍을 낳았으며, 콜드플레이는 이를 유머러스하게 수습하며 화제를 더했다.사건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의 공연에서 벌어졌다. 당시 무대 위의 크리스 마틴은 평소처럼 '점보트론 송(Jumbotron Song)'이라는 관객 참여 코너를 진행했다. 이 코너는 대형 스크린에 관객을 비추고 즉석에서 관객을 위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순서다. 마틴은 “화장을 안 했다면 지금 하세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밝은 분위기 속에 카메라를 관객석으로 돌렸다.그러나 전광판에 비춰진 한 커플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았다. 남성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여성은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급히 몸을 돌렸다. 애정행각을 즐기던 두 사람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갑작스럽게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서 해당 커플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커플의 정체가 드러났다. 남성은 ‘아스트로노머(Astronomer)’라는 데이터 인프라 스타트업의 최고경영자(CEO) 앤디 바이런으로 확인됐으며, 여성은 이 회사의 최고인사책임자(CPO) 크리스틴 캐벗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로노머는 2022년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넘기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고, 현재는 약 13억 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민간 빅데이터 인프라 기업이다.바이런은 기혼자로 알려져 있으며, 영상이 확산된 이후 그의 아내는 SNS에서 남편의 이름을 지우고 가족사진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두 당사자는 현재까지 불륜 의혹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결국 아스트로노머 측은 20일 공식 성명을 내고 “앤디 바이런 CEO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사회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비전과 고객 중심의 업무는 변함없을 것이며, 우리 팀은 여전히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콜드플레이 측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크리스 마틴은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이어진 다음 공연에서 같은 코너를 소개하며 “이번에도 여러분을 화면에 비출 테니, 화장을 안 했다면 지금 하라”고 재치 있게 언급했다. 이는 전례의 해프닝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유쾌하게 넘기는 방식으로 해석됐다.한편, 점보트론 화면에 불륜 커플이 포착되며 사생활이 전 세계적으로 드러나는 이례적인 상황은 디지털 시대의 공적 영역과 사적 경계에 대한 경각심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SNS 상에서는 ‘콘서트 하나로 인생이 바뀌었다’, ‘콜드플레이 콘서트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이야’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이번 사건은 음악과 기술, 사생활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단순한 공연 장면 하나가 기업 경영의 지형을 흔든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 "K팝의 왕은 BTS가 아닌 넷플릭스" WSJ가 경고한 가상 아이돌의 충격적 부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인기를 조명하며 가상 아이돌이 인간 아이돌의 인기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진단했다. "K팝에서 가장 큰 이름은 BTS가 아니다. 넷플릭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WSJ는 케데헌의 가상 아이돌 밴드가 인간 아이돌이 결코 이루지 못한 수준의 성공을 거두었다며 "초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케데헌에 등장하는 가상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의 멤버 '미스터리' 역을 맡은 케빈 우(유키스 출신)의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는 약 2천만 명에 달한다. 이는 케데헌이 인기를 끌기 전 1만 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WSJ와 만난 케빈 우는 "가상의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굉장히 초현실적인 느낌"이라며 "사람들은 나를 케빈 우나 K팝 아티스트로 알아보지 못한다"고 말했다.케데헌의 성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작품에 삽입된 노래 중 두 곡은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BTS와 블랙핑크를 포함한 어떤 K팝 그룹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라고 WSJ는 전했다.그러나 이러한 가상 아이돌의 성공은 K팝 산업에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음악 산업 전반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참여자들로 인해 기존의 틀을 벗어나 변화하는 가운데, 케데헌의 성공은 K팝의 재창조를 꿈꾸던 이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K팝 연구자 김석영 교수는 케데헌의 성공이 팬들이 비(非)인간 아이돌과도 소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이로 인해 유사한 모방작들이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건 K팝 기업들의 오랜 꿈"이라며 "여기엔 잠도 자지 않고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 아이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K팝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인 베니 차는 인간 아티스트를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AI 가수와도 작업한 경험이 있는 그는 "진짜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취약성, 화학 작용, 예측 불가능성은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사자 보이즈의 멤버인 미스터리의 보컬을 맡은 케빈 우는 자신의 현재 활동에 대해 "어떤 의미에선 내 예술적 재능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사자 보이즈 활동이 그룹 유키스 시절이나 브로드웨이 공연, 배우로서의 활동보다 더 주목받더라도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케데헌의 성공은 K팝 산업의 미래가 인간 아이돌과 가상 아이돌, 그리고 AI의 경계가 흐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음악 산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앞으로 K팝이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어는 몰락, 한국어는 급부상... 세계 언어 지형도 뒤집은 K팝의 힘
미국과 유럽 대학에서 중국어 수업 인기가 한국어에 밀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경제 부진과 부정적 국가 이미지가 중국어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반면, 한국어는 K팝과 한류 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현대언어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학에서 2013~2021년 한국어 등록률은 57% 이상 급증한 반면, 중국어 등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클레이턴 두베 전 서던캘리포니아대 미·중연구소 소장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동아시아 언어는 한국어"라며 "이는 100% K팝이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의 영향으로 젊은 세대들이 한국어를 배우려는 동기가 크게 부여되고 있다.반면 한때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중국어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현대언어협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2021년 중국어 등록률은 2013년 최고치 대비 25%나 감소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영국 고등교육통계청 데이터를 보면 2023년 중국어를 공부하는 영국 대학생 수는 2016년 최고치 대비 35%나 줄어들었다.전문가들은 중국어 인기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의 경제 부진과 부정적인 국제 이미지를 지목했다. 과거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던 시기에는 경제적 교류 확대로 중국어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는 2020년까지 100만 명의 학생이 대학 입학 전 중국어를 공부하도록 하는 목표를 세웠고, 2013년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내일의 비즈니스 거래를 성사할" 중국어를 배우라고 젊은이들에게 권장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비즈니스 교류 기회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중국어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줄어들었다.또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도 중국어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중국 교육 네트워크 빌둥스네츠베르크 차이나의 휴 산도는 "독일 언론이 중국의 인권 침해, 환경 오염, 빈곤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중국어 학습 매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반면 한국어의 세계적 위상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세계 미래세대를 잇는 한국어 세계화 전략(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제1 언어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7745만 명, 제2 언어 포함 시 817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한국어를 제2 외국어로 채택한 국가는 24개국이다.세종학당을 통한 한국어 학습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22년 85개국 248개 세종학당에서 11만7000여 명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학습했으며, 2023년에는 88개국 256개소로 확대되어 수강생이 21만6000여 명에 이르렀다. 정부는 2027년까지 세종학당을 350개로 확대하고 전 세계 수강생 50만 명을 목표로 한국어 교육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3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한류 팬은 2012년 926만 명에서 2023년 12월 2억2500만 명으로 급증했다. 2023년 조사된 한류 동호회 중 68%가 K팝 동호회, 10%가 K드라마 동호회로 나타나 K콘텐츠가 한국어 학습 열풍의 주요 동력임을 보여주고 있다.
- 대마초 합법화했더니 '지옥문' 열렸다... 독일서 25만명 중독 '충격'
독일에서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이후 중독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대마초 관련 질환으로 치료받는 환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보험업체 KKH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급성 중독과 금단 현상, 정신질환 등 대마초 관련 증상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25만500명으로, 2023년 대비 14.5%나 증가했다. 이는 인구 1만 명당 약 30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25~29세 젊은 층이 인구 1만 명당 95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45~49세 중년층도 인구 1만 명당 4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KKH는 "최근 10년 사이 대마초 관련 진단 건수가 가장 많았고, 연간 증가 폭도 오랜만에 크게 뛰었다"고 밝혔다. 독일중독퇴치본부(DHS)의 분석은 더욱 심각한 상황을 보여준다. DHS에 따르면 "대마초 중독으로 입원한 환자 수가 2000년과 비교해 무려 7배나 증가했으며, 현재 알코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중독 환자를 유발하는 물질"이라고 지적했다.독일 정부는 지난해 4월, 대마초의 광범위한 사용 실태를 고려해 암시장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중독 환자 급증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지난 5월 출범한 새 정부는 규제 재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현재 독일 보건부는 우선적으로 의료용 대마초의 온라인 처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마초 판매는 계속 금지하고 직접 또는 공동 재배만 허용하는 현 제도 하에서, 처방전으로 의료용 대마초를 구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의료용 대마초 수입량은 3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연방 의약품·의료기기 연구소의 설명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온라인 처방 제한이 오히려 암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합법적인 경로를 통한 대마초 획득이 어려워질 경우, 불법 유통망을 통한 구매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독일의 대마초 합법화 정책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받는 사례로, 이번 중독 환자 증가 현상은 대마초 합법화를 고려하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할지, 그리고 그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SNS에 공유한 '충격의 영상'... 시리아 앵커의 절규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국방부 건물과 대통령궁 인근 군 본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가운데, 현장에서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던 시리아 국영방송 앵커와 기자가 공습 순간을 생중계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포착됐다.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주요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공습은 예고 없이 이루어졌으며, 국방부 건물을 배경으로 뉴스를 진행 중이던 시리아 국영 방송사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겼다. 영상 속 여성 앵커는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건물이 흔들리자 어깨를 움츠리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고, 현장에서 리포팅하던 남성 기자 역시 안전모를 붙잡고 몸을 낮추는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됐다.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 충격적인 장면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공유하며 "고통스러운 타격이 시작됐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시리아 보건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이번 공습의 배경에는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에서 벌어진 드루즈족 탄압이 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남부가 테러 거점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공격이 시리아 정부군의 드루즈족 탄압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드루즈족은 이슬람 시아파에서 갈라져 나온 아랍계 소수민족으로, 약 100만 명이 시리아, 이스라엘, 레바논, 요르단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시리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는 약 13만 명의 드루즈족이 살면서 1957년부터 이스라엘 군대에 의무 복무를 해오고 있다.지난 13일, 시리아 수웨이다에서는 드루즈족 민병대와 베두인 부족 간 충돌이 발생했다.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은 정부군을 파견해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정부군이 드루즈족 민병대와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드루즈족은 정부군 개입 이후 3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알샤라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수장 출신으로,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공동체를 모두 보호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종교적 반대 세력과 폭력적으로 대치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드루즈족 지도부는 이스라엘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 내 드루즈 시민들과 깊은 형제적 동맹을 맺고 있으며, 시리아 드루즈와도 가족적, 역사적 유대 관계가 있다"며 "시리아 드루즈족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시리아 국방부 등 주요 시설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태는 중동 지역의 복잡한 종교적, 민족적 갈등이 국제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시리아 내전 이후 불안정한 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군사적 개입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 프랑스, '쉬는 날'까지 팔아 빚 갚나?
프랑스 정부가 국가 재정 건전성 확보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명목 아래 공휴일 이틀 폐지를 제안하면서 프랑스 사회 전반에 걸쳐 거센 논란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 기조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국가 부채 감축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공공 지출 감소와 생산성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공휴일 폐지를 언급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인 5월8일과 부활절 월요일이 폐지 대상 공휴일로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 두 공휴일 폐지를 통해 연간 약 42억 유로(한화 약 6조7000억원)의 세수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바이루 총리는 현재 프랑스의 재정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지금 조치하지 않으면 그리스처럼 재정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퇴직 공무원 충원 비율을 3분의 1로 제한하여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안, 비효율적인 국가기관 정비, 처방약 보조금 축소 등 사회보장 지출 조정, 그리고 의료비 지출 구조 개편을 포함한 광범위한 긴축 조치를 제시했다. 또한, 국방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부처의 예산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여 지출을 억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모든 조치는 생산성 확대를 목표로 하며, 그 핵심에 연중 총 11일에 달하는 법정 공휴일 중 이틀을 폐지하는 안이 포함된 것이다.이러한 정부의 발표에 야권은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극우 국민연합(RN) 소속 장 필리프 탕기 의원은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에 출연하여 "마크롱 정권이 7년의 집권 동안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일하게 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공휴일이 단순히 '선물'이나 '공공 지출'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조직 체계"이며, 국가의 예산 절감과는 무관하다고 일갈하며 정부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특히 5월8일 종전 기념일의 공휴일 제외는 '역사적 망각'이라는 비판과 함께 야권의 반발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5월8일은 나치 독일이 연합군에 항복하며 유럽 내 2차 세계대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역사적인 날로, 프랑스에서는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고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는 중요한 국가적 기념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토마 포르트 의원은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제안을 "완전한 스캔들"이라고 맹비난했으며, 녹색당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 역시 엑스에 "나치즘에 대한 승리 기념일을 더 이상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데 이 제안을 정확히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라고 반문하며 정부의 역사 인식을 문제 삼았다. 강성 노조인 노동총동맹(CGT)의 소피 비네 사무총장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극우 세력이 권력의 문턱에 선 상황에서 총리가 나치에 맞서 승리한 날을 폐지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노동계의 전면적인 투쟁을 예고했다.이러한 거센 비판에 대해 정부는 역사적 선례를 들어 반박했다. 뱅자맹 아다드 유럽 담당 장관은 "드골 장군이 과거 5월8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한 바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제안이 전례 없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실제로 프랑스는 1946년부터 5월8일을 기념해왔지만, 공식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그로부터 5년 후였다. 1959년 드골 대통령 시절에는 경제적 이유로 5월8일이 공휴일에서 폐지되었고, 1975년에는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이 기념식 자체를 없애기도 했다. 그러나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시절에 다시 공휴일로 복원되면서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정부는 야권의 거센 반발과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에리크 롱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정당들과 논의 과정에서 계획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히며, 공휴일 폐지 제안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기조와 관련하여 모든 정당과 폭넓게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의회의 불신임을 피하고 예산안 통과를 위해 그간 바이루 정부에 협력해 온 사회당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이번 공휴일 폐지 제안은 프랑스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반영하는 긴축 성격의 예산 구상이다. 현재 프랑스의 국가 부채는 GDP 대비 114%에 달하며, 이는 유로존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또한, 재정적자도 지난해 기준 GDP 대비 5.8%에 달해 유럽연합(EU)이 권고하는 기준치인 3%를 한참 초과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내년까지 적자를 4.6% 수준으로 낮추고, 2029년까지는 3% 이하로 줄인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공휴일 폐지를 통한 세수 확보는 이러한 재정 건전성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수단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단순히 경제적 논리를 넘어 역사적 의미, 사회적 가치, 그리고 국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프랑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시민사회 간의 치열한 논쟁과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트럼프의 '콜라 취향'이 바꾼 코카콜라 맛, 매출은 '울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남다른 '콜라 마니아' 면모가 결국 코카콜라의 제품 정책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진짜 케인 슈가를 미국 내 코카콜라에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코카콜라사와 논의해왔다"며 "그들은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의 개인적 선호가 글로벌 기업의 제품 생산에 반영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대신, 다이어트 콜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콜라 버튼'을 설치해 비서관에게 콜라를 가져오도록 지시할 정도로 콜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지난 1기 집권 당시부터 이어져 온 이 '콜라 버튼'은 그의 상징적인 이미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가 요구한 '케인 슈가(cane sugar)'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으로, 미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과 달리 전통적인 설탕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트럼프의 이러한 요청은 코카콜라가 미국 시장에서 특정 소비자층의 기호를 반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콜라 사랑이 코카콜라 매출에 항상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그의 강경한 정책과 발언에 대한 반감이 오히려 코카콜라 불매 운동으로 번지며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히는 역설적인 상황도 발생했다.대표적인 사례는 덴마크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고 위협하자 덴마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코카콜라를 비롯한 미국 브랜드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덴마크와의 동맹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이러한 반미 정서는 더욱 고조되었고, 불매 운동은 재점화됐다. 덴마크 국민들은 미국산 탄산음료 대신 자국산 제품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덴마크의 '졸리콜라'는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3배나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였다.멕시코에서도 트럼프 발 무역 전쟁과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코카콜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멕시코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 병입 업체인 코카콜라 펨사(FEMSA)는 "경제 활동 둔화와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1분기 멕시코 내 판매량이 5.4% 감소했다"고 공식 발표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기업 실적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시사했다.이러한 반트럼프 정서에 따른 코카콜라 보이콧 현상은 미국 내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추방을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며 연일 강경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코카콜라가 불법 이민자를 신고했다는 내용의 AI(인공지능) 생성 영상이 유포되면서 미국 내 히스패닉계 소비자들의 대규모 코카콜라 보이콧이 촉발됐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해당 영상이 "완전한 거짓"이라고 강력히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에는 영향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AI가 생성한 가짜뉴스와 정치적 양극화가 기업에 미치는 파급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인적인 기호로 코카콜라의 제품 성분 변화를 이끌어내는 영향력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그의 정치적 행보가 글로벌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 코카콜라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양면성을 드러냈다. 이는 정치적 인물의 개인적 선호와 정책적 결정이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에 얼마나 복합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