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레오 14세, 공식 직무 시작..‘화합과 단결’ 강조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가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를 통해 제267대 교황으로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각국 대표단 약 150여 개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으며, 바티칸은 성 베드로 광장과 주변에 모인 인원을 약 20만 명으로 추산했다.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미사에서 처음으로 교황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성 베드로 광장에 등장해 군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그는 먼저 성 베드로 대성전에 입장해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의 무덤을 참배하며 신성한 직무를 시작했다. 이어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제단으로 올라가 본격적인 즉위 미사를 집전했다.이날 미사의 하이라이트는 교황 권위의 상징인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착용 의식이었다. 팔리움은 흰 양털로 만든 어깨띠로, 잃어버린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를 상징한다. 한때 38cm 높이의 교황관이 즉위 미사에 사용됐으나 1978년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이 교황관 착용을 거부한 이후 팔리움이 교황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 의식물이 됐다. 레오 14세는 도미니크 맘베르티 모추기경으로부터 팔리움을 전달받았다.또한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자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후계자임을 상징하는 중요한 권위의 상징이다. 성 베드로가 어부였던 데서 유래했으며, 모든 교황은 각자의 고유한 반지를 갖는다. 레오 14세 교황의 반지 바깥면에는 성 베드로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으며, 안쪽에는 ‘LEO XIV’와 교황 문장이 각인되어 있다. 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순금 대신 금 도금 반지를 선택했다. 교황은 오른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잠시 기도에 잠긴 뒤 두 손을 모아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이후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다양한 국적의 신자 12명이 교황 앞으로 나와 복종을 맹세하는 의식이 이어졌다. 이 의식은 전 세계 신자들이 교황을 정당한 지도자로 받아들이고 따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레오 14세는 자신의 첫 강론에서 이탈리아어로 “사랑과 일치, 이 두 가지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사명의 핵심”이라며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일치(unity 또는 united)’를 7차례, ‘화합(harmony)’을 4차례나 언급하며 가톨릭 교회의 내적 단합과 화합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소망은 하나 된 교회가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로 분열된 가톨릭 내부의 통합을 희망했다.미사에는 미국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각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이어 3주 만에 다시 바티칸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미사 전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두 사람은 올해 초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였던 이력이 있어 화제가 됐다.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예고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압박에 나서고 있어, 바티칸이 후속 종전 협상 장소로 물밑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6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만에 고위급 대면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교황청은 바티칸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후속 종전 협상 장소로 제공할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즉위 미사가 끝난 직후 레오 14세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각국 정상과 고위급 인사를 접견하며 국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외교적 역할을 본격화했다.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는 약 20만 명의 신자와 시민들이 모여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하며 새로운 가톨릭 시대의 시작을 함께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가톨릭계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그의 임기 동안 교회의 통합과 평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롤렉스 대신 까르띠에? '시계 거품' 꺼지고 주얼리로 대이동
글로벌 부유층의 소비 패턴이 고급 시계에서 최고급 주얼리로 급격히 이동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형성된 풍부한 시장 유동성으로 인한 고가 소비재 구매 열풍의 여파로, 특히 시계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스위스 럭셔리 그룹 리치몬트는 2025 회계연도 1분기(1~3월) 51억 700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주얼리 메종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이 주요 원동력이 됐다. 2025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214억 유로로, 전년 대비 4% 성장했으며, 특히 주얼리 부문은 8%의 성장률을 보이며 리치몬트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리치몬트는 반클리프앤아펠, 까르띠에, 부첼라티 등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브랜드의 호실적이 그룹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피아제와 로저드뷔 등이 포함된 스페셜리스트 워치메이커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리치몬트 측은 "글로벌 시계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위축됐으며,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급 시계가 주얼리와 달리 장기적 투자 또는 평생 소장품으로 인식되는 특성 때문에 수요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상황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교체 착용하는 주얼리나 가방과 달리, 시계는 한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글로벌 럭셔리 제품 부문 책임자인 루카 솔카는 "코로나19 이후에는 개와 고양이까지 시계를 살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다"며 "그 과잉 수요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계 시장은 앞으로도 한동안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업계 관계자들은 리치몬트 그룹이 시계 의존도를 낮추고 주얼리 부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럭셔리 패션과 가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주얼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향후 사업 전망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AJ벨의 투자이사 러스 몰드는 "스위스 프랑 강세, 금값 상승, 관세 압력 등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회사가 심각한 외부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요한 루퍼트 리치몬트 회장 역시 "지속되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높은 유연성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럭셔리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가 단기적 현상이 아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MZ세대 부유층을 중심으로 '과시적 소비'보다는 '가치 투자'로서의 럭셔리 제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시계보다 희소가치와 자산 가치를 동시에 지닌 고급 주얼리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테슬라 모델Y 관심 있다던 소비자들, 알고 보니 혼다·포드도 '몰래' 알아보고 있었다
미국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 JD파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테슬라에 대한 선호도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JD파워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향후 12개월 내 신차 구매 또는 리스 계획이 있는 8,164명의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4%는 전기차 구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으며, 35%는 "다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작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는 수치로,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준다.그러나 주목할 점은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테슬라만을 유일한 선택지로 여기지 않고,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을 비교 검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JD파워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때 평균 2.9개의 브랜드를 교차 쇼핑하는 반면, 내연기관 차량은 평균 2개 브랜드만 비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테슬라의 주력 모델인 모델Y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조차 혼다, 포드, BMW, 토요타, 캐딜락 등 다른 브랜드의 차량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결과로 분석된다.JD파워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테슬라가 누려온 독점적 지위는 이미 상당 부분 약화된 상태다. 이는 테슬라가 초기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던 '독점 시대'가 사실상 종말을 맞이했음을 의미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테슬라의 주가는 미중 무역 긴장 완화 소식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 결과와 주가 흐름 사이의 이러한 괴리는 테슬라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JD파워는 이를 두고 테슬라가 "중력을 거스르고 있다"고 표현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 변화가 결국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테슬라는 기술적 우위와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한편, 이번 조사는 미국 시장에 국한된 것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의 위치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특히 중국과 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의 소비자 동향은 미국과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있어, 테슬라의 글로벌 전략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 푸틴, 젤렌스키 '바람' 맞춰..‘3국 정상회담’ 불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만에 다시 마주한 협상 테이블이지만, 진정한 종전을 향한 실질적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협상 대표단을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파견할 것을 명령했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구해 온 정상 간 회담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조치이기도 하다.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로 향했다. 그는 이미 푸틴이 참석하지 않을 경우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기에, 이번 방문 역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회담만 가진 후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번 이스탄불 회담은 사실상 양측 실무진 간의 대면 협의로 국한되게 됐다.이번 협상에 대한 서방 언론과 외교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비관적이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측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하급 관리'들을 대표단에 포함시켰다고 평가하며, 이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특히 대표단 단장으로 지명된 메딘스키는 2022년 전쟁 발발 초기 이스탄불 협상 당시에도 같은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를 재등판시킨 것은 이번 협상이 과거 결렬된 논의의 단순 연장선이며, 러시아가 협상 조건을 새롭게 조정할 의사가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당시 작성된 협상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 군사 지원 중단, 군사력 대폭 감축, 주권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금은 러시아가 당시보다 점령한 영토가 적고,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서방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시 거부했던 조건들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 뒤에는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는 인식이 협상에 대한 비협조적 태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전세에 대해서는 논란이 크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 16개월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1%만 추가 점령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40만 명의 병력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재정 지원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소모전을 지속하면 결국 러시아에 유리한 국면이 올 것이라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유지도 푸틴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푸틴은 협상에는 응하는 모양새를 취하되 실질적인 진전을 차단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타티야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방어선의 점진적 붕괴와 함께 국내 정치적 균열을 기대하고 있으며,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반대로 러시아가 협상에 성실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푸틴의 불참에도 튀르키예를 찾은 것은 협상에 대한 성의가 부족한 쪽이 러시아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다. 앙카라에만 머물다 귀국하는 일정 또한 이번 협상이 2022년 협상과는 별개의 것이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상징적 조치라는 평가다.실제로 이스탄불 회담은 영토 문제, 안보 보장 등 본격적인 쟁점을 논의하기보다는,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놓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장이 되고 있다. WSJ는 "양측이 평화협정 체결에는 관심이 없고, 서로 진전을 위한 의지가 있다는 이미지만 보여주려 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을 두고 '이상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노바야 연구원 역시 "이번 협상이 실질적인 휴전이나 평화로 이어지기보다는 '정치적 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이번 협상의 유일한 변수는 미국의 태도다. '취임 후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했으나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러시아를 향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문제의 조속한 정리를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자지구 휴전, 이란 핵협상, 미중 무역 분쟁 등 복잡한 외교 과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사안을 빠르게 해결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한편 유럽연합(EU)은 이날 러시아의 우회 원유 수출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그림자 선단'에 속한 유조선 약 200척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제17차 대러 제재안에 합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SNS에서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현재 제18차 제재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결과적으로 이번 이스탄불 협상은 양국의 이견이 뚜렷한 가운데, 본격적인 평화 협상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서로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만 드러낸 채, 실질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안갯속에 머물고 있다.
- 日 오사카 엑스포서 韓 국민음료 맥콜이 추방당한 이유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 중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에서 한국의 대표적 보리 탄산음료인 '맥콜'의 판매가 돌연 중단됐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계열 기업의 제품이라는 이유에서다.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오사카 엑스포 박람회장 내 한국 제품 판매 부스에서 K팝 굿즈, 화장품, 식품 등과 함께 판매되던 맥콜이 최근 진열대에서 사라졌다. 이는 해당 부스에 진열된 맥콜 사진이 4월 말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면서 "통일교 관련 기업 제품이 엑스포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된 결과다.논란이 커지자 일본 국제박람회협회는 해당 부스를 운영하는 도쿄 소재 한국 식품 수입·유통 업체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협회 측은 "업체는 해당 제품이 통일교 계열사에서 제조된 것인 줄 몰랐다고 한다"며 "논란이 되자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맥콜은 가정연합 계열사인 식음료 기업 '일화'의 대표 제품으로, 1982년 출시된 한국 최초의 보리 탄산음료다. 산케이는 맥콜에 대해 "마니아층이 있는 한편 특유의 맛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콜라'라는 별명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1980년대에 널리 판매됐고 가수 조용필이 출연한 광고가 방송된 시기도 있었지만, 캔이 파열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현재는 일부 한인 슈퍼마켓 등에서만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1954년 한국에서 설립된 가정연합(구 통일교)은 1964년부터 일본에서 종교 법인으로 인가받아 활동해왔다. 그러나 신도들에게 고액 헌금을 강요하거나 조상들의 고통을 없애고 후손이 잘되려면 '영적 물건'을 사야 한다며 고가의 물건을 강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특히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막대한 헌금을 하면서 가정이 파탄 났다"고 범행 배경을 밝히면서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 통일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급격히 고조됐다.결국 도쿄 지방재판소는 지난 3월 25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청구한 가정연합 해산 명령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유례없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며 종교법인법을 근거로 해산을 명령했다. 헌금 피해를 본 사람이 1500명을 넘고 피해액도 204억엔(약 20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이 주요 이유였다.이번 맥콜 판매 중단에 대해 가정연합 계열 단체의 법률대리인인 도쿠나가 신이치 변호사는 "외국 제품까지 배제하는 것은 과잉 반응일 뿐 아니라 혐오 표현"이라며 "일본인은 사회적 편견의 무서움에 대해 냉정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한편, 맥콜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64억 캔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음료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세계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독특한 보리 향과 맛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음료지만, 일본에서는 가정연합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이번 사태는 종교 단체의 사회적 논란이 관련 기업의 제품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로, 종교와 경제 활동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국제 행사에서 특정 종교 단체와의 연관성을 이유로 제품 판매가 중단된 것은 국가 간 문화적, 종교적 인식 차이가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美·中, 관세전쟁 극적 타협..대중관세 145%→30%
미국과 중국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극적으로 관세 협상에 합의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미국은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를 최대 145%에서 최소 30%로 낮추기로 했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최소 125%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과 같은 비관세 보복 조치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는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양국 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한 실용적인 결정으로 분석된다.이번 협상의 핵심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45%의 추가 관세를 30%로 대폭 인하한 것이다. 이 145%의 관세는 기존의 125% 상호관세와 중국의 펜타닐(합성 마약) 수출 방치에 대해 부과된 징벌적인 성격의 20% 관세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은 펜타닐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125%의 상호관세는 1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5월 14일부터 90일 동안만 유효하며, 이후 추가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호관세율은 34%로 돌아갈 예정이다.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125%의 보복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시행된 34%의 관세 중 24%를 유예하는 내용이다. 이 조치 역시 90일간 적용되며, 양국은 향후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보다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다.이번 협상은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그리고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 담판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협상은 10일부터 시작되어 이틀 동안 진행되었으며, 양측은 급격히 상승한 초고세율 관세를 모두 유예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협상 종료 후 베선트 장관은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으며, 허리펑 부총리는 이번 협상이 양국 간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되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이 협정을 통해 무역 전쟁의 피해가 더욱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양국의 경제적 안정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몇 달 동안의 관세 전쟁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주었으며, 특히 중국은 제조업 위축과 수출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양국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평가된다.협상에서는 미국과 중국 모두 "디커플링(경제적 분리)"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두 나라가 서로의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을 이어갈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로, 시장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협상이 발표된 후 금융시장은 큰 반응을 보였으며, 미국 S\&P500지수는 2.8% 상승하고 달러 가치는 0.7% 뛰었다.또한, 이번 협정은 중국의 제조업 위기와 관련이 깊다. 최근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202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악화되었으며, 중국 수출 업체들은 창고에 재고가 쌓여가며 미국 이외의 대체 시장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국립대의 버트 호프만 교수는 중국이 협상이 없으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실용적인 판단을 내리고 협상에 나섰다고 분석했다.양국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보다 영구적인 무역협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협정은 펜타닐 문제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 협력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 양국 간의 경제적 관계는 더욱 긴밀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이 협정은 양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들은 급격한 정책 변화로 인해 혼란을 겪을 수 있으며, 각국의 원부자재 공급처 변경, 투자계획 조정 등의 논의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향후 일정 기간 동안 불확실성 속에서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 논의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며, 향후 경제 무역 관계에 대한 논의를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협상 결과가 미·중 관계 및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젤렌스키, 푸틴에 초강수..‘이스탄불로 와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직접적인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휴전 협상에 전격 나설 뜻을 내비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를 수용하며 본격적인 담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새벽 성명을 통해 “중재자 없이 정상 간 직접 만나 휴전을 논의하자”며 협상 날짜로 15일, 장소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밤, SNS 엑스(X)를 통해 “나는 목요일 이스탄불에서 푸틴을 기다릴 것”이라며 “이번엔 러시아가 핑계를 대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답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의 기조였던 '선(先)휴전, 후(後)협상' 입장에서 다소의 선회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전쟁을 종식하는 첫 단계는 휴전”이라며, 러시아에 휴전 수용을 촉구했다. 실제로 그는 전날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들과 키이우에서 회동하며 러시아에 대해 12일부터 30일간의 휴전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푸틴의 직접 담판 제안이 나온 직후, 젤렌스키는 이에 응하며 본인이 직접 회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이 같은 입장 변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푸틴의 협상 제안에 우크라이나는 즉각 응해야 한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동시에 그는 푸틴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협상 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평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협상장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협상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이스탄불 회담에 본인이 직접 나설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간 푸틴은 여러 차례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해 왔지만, 이는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부활절 30시간 휴전’, ‘전승절 72시간 휴전’ 등을 전격 발표했으나, 정작 실질적인 평화 협상에는 나서지 않은 전례가 있다. 특히 이번 푸틴의 제안도, 전날 유럽 4개국이 “30일간의 휴전 요구를 거부하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푸틴이 실제로 이스탄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젤렌스키 역시 튀르키예로 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휴전 협상의 포문이 열릴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며, 열린다 하더라도 양국 정상급 회담으로 성사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현재로서는 어떤 급의 인사들이 협상에 나설지, 실무 또는 외교 채널을 통해 논의가 이어질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한편, 미국은 이번 회담을 중요한 외교적 기회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할 태세다.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4\~15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비공식 외무장관 회담 참석차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 일정과 맞물려 이스탄불에서 열릴 수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에도 참여하거나, 최소한 이를 조율하는 데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휴전 협상 진전에 외교적 명분을 실으면서도, 양측의 평화 의지를 현실적으로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현재 우크라이나는 동부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지속하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양측 최고지도자가 직접 마주 앉는 기회가 되며, 유럽 안보 지형 전체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러한 회담 자체가 또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로 소비되고 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향후 며칠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미국과 튀르키예 등 관련국들의 움직임은 협상 성사 여부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 3년 차를 맞이한 지금, 긴 고통의 터널 끝에서 실낱같은 평화의 가능성이 움트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정치적 셈법, 국제사회의 압력, 당사국 내부 여론이라는 복잡한 장기판 위에서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움직여야 할 외교전의 시작이기도 하다.
- 美中 첫 고위급 협상에 달러 강세·금값 하락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첫 고위급 관세 협상에서 양측 모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히며 금융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던졌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고, 달러화 가치와 국제 유가도 상승 반전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하락세를 보였다.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시간 12일 오전 9시 8분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선물이 전장 대비 1.242%, 나스닥 100 선물이 1.638% 각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 역시 1.016% 오르며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이번 협상은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제네바에서 진행됐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이 협상단을 이끌었다. 협상 종료 후 베선트 장관은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낙관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허 부총리 또한 회담이 "솔직하고 건설적이었으며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으며, 12일 양국이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이번 회담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경제·무역 협상을 위한 새로운 협의 메커니즘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45%에 달하는 추가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125%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이와 같은 고율 관세 해소를 위한 첫 발걸음이 이뤄졌는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관세 완화 기대감은 외환시장과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 가치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전날 한때 100.086까지 하락했다가 상승 반전해 0.228포인트 오른 100.567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전장 대비 0.310% 상승한 145.82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0.44% 오른 배럴당 61.2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0.39% 오른 64.16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이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지속된 무역 불확실성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며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관세 전쟁으로 인해 그동안 수요가 급증했던 안전자산 금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1.18% 내린 온스당 약 3,285달러로 거래되며 긴장 완화 국면을 반영했다.이번 협상에 대해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미중 간 보다 큰 협상을 위한 프레임워크가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페퍼스톤그룹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미중 협상 전 위험자산 보유를 줄여왔지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다시금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회복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할 것”이라며 “지금은 대답보다는 질문이 많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아시아 금융시장도 이번 협상 결과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 18분 기준, 국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47%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도 0.23% 오르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미중 협상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이번 협상의 실질적인 성과와 향후 양국 간 추가 협상 내용은 공동 성명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금융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트럼프 보고있나?" 시진핑·푸틴 밀착 과시.. ‘반미 공조’ 촉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한반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제시했다. 두 정상은 “미국과 나토가 아시아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시도를 목격하고 있으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방의 북한에 대한 강압적인 제재와 압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는 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날 회담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중국·러시아 간의 삼각 연대가 더욱 강화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와 군사 동맹을 맺고, 1만5000여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는 등 양국 간의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졌다. 이에 따라 중·러 정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 더욱 깊이 논의하고, 공동성명에 북한을 언급하기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15년 이후 10년 만에 러시아 전승절에 참석한 시진핑이 푸틴과의 회담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푸틴과 시진핑은 서로를 "오랜 동지"와 "친애하는 동지"라고 부르며,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이를 함께 맞서 싸울 것임을 강조했다. 시진핑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특별한 책임을 짊어지겠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해 강력히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또한, 푸틴은 "중국 친구들과 함께 신(新)나치주의와 군국주의의 재발현에 대응하겠다"고 언급하며, 양국 간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을 밝혔다.이번 회담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밀접하게 러시아와 협력하려 했던 시도와 맞물려, 글로벌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시진핑은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할 예정이며, 중국군의 규모는 외국군 중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은 이 군사 퍼레이드가 두 나라의 긴밀한 군사적 협력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푸틴은 회담 후 성명에서 "이번 회담은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 위기의 지속 가능한 해결을 위해서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반러·반중을 내세운 국가 간 블록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나토의 확대와 한국 및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를 했다.시진핑은 중·러 관계를 ‘발전의 동반자’이자 ‘국제 정의 수호자’로 규정하며, 양국의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임을 예고했다. 시진핑은 또한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고 양국의 지도자로서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두 나라의 정상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미국과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그들이 맞서고 있는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푸틴은 또한 7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은 국방 관계 강화와 군사기술 협력 확대 등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했으며, 이는 북한과 이란이 맺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과 유사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에너지 협력 분야에서 베네수엘라와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을 밝혔고, 마두로는 선거 조작과 언론 탄압 등으로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사실상의 독재자다.한편, 북한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으며, 대신 대사급 인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북한군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노골적으로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북한과의 별도 접촉 가능성도 언급하며, 양국 간의 관계는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닭발·돼지 귀' 中 수출길 막혀 농가 '발동동'
미국 농가들이 중국의 보복관세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닭발, 돼지 귀, 생선 머리와 같은 식품 부산물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러한 부산물은 중국에서는 인기 있는 식재료지만 미국 내에서는 대부분 폐기물로 취급되어 대체 시장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가금류·돼지 농장 등에서 생산되는 부산물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미국 농가들은 새로운 판로 모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무역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해 미국은 2억 9000만 달러(약 3900억 원) 규모의 닭발을 중국에 수출했으며, 이는 미국이 수출한 전체 닭발 규모의 69%에 달한다.미국 가금류·계란 수출협회(USAPEEC)의 그렉 타일러 회장은 "최근 중국이 부과한 관세로 닭발과 닭 수출이 제로(0)에서 최소한의 범위로 감소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표했다. 그는 "최대 고객을 잃으면서 관세율이 낮아질 때까지 닭발을 냉동 보관하거나 동물 사료로 전환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문화적 차이가 이번 무역 분쟁의 영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닭발은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폐기물로 간주되지만 중국에서는 콜라겐이 풍부한 별미로 인식된다. 중국 요리에서 닭발은 딤섬과 절임 간식부터 국물 요리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 인기 식재료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로 인해 미국 농가들은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대체 시장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돼지 부산물 시장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 육류 수출 협회(USMEF)에 따르면 2024년 돼지 귀, 발굽, 내장과 같은 돼지 부산물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이번 추가 관세로 중국의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실질 관세율은 무려 172%까지 상승한 상태다.USMEF는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돼지 한 마리당 약 810달러(약 11만~13만 원),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USMEF의 에린 보러 경제분석 부회장은 "중국은 돼지 발, 머리, 위, 창자 등의 최대 구매국으로, 다른 어떤 고객보다 높은 가격에 엄청난 물량을 구매해왔다"며 "현재 중국용 생산 파이프라인에 있는 제품들의 새 판로를 찾기 위한 광란의 스크램블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생선 부산물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켄터키주 최대 생선 수출업체 중 하나인 투 리버스 피셔리스의 안지 유 대표는 "중국의 미국 제품 관세 발표 직후 모든 생선 머리 주문이 취소됐다"며 "올해 약 20%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 총 160만kg의 아시아 잉어를 가공했으며, 중국은 잉어 머리의 유일한 시장이었다고 밝혔다.미시간주립대학교의 데이비드 오르테가 식품경제학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인들은 살코기를 선호해 이러한 부산물에 대한 수요는 중국 소비자들과 상호보완적"이라며 "멕시코나 캐나다 같은 다른 시장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규모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수출 시장 상실과 더불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비료, 해충 방제 화학제품, 농기구 등의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농가들에게 이중고를 안겨줄 전망이다. 농업운송연합의 피터 프리드만 사무총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완전한 위기 상태"라며 "회원들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미국과 중국은 오는 10일(현지 시간) 스위스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이 진정한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실질적 대화가 진행될 수 없다"며 "합의를 위해 원칙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샌프란시스코대학 중국 비즈니스연구 이니셔티브 임원 케르 깁스는 "미국 자동차 회사와 소매업체, 소비자 모두 절벽으로 치닫고 있다"며 "(협상이 길어질 경우) 미국과 중국 모두 대규모 파산과 일자리 감소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농가뿐만 아니라 양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