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LG 비켜!'…식품회사 풀무원, 김치냉장고로 도전장 내민 진짜 이유
'두부'와 '나물'만 팔아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바른먹거리'의 대명사 풀무원이 '가전(家電)'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식품 사업의 성장 한계라는 절벽 앞에서, 단순 식품 제조사를 넘어 '푸드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생존을 건 도박을 시작한 것이다.풀무원의 변신은 필연에 가까웠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다 못해 식료품 지출부터 줄이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식료품 소비 지출은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짠물 소비'가 현실화됐음을 증명했다. 이는 풀무원의 실적에 직격탄이 되었다. 매출은 꾸역꾸역 늘었지만(전년비 4.5%↑), 정작 손에 쥐는 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영업이익 5.2%↓)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근본적인 문제는 풀무원의 주력 사업이 가진 '저마진 구조'에 있다. 두부, 나물 등 신선식품은 마진이 박할뿐더러,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장 물류망에 막대한 고정 비용이 들어간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사업 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것이다. 반면 가전은 부가가치가 높고, 구독 서비스 등과 결합해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지닌 매력적인 시장이었다.이에 풀무원은 2021년, 자사 간편식(HMR)을 최적으로 조리하는 '스팀쿡' 에어프라이어를 선보이며 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AI 음식물처리기,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김치냉장고까지 출시하며 조리부터 보관, 처리까지 주방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풀무원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다. 이미 김치냉장고 시장은 위니아(점유율 40%)와 삼성, LG라는 '골리앗'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레드오션이다. 식품 회사가 만든 가전이라는 꼬리표를 단 '다윗' 풀무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였다.풀무원의 전략은 '정면승부'가 아닌 '틈새 공략'이다. 대기업들이 주목하지 않는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디자인, 자사 식품에 최적화된 전용 조리 모드, 그리고 '건강과 안전'이라는 풀무원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가전에 그대로 이식했다. '풀무원 식품을 가장 맛있고 건강하게 즐기려면 풀무원 가전을 써야 한다'는 공식을 만들겠다는 야심이다.이 전략은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전 매출은 전년 대비 32%나 급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물론,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라는 현실적인 한계는 명확하다.결국 전문가들은 풀무원 가전 사업의 성패가 '식품과의 연계 강화'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가전제품을 파는 하드웨어 판매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식품 구독 서비스와 가전 렌탈을 결합하는 등의 방식으로 풀무원만의 '락인(Lock-in) 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풀무원은 '두부 파는 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의 주방을 지배하는 '푸드 솔루션'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이재명 정부, 'K컬처'에 5.7조원 올인…'국력 5강' 향한 역대급 베팅 시작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아 'K이니셔티브'를 국가 핵심 비전으로 선포하며 '국력 5강'을 향한 야심찬 항해를 시작했다. 과거의 모방 국가 이미지를 벗고, 문화와 산업 전반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K팝과 드라마로 지펴진 한류의 불씨는 이제 K푸드, K뷰티, K리테일 등 산업 전반으로 옮겨붙으며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특히 K푸드의 약진은 괄목할 만하다. 작년 라면, 과자, 냉동김밥 등의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올해는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액 100억 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해외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이며, 농심 '신라면', 오리온 '초코파이' 등도 각국에서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SNS 챌린지 같은 문화 현상과 결합한 결과다.K뷰티의 성과 역시 눈부시다. 작년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를 넘어서며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과거 중국 시장에 편중됐던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일본, 유럽, 중동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등 대기업은 물론, 창의적인 중소·인디 브랜드들이 탄탄한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이러한 K브랜드의 글로벌 확산 뒤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GS25, CU 같은 K리테일 기업들의 숨은 공로가 크다. 이들은 '전문무역상사'로서 해외에 동반 진출해, 수출 경험이 부족한 수많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판로를 개척해주는 '수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쿠팡,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까지 가세하며 K제품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하지만 이런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업계에서는 국가별로 상이하고 복잡한 통관·검역 절차 간소화, R&D 지원 확대, 기능성 화장품 광고 문구 같은 낡은 규제 완화 등 정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내년도 K컬처 관련 예산을 5조 7천억 원으로 대폭 증액하고, 금융 지원과 연관 산업 육성을 통해 '문화수출 50조 원 시대'를 열겠다며 강력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기업의 혁신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너지를 내며 'K이니셔티브'가 대한민국을 새로운 성장 시대로 이끌고 있다.
- 우유 가격 70배 뻥튀기 성공한 '한국판 하겐다즈'의 비밀
지난 13일, 스스로를 '아이스크림 덕후'라 칭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제주도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컵을 깨끗이 비웠다. 그의 옆에는 1986년부터 제주에 뿌리내린 아일랜드 출신의 이어던 신부가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있었다. 이들이 함께 찾은 곳은 제주 한림읍의 작은 유가공업체 '미스터밀크'. 이곳에서 시작된 조용한 혁명이 대한민국 유제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미스터밀크의 대표 상품 '우유샌드'는 이미 제주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것만은 꼭 사야 한다"는 필수 선물로 자리 잡았다. 제주공항에서만 55만 개가 팔려나간 이 제품은, 일본 홋카이도의 전설적인 과자 '시로이 코이비토'에 견주어질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놀라운 맛의 비밀은 바로 이어던 신부가 운영하는 '성이시돌목장'의 유기농 우유에 있다. 젖소 700마리에게 유기농 풀 사료 '이탈리안 라이그래스'를 먹여 키워 얻어낸, 베타카로틴과 오메가3가 풍부한 고소한 원유가 매일 2~4톤씩 공장으로 공급된다.2014년, '한국판 하겐다즈'를 꿈꾸며 사업에 뛰어든 신세호 대표는 최고의 맛을 위해 2016년 이탈리아로 날아갔다. 현지에서 직접 치즈와 젤라토 기술을 배우고, 이탈리아산 설비를 통째로 들여오기로 결심했다. 최고의 원유와 최고의 기술, 모든 준비는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거대한 장벽에 부딪혔다. 바로 '자금'이었다.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이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 바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식품 모태펀드'였다. 정부는 미스터밀크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35억 원이라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 종잣돈을 발판 삼아 공장을 세운 미스터밀크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고, 그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2023년 3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24년 15억, 올해 상반기에만 23억 원으로 수직 상승했으며, 하반기에는 50억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미스터밀크의 성공은 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낙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고부가가치' 혁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리터당 1100원(유기농 1800원)에 불과한 우유 원유가 이들의 손을 거치면, 개당 4000원짜리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20개로 재탄생한다. 1100원이 8만 원으로 불어나는, 무려 50~7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마법'인 셈이다. 이는 단순한 우유 판매를 넘어 가공을 통해 엄청난 부를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이제 미스터밀크는 제주 감귤, 천혜향을 이용한 신제품 개발과 설비 증축을 위해 100억 원의 추가 투자 유치를 계획하며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세호 대표는 "제주 젤라또로 '한국판 하겐다즈'로 성장해 중국과 동남아 시장까지 석권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한 신부의 헌신과 한 대표의 열정, 그리고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만나 탄생시킨 '제주의 기적'이 글로벌 유제품 시장을 향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 국토부 장관의 고백 "내년, 내후년 수도권 주택 공급은 '절벽' 상태"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주택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무려 135만 채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연평균 27만 호, 즉 매년 1기 신도시 하나가 새로 생겨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물량이다.정부는 이번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인허가만 받고 실제 착공은 미루는 '유령 공급'을 막기 위해 공급의 기준을 '착공'으로 명확히 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직접 시행에 나서도록 하여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6만 채를 직접 공급한다. LH 아파트의 품질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민간 건설사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특히 주목할 점은 주택을 지을 땅을 확보하기 위해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의 노후 공공청사는 물론, 폐교 부지,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국·공유지, 심지어 도봉구의 성대야구장까지 주택 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실상 수도권 내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유휴부지를 주택 공급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하지만 이처럼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정부의 솔직한 고백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직접 "현재 수도권에 집이 부족하며, 특히 내년과 내후년 2년간 주택 공급이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아무리 착공을 서둘러도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2~3년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결국 정부는 공급이 현실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수요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규제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이는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라는 모순적인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는 배경이다. 우선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기존 50%에서 40%로 대폭 강화한다. 또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묶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의 길목을 차단했다.여기에 국세청까지 가세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 발생한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를 전수 검증하고, 대출 규제를 피해 자녀에게 자금을 편법 증여하는 '현금부자'들의 탈세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엄포를 놨다.결론적으로 이번 대책은 '미래의 대규모 공급'을 약속하는 동시에 '현재의 강력한 규제'로 시장을 억누르겠다는 정부의 이중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 입주 물량이 쏟아지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강력한 규제와 세무조사의 압박 속에서 숨 막히는 시간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 "SM, JYP 비켜!"…SK텔레콤, 성수동에 엔터사 차린 이유?
지난 3일,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한 동네로 꼽히는 성수동의 한복판. 새로 문을 연 'T 팩토리(T Factory) 성수'에서는 연신 축하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놀랍게도 이곳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의 꿈을 이룬 이들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아이돌 지망생이 아니었다. 30대 직장인부터 평범한 학생까지, 나이와 직업, 스펙을 불문한 일반인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이곳은 SK텔레콤이 야심 차게 선보인 가상의 K-엔터테인먼트사, 'T 엔터(T Ent.)'다. SKT는 Z세대에게 가장 친숙하고 매력적인 키워드인 'K-엔터'를 소재로, 누구나 아이돌이 되어 데뷔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전시 공간을 창조했다. 과거 홍대에서 운영하던 'T 팩토리'를 과감히 종료하고, Z세대 유동 인구가 밀집한 성수동에 약 2.6배 더 넓은 650평 규모로 새롭게 둥지를 튼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이전이 아닌, SKT의 대(對) Z세대 소통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T 팩토리 성수 1층에 들어서는 순간, 방문객은 '연습생'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각자의 개성을 담은 예명을 정하고 배번호표를 부착하면 본격적인 데뷔 과정이 시작된다. '무대 장악' 연습실에서는 실제 음악 방송처럼 여러 카메라 중 자신을 촬영하는 '빨간 불'을 찾아 시선을 맞추는 게임을 하고, '댄스' 연습실에서는 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신나는 리듬 게임을 즐기며 춤 실력을 갈고닦는다.이처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세 가지 미션을 완료하고 나면, 마침내 꿈에 그리던 '아티스트 계약서'에 서명할 자격이 주어진다. 실제와 흡사하게 만들어진 계약서에 직접 사인을 하고 도장을 찍는 순간, 방문객들은 마치 진짜 아이돌이 된 듯한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SKT가 이러한 체험을 기획한 배경에는 Z세대의 변화된 가치관이 있다. 김보미 SKT T팩토리 팀장은 "결과보다는 자신만의 방식과 과정을 중시하는 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해 'Draw your way(네 방식대로 그려봐)'를 핵심 콘셉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엔터 산업이 회사가 정한 엄격한 기준에 맞춰 스타를 육성했다면, 'T 엔터'는 정반대로 개개인의 개성과 자유로움을 존중하며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이곳의 매력은 아이돌 체험에서 그치지 않는다. 2층으로 올라가면 SKT의 최신 AI 기술력을 흥미롭게 체험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AI 포춘 포토' 존에서는 카메라가 방문객의 표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기자가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짓자, AI는 이를 '웃음'으로 인식하고 즉시 조명 색을 화사한 분홍색으로 바꿔주었다. 이 배경에서 네 컷 사진을 찍고 나면, SKT의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가 사진과 표정을 분석해 오늘의 운세를 재치있게 작성해준다.이 밖에도 'T 우주패스'의 할인 혜택을 '타이쿤' 게임 형식으로 풀어낸 팝업, AI 비서 '에이닷'이 상담 내용을 요약해주는 '핸즈프리 타로' 등 다채로운 체험이 가득하다. 지하 1층에서는 매월 '덕콘(콘서트)'과 '덕톡(토크쇼)'이 열려 Z세대의 발길을 이끌 예정이다.SKT는 홍대 T 팩토리 운영을 통해, 기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자랑하고 홍보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T 팩토리 성수는 매월, 매 분기 콘텐츠를 교체하는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되며, 성수동을 찾는 Z세대에게 늘 새롭고 트렌디한 '놀이터'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 3000번 어겨도 '영업폐쇄'는 단 1건…국민 배신한 프랜차이즈, 솜방망이 처벌에 웃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즐겨 찾는 치킨, 커피, 햄버거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위생 관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5년간 이들 업체에서 식품위생법을 위반하여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가 무려 3,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BBQ, BHC, 맘스터치, 메가커피 등 상위 20개 유명 브랜드의 위반 건수가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2,000여 건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믿고 선택하는 만큼, 그 배신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치킨, 카페, 햄버거 등 9개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총 3,133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되었다.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치킨'이 1,139건(36.4%)으로 가장 많은 위반 건수를 기록하며 위생 불량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뒤이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카페'가 617건(19.7%),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사랑받는 '햄버거'가 471건(15.0%)으로 심각성을 더했다. 그 외에도 떡볶이(330건), 피자(267건), 마라탕(219건) 등 다양한 업종에서 위생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이러한 위반 건수는 2020년 491건에서 2023년 759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올해 역시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해 위생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위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음식에서 벌레나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이 발견되는 '기준 및 규격 위반'이 1,158건(37%)으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가장 끔찍한 유형이 최다 위반 사례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기본적인 의무인 '위생 교육 미이수'가 968건(30.9%), 식재료 등을 비위생적으로 다루는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이 336건(10.7%)으로 뒤를 이었다.하지만 이렇게 수천 건의 위법 행위가 적발되어도 처벌은 대부분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 전체 위반 사례의 88.5%에 해당하는 2,772건이 가벼운 과태료 부과(46.3%)나 시정명령(42.2%)으로 끝났다.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영업정지'는 167건(5.3%)에 불과했으며, 5년간 단 1건의 '영업소 폐쇄'만이 있었을 뿐이다. 사실상 위생을 어겨도 큰 손해가 없다는 인식이 업계에 만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브랜드별로는 BBQ가 201건으로 가장 많았고, BHC(186건), 맘스터치(172건), 메가커피(158건), 컴포즈커피(153건), 굽네치킨(140건), 롯데리아(126건), 교촌치킨(122건) 등 소비자들이 믿고 찾는 대형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미화 의원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의 위생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되며, 책임 있는 자세로 직접 위생 지도와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 역대 최악 '2조원 임금체불'… 정부, 상습범에 '출국금지+재산압류' 철퇴 꺼냈다
대한민국이 '임금체불'이라는 심각한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4년 기준 누적 임금체불 총액은 2조 448억 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이 충격적인 수치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어떻게 증발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1조 1천억 원을 넘어서며 신기록 경신이 확실시되는 암울한 상황이다. 제조업, 건설업 등 현장 노동자들의 생계가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상황이 이처럼 악화하자, 정부가 마침내 '임금 절도'를 뿌리 뽑기 위한 전쟁을 선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충분히 줄 수 있는데 안 주고 버티면 아주 엄벌해야 한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한 '범정부 임금체불 근절 TF'가 칼을 빼 들었다. 목표는 명확하다. 2030년까지 임금체불 규모를 1조 원 수준으로 낮추고, 체불액 청산율을 9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정부 대책의 핵심은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에 머물지 않겠다는 것이다. 먼저, 사업주가 임금체불로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훨씬 크도록 경제적 제재를 대폭 강화한다. 기존 '3년 이하 징역'이었던 법정형을 횡령죄 수준인 '5년 이하 징역'으로 상향한다. 이는 임금체불을 단순 노사 문제가 아닌, 악의적인 재산 범죄로 규정하겠다는 명백한 신호다.오는 10월 23일부터 시행되는 '상습체불 사업주 근절법'은 이번 대책의 화룡점정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는 피해 노동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반의사불벌죄 폐지). 또한, 체불액의 최대 3배까지 물어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고, 출국금지까지 가능해진다.'한 번만 걸려도 끝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다. 과거에는 3년간 2회 이상 유죄 판결을 받아야 명단이 공개됐지만, 이제는 단 1회 유죄 판결만으로도 '악덕 사업주'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다. 명단 공개는 시작에 불과하다. 신용제재 대상에 포함돼 대출길이 막히고, 정부의 각종 정책자금 융자나 보조금 지원에서도 즉시 배제된다.피해 노동자를 위한 보호 장치도 두터워진다.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밀린 월급을 먼저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의 지원 한도가 기존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두 배 늘어난다. 이렇게 지급된 돈은 근로복지공단에 신설되는 '회수전담센터'가 국세 체납에 준하는 수준으로 끝까지 추적해 징수한다.고질적인 하도급 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건설·조선업부터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공사비와 임금을 분리해 관리하는 '임금구분 지급제'를 통해 중간에서 임금이 사라지는 것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마지막으로, 전체 임금체불액의 40%를 차지하는 '퇴직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한다. 이는 노동자의 노후를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성과를 점검하며 '일한 만큼 반드시 대가를 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게임업계, '억' 소리 나는 연봉으로 인재 쟁탈전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며, 치솟는 인건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재 확보 전쟁'에 나섰다. 특히 평균 연봉 1억 원을 웃도는 업계의 높은 처우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게임업계의 인건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10곳의 합산 인건비는 2019년 대비 78.3%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5%에서 29.9%로 커졌다. 인건비가 가장 큰 고정비용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채용 확대는 단순히 몸집 불리기가 아닌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업계 관계자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일부 개발 업무를 대체할 수 있지만, 게임 기획이나 콘텐츠 개발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이를 구현할 젊은 개발자 확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입 공채를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 수혈'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은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인력 채용을 진행한다. 오는 15일까지 2025년 채용형 인턴십 프로그램 '넥토리얼' 지원자를 모집하며, 넥슨코리아, 넥슨게임즈, 넥슨유니버스 3개 법인이 게임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등 9개 부문에서 인턴을 선발한다. 특히 능력 검증 시 정규직 전환에 인원 제한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등 주요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카카오그룹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오는 8일부터 지원서 접수가 시작되며, 세 자릿수 신입사원 채용을 목표로 한다.글로벌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슈퍼센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직군 대규모 채용을 실시한다.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7일까지 AI, 게임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등 게임 개발 전 영역과 모바일 게임사업, 마케팅 등 50개 직군에서 경력·신입·인턴을 가리지 않고 세 자릿수 인재를 영입할 계획이다.NHN은 지난달 하반기 공개채용 접수를 마감하고 전형을 진행 중이며, 넷마블은 대학생 서포터즈 '마블챌린저'를 통해 미래 게임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마블챌린저 수료생 중 약 60%가 게임업계에 진출하는 등 실질적인 커리어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게임업계의 인재 확보 경쟁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다가온다. 지난해 넥슨코리아는 평균 연봉 1억 2,2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시프트업(1억 3,000만 원), 크래프톤(1억 900만 원), 엔씨소프트(1억 800만 원) 등 주요 게임사들이 억대 연봉을 자랑한다. 카카오게임즈(8,800만 원), 넷마블(7,700만 원) 등도 높은 연봉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창업, 성장, 위기…상황 따라 골라 쓰는 '10조원 맞춤 대출' 나온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속에서 묵묵히 버텨온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대규모 지원책을 내놨다. 핵심은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소상공인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몰아주는 것이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소상공인연합회와 여러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발표한 내용인데, 그 규모가 자그마치 10조 원에 달한다.이번 지원책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신이 금융당국이라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금융위는 이 지시에 따라 11차례나 현장을 돌며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었고, 그 결과 가장 요구가 많았던 '성실상환자에 대한 보상'에 초점을 맞췄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함께 마련한 10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더드림 패키지'다. 성실하게 대출을 갚아온 소상공인이라면 기존보다 더 낮은 금리(최대 0.5%p 추가 인하)와 더 높은 한도로 새로운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특히 운전자금 대출 한도는 기존 연 매출의 1/3 수준에서 100%로 대폭 늘어난다.이 10조 원은 소상공인의 상황에 따라 세 가지 맞춤형으로 지원된다.첫째, 창업 7년 이내 초기 소상공인을 위한 '창업 지원(2조 원)'이다. 사업장 마련 등 시설 투자 자금이 필요한 경우, 지자체와 기업은행의 지원을 결합해 최저 1%대 금리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둘째, 성장이 유망한 소상공인을 위한 '성장 지원(3.5조 원)'이다. 매출이 늘거나 수출, 디지털 전환 등에서 가능성을 보이는 소상공인에게 '가치성장대출', '스케일up 프로그램' 등을 통해 날개를 달아준다.셋째,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애로 지원(4.5조 원)'이다. 매출 감소, 원가 상승 등으로 힘든 소상공인에게 '민생회복특례보증', '위기지원대출' 등을 통해 긴급 자금을 최고 우대 조건으로 공급한다.이뿐만이 아니다. 금융비용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여줄 '금리경감 3종 세트'도 마련됐다. ▲이제 개인사업자도 온라인으로 더 싼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되고 ▲금리인하요구권 사용이 더 편리해지며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730억 원의 이자 비용이 추가로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장치도 강화된다. 대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이어가는 일이 없도록, 폐업 지원 대환대출 대상을 확대하고, 폐업 시 철거비 등을 위한 저금리 대출도 새로 만든다. 또한, 연체 없이 성실했던 소상공인이라면 폐업하더라도 대출금을 당장 갚으라고 요구하지 않도록 모든 은행에 명문화하기로 했다.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현장의 숙제를 안고 계속 해답을 써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8조 시장이 낳은 '반려동물 행동지도사'…정부는 뒤늦게 숟가락 얹었다!
12년 전인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창업과 창직을 핵심으로 한 일자리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새로운 산업과 직업을 발굴하여 일자리 시장의 총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해 6월 발표된 '고용률 70% 로드맵'을 통해, 정부는 규제 완화와 자격증 신설 등으로 2017년까지 500개의 신직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이러한 정책 방향은 당시 국내 직업의 수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현실에 기반했다.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여지가 많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합리적인 구상으로 평가받았다.이후 정부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총 121개의 신직업을 발굴했다. 이 중 85개는 정부 주도로, 36개는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 즉 '신직업 육성이 실질적인 일자리 증가와 경제적 효과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답은 부재한 상황이다. 신직업의 고용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분석 자료는 단 한 번도 공개된 바 없다.이러한 한계 속에서 신직업의 성과를 가늠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개별 직업의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다.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바리스타'다. 1999년 스타벅스의 국내 진출과 함께 커피 소비가 대중화되면서, 2000년대 초 2천억 원대에 불과했던 커피 시장은 2023년 약 18조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등장했고, 2021년까지 배출된 공인 자격 취득자만 약 3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새로운 시장의 성장이 신직업의 안착과 확산을 이끄는 대표적인 동반성장 사례로 꼽힌다.'반려동물행동교정사'는 시장이 먼저 성장하여 직업의 필요성을 유도한 경우다. 2022년 기준 8조 5천억 원 규모로 성장한 반려동물 시장은 행동 교정에 대한 높은 수요를 창출했고, 이는 2024년 '반려동물행동지도사'라는 국가자격증 신설로 이어졌다. 주목할 점은, 이 자격증이 등장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 관련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파생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반면, 모든 신직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은 아니다. 기존 직업과의 업무 중복으로 갈등을 빚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직지원전문가'는 직업상담사와, '분쟁조정사'는 변호사와 역할이 충돌하며 제도화에 난항을 겪었다.정부의 정책적 공백이 신직업의 확산을 가로막은 경우도 있다. '기업재난관리사'는 재난 '예방'을 핵심 업무로 하지만, 예방의 가치를 인정하는 인센티브 정책의 부재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인명구조사' 역시 구조 비용의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여 시장 활성화가 더딘 상황이다. 이는 신직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정부의 정교한 정책 설계와 지원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결론적으로 신직업의 탄생과 성장은 다양한 경로를 거치지만, 정부의 역할이 그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간 추진된 신직업 정책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공식 자료가 전무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