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유해, '갈 곳 잃은 4년' 끝낼까?… 연희동 자택, 새로운 '장지 후보' 부상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마당에 영구 봉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사망 이후에도 계속되는 '마지막 안식처'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씨 측 관계자는 지난 14일 한 언론사에 이 같은 논의가 진행 중임을 밝히며, 약 4년간 유골함에 담겨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되어 있던 전 전 대통령의 유해가 과연 어디에 영구히 자리 잡을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논쟁을 증폭시키고 있다.전 전 대통령은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등 중대한 역사적 과오로 내란죄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그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상실했다. 이는 그의 유해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는 법적, 사회적 배경이 되었으며, 그의 장지 문제가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근본적인 이유가 된다.유족 측은 전 전 대통령이 생전 회고록에서 밝힌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는 유지를 받들어 장지를 물색해왔다. 2023년에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 일대 토지를 가계약하며 파주 안장을 추진했으나, 이 계획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토지주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파주 안장 계획은 무산되었고, 이후 유족 측은 현재까지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전 전 대통령의 장지 문제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역사적 기억과 정의 실현에 대한 민감한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러한 배경 속에서 연희동 자택 봉안 방안이 거론되면서, 자택을 둘러싼 법적 분쟁 또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연희동 자택은 전 전 대통령의 아내 이순자씨 등 가족 명의로 되어 있으나, 정부는 이를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한 차명재산으로 보고 소송을 제기해왔다. 2021년 시작된 이 소송에서 서울서부지법은 올해 2월, "전 전 대통령 사망으로 추징금 채권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정부 청구를 각하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으며, 오는 11월 2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다.만약 연희동 자택 마당에 전 전 대통령의 유해가 영구 봉안된다면, 이는 단순한 장지 문제를 넘어 복잡한 법적,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정부가 2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자택 환수는 더욱 어려워지겠지만, 2심에서 승소하거나 대법원까지 가는 경우 자택의 소유권과 그에 따른 유해 안치 문제 또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연희동 자택은 전 전 대통령의 상징적인 거주지이자 미납 추징금 문제와 얽혀있는 곳이기에, 이곳에 유해가 안치되는 것은 그의 역사적 책임과 관련된 논란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지 문제는 단순히 한 개인의 마지막 안식처를 정하는 것을 넘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우리 사회가 과거사 청산과 역사적 정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의 유해가 어디에 안치되든, 그 과정과 결과는 우리 사회의 역사적 기억과 화해의 길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 범행은 인정, 계획은 부인? 장형준의 '우발적' 주장을 박살 내버린 그의 '검색 기록'
한때 연인이었던 여성을 향한 뒤틀린 집착이 결국 끔찍한 살의로 비화했다. 자신을 스토킹하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로 무참히 찔러 살해하려 한 장형준(33)의 첫 공판에서, 그의 범행이 결코 우발적인 분노가 아닌, 치밀한 계획과 냉정한 계산 아래 진행되었음을 보여주는 소름 끼치는 전말이 드러났다. 그의 범행 전 디지털 기록과 행적은 한 편의 범죄 시나리오를 방불케 했다.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홍)의 심리로 12일 열린 법정, 검찰이 공개한 증거들은 방청석을 충격에 빠뜨렸다. 장형준은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까지 자신의 휴대전화로 '여자친구 살인', '우발적 살인 형량'과 같은 끔찍한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검색했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범행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에 따르는 법적 처벌의 경중까지 미리 가늠해보려는 명백한 계획성의 증거였다.특히 그의 검색 기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집착과 폭력성이 어떻게 범죄로 구체화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범행 약 한 달 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강남 의대생 여자친구 살인 사건'을 검색하며 유사 범죄를 학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지난 7월 초, 피해자를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그의 검색어는 '우발적 살인 형량'으로 바뀌었다. 이는 자신의 폭력 행위가 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지하고, 처벌을 감경받을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범행 당일인 7월 28일, 그의 계획은 더욱 노골적으로 실행에 옮겨졌다. 피해자의 직장 주차장에 미리 가 차 안에서 대기하며 범행을 준비했고, 그 순간까지도 관련 내용을 재차 검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심지어 범행 약 열흘 전에는 주차장을 미리 답사하며 범행 장소와 동선을 탐색하기까지 했다. 마침내 회사에서 나온 피해자의 차에 강제로 올라탄 그는, 흉기를 휘두르기 전 피해자의 휴대전화부터 빼앗아 통화 목록을 확인하는 등 병적인 집착과 통제욕을 드러냈다.이 끔찍한 범죄는 결코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장형준은 1년간의 교제 후 헤어진 피해자를 상대로 상습적인 감금, 폭행, 스토킹을 일삼았다. 피해자의 이성 관계를 망상에 가깝게 의심하며 1시간 30분 동안 집에 감금하고 흉기를 던지며 위협하는 등, 그의 폭력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선 상태였다.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임시조치까지 받았지만, 이는 그에게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했다.이날 공판에서 장형준은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흉기는 미리 준비한 것이 아니다"라며 계획 범죄 혐의만큼은 필사적으로 부인했다. 형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얕은 속셈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그는 재판장을 향해 "무릎을 꿇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돌발 행동으로 참작을 호소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어떤 진정성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범행 직후 차를 몰아 도주하려던 그는, 주변 시민들의 용기 있는 저지로 현장에서 붙잡혔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의 대수술 끝에 현재 회복 중이나, 몸과 마음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되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잔인성을 고려해 살인미수 피의자로는 이례적으로 그의 신상을 공개했으며, 다음 재판은 내달 17일에 열릴 예정이다.
- '판도라의 상자' 열린다…김건희 '공모' 적시된 '건진법사' 재판의 3대 관전 포인트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비선 실세'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인물,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첫 재판이 오는 23일로 확정됐다. 이번 재판은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관련 청탁과 함께 고가의 금품을 수수하는 과정에 공모했다는 혐의가 공소장에 적시돼,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법조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전 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증거조사와 변론이 이루어지는 정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각자의 주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재판 절차와 증거조사 계획을 수립하는 자리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어 전 씨가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이번 사건의 핵심은 전 씨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거액의 금품을 챙겼다는 혐의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일 전 씨를 구속 기소하며 그가 김 여사와 '공모'했다고 공소장에 명시했다.특검팀에 따르면, 전 씨는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통일교의 전 세계본부장이었던 윤영호 씨로부터 교단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는 대가로 8천만 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이 파악한 금품 목록에는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검팀은 공소장에서 "김건희 여사가 전성배로부터 해당 금품을 전달받았다"고 적시해, 단순한 알선을 넘어 김 여사가 범죄 수익의 종착지였음을 분명히 했다.전 씨의 금품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특검팀은 전 씨가 같은 기간 윤 씨에게 청탁 및 알선의 대가로 '통일그룹 고문'이라는 직책을 요구하며, 이와 관련해 총 3천만 원의 자금을 추가로 수수한 사실도 확인했다.또한 전 씨의 알선수재 혐의는 통일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사업 편의 등 각종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억 원에 달하는 금품을 별도로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전 씨가 각종 청탁을 매개로 수수한 것으로 파악된 금품의 총액은 3억 원을 훌쩍 넘기게 됐다.결국 23일 열릴 첫 재판은 '건진법사' 전성배라는 한 개인의 비리 혐의를 넘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실제로 불법적인 청탁과 금품 수수에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를 규명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 "원래 혼자 안 보낸다"…동료들 증언으로 재구성된 '영웅의 마지막', 미흡한 대처 논란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새벽의 갯벌, 한 시민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던 젊은 해양경찰관은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건넨 뒤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갯벌에 고립된 70대를 구조하다 순직한 고(故) 이재석(34) 경사의 비극적인 소식에 동료들과 국민들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왜 그는 위험천만한 야간 갯벌에 '혼자' 출동해야만 했을까.지난 11일, 인천 동구 청기와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경사의 빈소. 비통함 속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의 사촌형 김민욱(48)씨는 "재석이가 왜 혼자 출동했는지, 대처는 왜 이리 미흡했는지 그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유족이 제기하는 가장 큰 의문은 '나 홀로 출동'이다. 김씨에 따르면, 당시 야간 드론 순찰 업체로부터 "열화상 카메라에 사람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이니 확인해달라"는 협조 요청이 파출소로 접수됐다. 문제는 그 시각이 물살이 가장 거세지는 대조기 새벽이었다는 점이다. 김씨는 "당직은 통상 2인 1조로 서는데, 왜 동생을 혼자 보냈는지 물으니 나머지 한 명이 '팀장'이었다는 답을 들었다"며 "다른 해양경찰관들도 혼자 출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위험이 명백히 예상되는 상황에 경험 많은 간부가 아닌, 젊은 경장을 홀로 내보낸 경위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인천해경 등의 설명을 종합해 재구성한 사고 당시 상황은 이렇다. 11일 새벽 2시 7분, 영흥파출소에 현장 확인 요청이 접수됐다. 이에 이 경사가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고, 약 한 시간 뒤인 새벽 3시께 70대 노인 ㄱ씨를 발견했다. 구조 과정에서 그는 망설임 없이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ㄱ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함께 육지로 빠져나오던 중 거센 물살에 휩쓸려 실종되고 말았다.해경은 함정 21척과 항공기 2대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ㄱ씨는 새벽 4시 20분께 항공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이 경사는 실종 7시간 만인 오전 9시 41분, 영흥면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의 마지막 온기는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사고 당시 영상에는 이 경사가 별다른 추가 안전장비 없이 자신의 구명조끼를 건네는 모습이 담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해경 관계자 역시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신고가 접수된 상황이 아니었기에, 구조 장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초동 대처 시스템 자체에 허점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빈소를 찾은 동료들은 '항상 웃던 좋은 동료'를 잃은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한 동료는 "늘 웃는 얼굴로 출근하고, 당직 후 피곤할 텐데도 웃으며 인수인계하던 긍정적인 친구였다"며 "모든 동료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던 직원"이라고 그를 기억했다. 이 경사는 교육생 시절부터 각종 표창을 휩쓴 모범 해경이었으며, 사고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4일 마지막 생일을 맞았다. 그는 생일 당일에도 주꾸미 철을 맞아 해상 안전 관리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민석 국무총리와 김용진 해양경찰청장 등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 총리는 "정부로서 규정이 잘 지켜졌는지 확인하겠다"고 약속했고, 김 청장은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이 경사를 경장에서 경사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 강릉시장, 가뭄에 '댓글 부대' 소집령? 물 대신 '여론 조작' 후끈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이 직원들에게 인터넷 댓글을 지시해 '여론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가뭄 관련 인터넷상 잘못된 정보에 대응하라는 취지였다.강릉시민행동이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김홍규 시장은 지난 8월 29일 시청에서 여성 공무원 60여명이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가뭄 및 물 부족 관련 언론과 인터넷의 비판적 내용이 "시민들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한다"며 직원들의 "적극 대처"를 지시했다. 특히 직원들에게 "허위 내용을 바로잡고 사실을 알리며, 글과 댓글을 올리라"고 주문했으며, 강릉 지역 맘카페에 적극 댓글을 달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실제로 시청 주요 부서 과장이 타 부서 과장에게 "시장님 이하 직원들의 가뭄 극복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맘카페 가입 직원은 허위 사실에 댓글로 대응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행되며 시의 미흡한 준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았다. 이후 실제로 맘카페에 시를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8월 30일에는 공무원만 접속 가능한 강릉시 새올행정시스템의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김홍규 시장님을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등록되고 100여개의 칭찬 댓글이 달린 캡처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증폭됐다.강릉시민행동은 "가뭄 극복에 힘써야 할 시간에 본인 부정 여론을 돌리려 공무원 동원 여론몰이에 신경 쓴 것"이라며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 지시로 볼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들 또한 "어이없다", "정신 차리세요", "자격 없는 소치다" 등 비난 댓글을 쏟아내며 공분했다.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여러 가지로 강릉시가 어려운 사정"이라며 "가뭄 대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시민사회와 시민들의 비판은 계속될 전망이다.
- 하루 1만 톤 '생명수'인가, '재앙'인가…도암댐 물 수용 결정, 강릉의 운명은?
사상 최악의 가뭄 사태로 신음하는 강원 강릉시가 결국 '뜨거운 감자'였던 도암댐 물을 한시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수용이 아닌, 시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겹겹의 안전장치와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는 강력한 단서 조항이 달린 '조건부 수용'이다. 20년 넘게 고여 있던 탁한 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강릉시가 가뭄 해갈과 수질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황남규 강릉시 환경과장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결정이 환경부 장관의 방문과 국무조정실 주재 가뭄대책회의에서의 공식적인 공급 제안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극심한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면서도,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수질 검사와는 별개로,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자체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논란의 핵심은 단연 '수질'이다. 환경부가 실시한 1차 검사에서 8개 항목에 대해 '양호' 판정이 나왔지만, 이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도암댐은 과거 수질 문제로 발전을 중단한 채 20년 이상 물이 고여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강릉시는 자체적으로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에 30개 항목에 대한 추가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여기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비소, 시안, 납, 카드뮴 등 중금속 검출 여부가 포함되어 있다.황 과장은 "만약 우리 시가 의뢰한 검사 결과에서 단 하나의 항목이라도 심각한 부적합 판정이 나오거나, 특히 치명적인 중금속이 미량이라도 검출될 경우, 가뭄 상황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방류수 유입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사실상 방류수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완벽한 수질 안전'을 내건 셈이다.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강릉시는 시민단체와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질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검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과 함께 수질 안전성을 검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 대표, 주민 대표, 시의회 등 각계 의견 수렴 과정에서 대다수가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러한 강력한 안전장치 마련 약속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도암댐 방류수는 하루 1만 톤 규모로, 강릉시 전체 사용량의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기술적으로는 2만 톤까지 공급이 가능하지만, 500m에 달하는 낙차로 인한 과도한 수압 문제를 고려해 공급량을 조절했다. 오는 20일 전후 시험 방류를 시작해 이송 라인과 수질에 이상이 없는지 최종 점검한 뒤, 다음 주에 나올 정밀 검사 결과에서 '적합' 판정을 받으면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된다.강릉시는 이번 조치가 가뭄 해소 시 즉시 중단되는 '한시적 조치'임을 거듭 강조하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극심한 가뭄이라는 재난 앞에서, 20년 묵은 물을 둘러싼 강릉시의 '위험한 도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역 사회의 모든 눈과 귀가 쏠려 있다.
- 교사 꿈꾸던 예비 교사들 '날벼락'…부산, 작년보다 141명 덜 뽑는다
교사를 꿈꾸는 부산 지역 임용 준비생들에게 '취업 한파'를 실감케 하는 소식이 전해졌다. 부산시교육청이 10일 오전, 교원 정년퇴직 및 명예퇴직 등으로 인한 결원을 보충하기 위한 '2026학년도 공립 초등·특수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시행계획'을 확정 발표했으나, 선발 규모가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부산시교육청 누리집을 통해 공고된 이번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6학년도에 선발할 공립 초등 및 특수학교 교사는 총 307명이다. 이는 지난 8월에 사전 예고되었던 인원과 동일한 수치다. 분야별로 구체적인 선발 인원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교사 276명(일반 255명, 장애인 21명) ▲특수학교(유치원) 교사 10명(일반 9명, 장애인 1명) ▲특수학교(초등) 교사 21명(일반 19명, 장애인 2명)으로 구성된다.문제는 이 수치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2025학년도 임용시험에서 총 448명을 선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무려 141명의 선발 인원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약 31.5%가 급감한 수치로, 교원 임용의 '좁아진 문'을 통과하기 위한 예비 교사들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처럼 꽁꽁 얼어붙은 채용 시장 상황 속에서, 미래의 교사들을 선발하기 위한 시험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원서 접수는 오는 10월 22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어 26일 오후 6시에 마감되며, '부산시 온라인 교직원 채용시스템'을 통해서만 접수가 가능하다.원서 접수 후 수험생들은 두 차례의 관문을 거쳐야 최종 합격의 영광을 안을 수 있다. 1차 필기시험은 오는 11월 8일에 실시되며, 교직 논술과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한다. 1차 시험 합격자는 선발 예정 인원의 1.5배수 범위 내에서 결정되며, 그 결과는 약 한 달 뒤인 12월 10일에 발표된다.1차 관문을 통과한 예비 합격자들은 내년 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2차 시험에 응시하게 된다. 2차 시험은 교사로서의 자질과 실무 능력을 심층적으로 검증하는 단계로, 심층 면접,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수업 실연 등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 지원자의 경우, 글로벌 교육 환경에 발맞추어 영어수업실연과 영어면접이 추가로 실시되어 한층 더 높은 역량을 요구받는다.모든 시험 절차가 마무리된 후, 제1차 시험 성적과 제2차 시험 성적을 합산한 최종 결과는 내년 1월 28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임용시험과 관련된 더 자세한 사항은 부산시교육청 누리집 '고시/공고' 메뉴에 게시된 공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한편, 중등 교사 임용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2026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시행계획'은 다음 달인 10월 1일에 공고될 예정이라고 교육청은 덧붙였다.
- 평화롭던 저녁 아파트에 울려 퍼진 '성인물 사운드'
지난 8일 저녁, 한 아파트 단지의 평화롭던 일상이 황당하고 불미스러운 방송 사고 하나로 완전히 깨져버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저녁 식사가 한창일 오후 7시 30분경, 각 세대에 설치된 안내 방송용 스피커에서 갑작스럽게 성인물에서나 나올 법한 노골적인 음성이 약 10초에서 15초간 송출된 것이다.사건을 제보한 입주민 A씨는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파트 전체 스피커에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왔다"며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소리가 나온 뒤 방송이 뚝 끊기자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했다"고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순식간에 벌어진 이 어처구니없는 방송 사고에 입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있던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느꼈을 당혹감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 곧바로 관리사무소에는 입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고,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폭주하며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졌다.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관리사무소 측은 즉각 입주자대표회의에 해당 사건을 긴급 안건으로 보고했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는 곧바로 임시 회의를 소집하여, 방송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에 대한 징계 조치,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공식 사과문 게시,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전 직원 특별 교육 실시 등의 후속 조치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이후 관리소장은 아파트 게시판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직접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방송 후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관리사무소장으로서 먼저 입주민 여러분께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얼마나 당혹스럽고 화가 치밀어 오르셨을지 충분히 헤아리고 있다. 다시 한번 이번 방송 사고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이어 관리소장은 이번 사고가 명백한 인재(人災)였음을 인정하며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안내 방송을 모두 마친 후, 방송 시스템을 완전히 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직 근무자가 관리사무소 컴퓨터의 유튜브를 이용해 영화 예고편을 시청했다"면서 "바로 그 영화 예고편에 포함된 성인용 음성이 그대로 전 세대 스피커로 송출되는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고 해명했다.결국 한 직원의 안일하고 무분별한 행동이 아파트 전체를 큰 혼란에 빠뜨린 것이다. 관리소장은 "당직자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입주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어떤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을 철저히 이행하고, 다시는 이와 같이 불미스러운 일이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도록 전 직원의 근무 기강을 바로 세우고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거듭 약속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 "페트병에 소변, 그릇엔 비닐"…물과의 전쟁, '생존 사투' 벌이는 강릉의 오늘
사상 최악의 가뭄이 강원도 강릉을 덮치면서, 시민들의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곳은 더 이상 평범한 도시가 아니다. 물 한 방울이 금보다 귀한 '재난 구역'이며, 시민들은 생존을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전사'가 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과의 전쟁을 치르기 위한 전략과 전술이 공유되는 야전 사령부이자, 고통을 나누는 대나무숲이 되고 있다."남편과 아들이 페트병에 소변을 모읍니다. 물 나오는 시간에 한꺼번에 내리려구요." 한 시민이 맘카페에 올린 글은 현재 강릉이 처한 비극적인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글에는 차마 웃을 수 없는 공감의 댓글이 이어진다. "저희 집은 아예 가족 수대로 요강을 샀어요." 화장실 물을 내리는 기본적인 행위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현실, 이는 21세기 대한민국이라고는 믿기 힘든 원시적인 풍경이다.고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샤워는 더 이상 씻는 행위가 아닌, 물을 아끼기 위한 고행에 가깝다. "페트병에 분무기 마개를 달아 아이를 씻기는데, 차가운 물에 아이가 오들오들 떨더군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현타가 왔습니다." 한 엄마의 글에는 비슷한 처지의 부모들의 한숨 섞인 공감이 쏟아졌다. "저도 방금 같은 방식으로 씻겼어요. 물 아낀다고 '빨리빨리'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저는 생수를 데워서 캠핑용 샤워기로 씻겨요." 아이를 씻기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마저 죄책감과 안쓰러움이 뒤섞인 고역이 된 것이다.주방의 풍경은 더욱 처참하다.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 식판에 비닐을 씌워 밥을 먹고, 요리 후에는 냄비째 식사를 해결한다. 일회용 수저와 그릇 사용은 기본이 되었고, 재료 손질에 물이 거의 들지 않는 밀키트가 불티나게 팔린다. "아이에게 햇반과 계란 후라이만 챙겨주니 너무 미안하네요." 한 엄마의 죄책감 섞인 고백은, 가뭄이 단순히 물 부족을 넘어 가족의 건강과 식생활까지 위협하는 재앙임을 보여준다.이 모든 시민들의 '자발적 고통 분담'은 지난 6일부터 시 전역에 내려진 제한급수 조치 때문이다. 강릉의 생명줄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평년의 7분의 1 수준인 12.3%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4주 안에 저수율이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절망적인 예측까지 나온 상황. 시는 1인당 생수 12리터를 지급하며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결국 강릉시는 마지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바로 과거 심각한 수질 문제로 24년간 굳게 닫혀 있던 평창 도암댐의 물을 끌어오는 것이다. 강릉시는 "수질 검사를 의뢰했으며, 시민 의견을 수렴해 방류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일주일이 걸린다. 당장 목마름에 지쳐 쓰러질 지경인 시민들은, '오염 우려'라는 잠재적 위험과 '당장의 갈증'이라는 현실적 고통 사이에서 잔인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시민들의 처절한 사투 뒤로, 재앙을 막지 못한 시스템의 무력함과 고통스러운 선택의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 연락 두절→자택서 숨진 채 발견…'게임계 큰형님' 대도서관의 비극적 마지막
'게임 방송계의 큰형님', 대한민국 1세대 인터넷 방송의 역사를 써 내려간 거목(巨木)이 끝내 쓰러졌다. 구독자 144만 명을 웃고 울렸던 유튜버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향년 46세의 너무도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나, 오늘(9일) 영면에 든다.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수많은 팬들과 동료 크리에이터들에게 씻을 수 없는 슬픔과 충격을 안겼다.비극이 알려진 것은 지난 6일,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마저 두절됐다는 지인의 애타는 신고가 119에 접수되면서부터였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서울 광진구의 자택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을 때, 그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외부 침입의 흔적이나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더욱 커져만 갔다.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그리고 지난 8일,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이 나오면서, 그의 죽음은 극단적 선택이나 외부 요인이 아닌 '지병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음에도,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그의 숨은 고통이 비로소 알려지며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서울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그의 빈소에는 슬픔 속에서도 유독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는 장면이 있었다. 상주 명단에 그의 여동생과 함께, 지난해 합의 이혼한 전처 유튜버 윰댕(본명 이채원)의 이름이 나란히 오른 것이다. 법적인 부부 관계는 끝났지만, 인간적인 연대와 의리는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애틋한 장면이었다. 윰댕은 아들과 함께 묵묵히 빈소를 지키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찾아온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이는 두 사람이 비록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함께 쌓아온 세월의 무게와 서로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증명하는 마지막 의리였다.대도서관은 단순한 인기 유튜버가 아니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방송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부터 활동을 시작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1세대 개척자였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안정적인 진행 능력으로 게임 방송을 하나의 독립된 콘텐츠 장르로 격상시켰으며, 수많은 후배 크리에이터들에게는 '교과서'이자 '등대'와도 같은 존재였다. '큰형님'이라는 별명처럼 그는 언제나 든든하게 후배들을 이끌고 팬들과 소통하며 인터넷 방송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오늘(9일) 오전 8시, 발인을 끝으로 그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서울시립승화원에 잠든다. 비록 그의 방송은 이제 멈췄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영상과 그를 통해 위로와 즐거움을 얻었던 수백만 팬들의 기억 속에서 그는 '대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