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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제로’ 시대 생존법…대한항공, 삼성 업고 미국서 항공유 직접 만든다대한항공과 삼성E&A가 미래 항공 연료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양사는 20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과 남궁 홍 삼성E&A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항공유(SAF)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본격적인 협력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두 기업의 만남을 넘어, 항공 운송의 최종 수요자와 에너지 플랜트 건설의 핵심 기술자가 만나 SAF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양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해 해외 SAF 생산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안정적인 구매 및 공급망을 확보하며, 관련 신기술 투자에도 함께 나서기로 합의했다.양사의 첫 번째 협력 무대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SAF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SAF 시장의 중심으로 평가받는다. 삼성E&A는 자사의 핵심 역량인 설계·조달·시공(EPC) 전문성을 활용해 미국 현지에서 추진되는 차세대 SAF 생산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폐식용유와 같은 제한된 원료에 의존했던 1세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폐목재 등 비식용 폐기물까지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가스화-피셔-트롭시(FT)’ 기반의 2세대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이러한 삼성E&A의 생산 프로젝트에 대한항공은 핵심적인 ‘오프테이커(Offtaker)’로 참여해 사업의 안정성을 더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프테이커는 신규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장기간 고정적으로 구매하는 계약을 통해 초기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필수적인 존재다. 이미 델타, 에어프랑스 등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이 방식을 통해 SAF 확보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참여는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대폭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즉, 삼성E&A는 안정적인 구매처를 확보해 플랜트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대한항공은 미래의 핵심 에너지원인 SAF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윈-윈’ 구조를 만드는 셈이다.이번 협력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글로벌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갈수록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공동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6대 전략 산업 중 하나인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담겨있다. 삼성E&A는 이번 협력을 발판 삼아 에너지 전환 분야의 신사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대한항공은 지속가능한 비행과 ESG 경영을 실천하며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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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자판기 털던 그 동전?…日 상점가에 다시 나타난 500원의 공포일본에서 액면가치가 10배 가까이 차이 나는 한국의 500원 동전을 500엔 동전으로 착각해 받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두 동전의 크기와 색상, 디자인이 흡사하다는 점을 악용하거나, 혹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면서 현금 거래가 많은 자영업자들이 속수무책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자판기를 대상으로 한 편법 범죄에 사용되었던 500원 동전이, 이제는 대면 거래 현장에서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며 일본 사회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피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바쁜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는 음식점이나 주유소 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쿄의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서 우동 가게를 운영하는 69세 점주 이토 다카시 씨는 지난 10년간 약 15차례나 500엔 대신 500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손님이 동전을 계산대 트레이에 놓고 가면 바쁜 나머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노안으로 인해 즉시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미야기현의 주유소, 후쿠시마현의 라멘 가게 등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피해 경험담이 잇따르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원인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라멘집 점주는 식자재 원가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겪은 일이라 충격이 크다며, 당시 동전을 낸 일본인 손님의 태연한 태도로 보아 상습범일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했다. 고의적으로 가치가 낮은 동전을 사용해 부당 이득을 챙기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반면, 관광업에 종사하는 한 누리꾼은 한국과 일본을 연달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두 동전을 헷갈려서 실수로 내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의도치 않은 실수가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사실 500원 동전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약 30년 전인 1999년, 500원 동전의 일부를 깎아내 무게를 500엔 동전과 거의 동일하게 맞춘 뒤 일본 자판기에 투입해 거스름돈을 빼돌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린 바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500엔 동전을 발행하고 자판기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는 등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기술로 막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사람 간의 거래에서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면서 일본 사회는 또 다른 차원의 해결 과제를 마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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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던 '그 굴'은 이제 없다…일본 전역 덮친 재앙에 식탁 물가 초비상일본 굴의 최대 주산지인 세토내해 일대가 전례 없는 재앙으로 신음하고 있다. 히로시마현을 비롯해 효고현, 오카야마현 등 주요 양식장에서 키우던 굴의 80%가 집단 폐사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일본 전체 양식 굴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히로시마현 구레시의 한 양식업자는 "10개 중 10개가 죽었다고 할 만큼 전멸에 가깝다"며 "60년간 양식업을 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양식장 곳곳에서는 입을 벌린 채 죽어있는 굴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으며, 수십 년 경력의 어민들조차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바다의 우유'라 불리며 겨울철 대표 별미로 사랑받던 굴이 일본인의 식탁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본격적인 출하가 이루어져야 할 시기에 공급이 사실상 '올스톱'된 탓이다. 효고현의 한 굴 전문점은 간판 메뉴인 현지산 굴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홋카이도산으로 대체해 판매하고 있으며, 손님들에게는 "아직 굴이 나오지 않았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살아남은 굴들마저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크기가 너무 작고 색이 하얄 뿐만 아니라, 물기가 많고 살이 제대로 차지 않아 상품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 출하 가능한 수준의 굴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해, 매년 연말 선물용으로 특수를 누리던 양식장들은 올해 장사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전문가들은 이번 집단 폐사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을 지목하고 있다. 올해 히로시마 연안의 해수온도는 예년보다 약 2도 높게 유지되었는데, 이것이 굴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강수량까지 적어 바닷물 유입이 줄면서 뜨거워진 수온이 식지 않았고, 염분 농도까지 높은 상태가 지속됐다. 일반적으로 굴은 수온이 높은 6~8월에 산란을 마친 뒤,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부터 산란을 멈추고 본격적으로 살을 찌운다. 하지만 올해는 가을까지 이어진 고수온 탓에 굴들이 산란을 멈추지 못하고 에너지를 계속 소모하며 지쳐버렸고, 여기에 높은 염분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폐사에 이른 것이다.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일본 정부와 민간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현장을 시찰한 스즈키 노리카즈 농림수산상은 "수십 년 만에 처음 겪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어민들의 호소를 듣고 국가와 지자체가 협력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에서는 생산자를 돕기 위한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해 소비자들이 기부를 통해 어민들을 도울 수 있는 창구를 열었다. 한 현지 방송은 "작은 굴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는 분명하다. 바다가 지금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어업 재해를 넘어, 기후 위기가 우리 식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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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사무실 변기 물탱크 속 '생존 아기' 누가 버렸나태국 방콕의 한 사무실 건물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가 화장실 변기 물탱크 안에서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극도로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한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현지 경찰은 아기를 유기한 부모를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한 사무실 건물 청소부가 여성 화장실을 청소하던 중 변기 물탱크 안에서 여자 아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사건은 청소부가 평소처럼 화장실을 점검하던 중 발생했다. 그는 변기 물탱크를 확인하다가 물이 반쯤 차 있는 탱크 안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갇혀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아기는 물에 젖어 피부가 창백한 상태였으며, 극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힘겹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믿기 힘든 발견에 청소부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신속하게 아기를 구출했다. 경찰은 아기의 생명 유지에 집중하며 조심스럽게 구조 작업을 진행했고, 아기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병원 검진 결과, 아기는 다행히 큰 부상 없이 건강한 상태였으며 체중은 약 2.7kg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아기가 신속하게 이송된 덕분에 저체온증 외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고 전하며, 기적적인 생존에 안도했다.현지 경찰 관계자는 "아기는 태어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태어나자마자 누군가에 의해 물탱크 안에 유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는 아기의 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은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아기를 유기한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경찰은 현재 건물 내부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사건 당일 화장실을 드나든 사람들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매체는 아기를 유기한 사람이 체포될 경우 태국 형법에 따라 최대 3년의 징역형과 6,000바트(한화 약 27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생명을 지켜낸 아기는 현재 병원에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이 충격적인 사건은 태국 사회에 아동 유기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의 제보를 받아 사건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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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과 다르다?…트럼프가 사우디에 부여한 '특별 동맹'의 정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요 비나토 동맹국(MNNA)’으로 지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중동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예고했다. 현지시간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7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직접 이러한 구상을 전달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양국 간 군사 협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고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전통적인 우방 관계를 넘어선 한층 강화된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선언을 넘어, 중동 내 미국의 안보 전략과 영향력 재편에 있어 사우디의 역할과 위상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로 해석된다.이번 주요 비나토 동맹국 지정의 핵심은 사우디의 미국산 첨단 무기 구매 및 기술 이전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확대된다는 점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정상회담에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의 대사우디 판매 추진 구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중동 지역의 군사적 균형을 이유로 이스라엘 외 국가에 판매를 엄격히 제한해 온 핵심 전략 자산을 사우디에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 것으로, 양국 군사 협력의 질적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로써 사우디는 미국의 최신 방위 기술과 무기 체계를 보다 원활하게 도입하며 군사 현대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물론 사우디가 주요 비나토 동맹국 지위를 얻더라도, 이는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상호방위조약에 기반한 동맹과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은 현재 한국, 일본, 호주 등 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이스라엘, 요르단, 카타르 등 다수의 중동 국가를 주요 비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이들 중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국가는 자동 참전 의무 등 더 높은 수준의 안보 공약을 공유한다. 따라서 이번 지정은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정치적 지지를 공식화하는 것이지만,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 사우디의 자동 개입을 의무화하는 수준의 동맹 관계는 아니다.이날 백악관 만찬의 면면은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하는 대사우디 관계가 단순히 군사·안보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만찬장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세계 기술 산업을 이끄는 거물들과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는 군사 동맹 강화를 넘어, 기술, 자본,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넓은 구상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즉, 이번 만남은 사우디의 막대한 자본과 미국의 첨단 기술 및 소프트파워를 결합해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겠다는 양국의 의지가 교차한 상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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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I 규제' 놓고 주 정부와 전면전 선포…'누더기 규제' 맹비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 주(州)별로 난립하는 규제를 없애고 연방 차원의 단일한 규제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AI에 대한 투자가 미국 경제를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50개 주가 제각각 만드는 과잉 규제가 이러한 성장 엔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누더기 같은 50개의 규제 체제 대신, 우리는 하나의 통일된 연방 표준을 가져야만 한다"고 역설하며, 만약 연방 차원의 단일 규제 도입에 실패할 경우 "AI 경쟁에서 중국이 우리를 너무나 손쉽게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그는 현재 의회에서 논의 중인 국방수권법(NDAA)에 연방 정부의 AI 규제가 각 주의 관련 규제에 우선한다는 '우선 적용 조항'을 포함시키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완전히 별개의 법안을 통과시켜서라도 연방 차원의 단일 규제안을 관철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시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그는 각 주 정부가 향후 10년간 AI 관련 규제를 만들지 않는다는 'AI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조건으로 연방의 AI 인프라 예산을 지원받도록 하는 조항을 감세 법안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이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된 바 있다.하지만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국방수권법에 연방 AI 규제의 우선권을 명시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추진되고 있지만, 당내 보수 진영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공화당 소속의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 등은 연방 정부가 각 주의 고유 권한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교통정리가 필요한 복잡한 상황이다. 이처럼 당내 이견과 민주당의 반대라는 이중의 장벽을 넘어서야 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단일 규제안이 실제로 입법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주 단위의 AI 규제를 무력화하려는 데에는 경제적 논리 외에 또 다른 깊은 속내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민주당이 장악한 주 정부들이 AI 기술에 소위 '워크(Woke, 깨어있는)'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려 한다는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일부 주가 '워크 AI'를 만들어 AI 모델에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가치를 심으려 하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흑인 조지 워싱턴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구글의 AI 이미지 생성 모델 '제미나이'가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흑인으로 묘사하는 등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미지를 생성해 큰 논란을 빚었던 사건을 직격한 것이다. 결국 AI 기술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경제 논리를 넘어 이념 전쟁의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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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의 대가? 中, '귀멸의 칼날' 이어 '짱구'까지 상영 중단 보복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양국의 외교적 갈등이 결국 문화계로까지 번지며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의 영화 배급사들이 자국 내 일본 영화 상영을 전격 중단하는, 사실상의 보복 조치에 나선 것이다. 중국 국영방송 CCTV에 따르면,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과 '세포의 일'의 중국 본토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배급사 측은 "시장 반응을 존중하고 관객의 정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상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으로 악화된 반일 감정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이번 사태의 불씨는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경우, 이를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로 간주해 집단 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서 시작됐다. 현직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으로, 중국은 이를 자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받아들였다. 중국 당국과 언론의 맹렬한 비판이 쏟아졌고, 외교부와 교육부가 나서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하는 등 압박 수위를 연일 높여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미 개봉해 흥행몰이 중이던 '귀멸의 칼날: 무한성'마저 박스오피스 성적이 급락하는 등, 중국 대중의 분노가 문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일본 정부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일본 외무성은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베이징에 급파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과 만나게 했다. 일본 측은 이번 만남이 정기적인 국장급 회의의 일환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역시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며 사태 수습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의 해빙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중국이 이처럼 문화 콘텐츠를 외교적 압박 카드로 자신감 있게 꺼내 드는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거대한 영화 시장으로, 올해에만 약 9조 4천억 원에 달하는 누적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중 자국 영화의 점유율이 88%를 넘어선다는 사실이다. 막강한 내수 시장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에, 일부 해외 영화의 상영을 중단하더라도 자국 산업에 미치는 타격은 미미하다. 이러한 시장 구조는 중국 당국이 정치적, 외교적 필요에 따라 언제든 해외 문화 콘텐츠를 손쉬운 보복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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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한일 군사훈련 재개 무산…일본 한마디에 판 깨졌다한국 해군이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에 이달 예정됐던 공동수색 훈련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양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사실을 보도했으며, 일본이 블랙이글스의 싱가포르 에어쇼 참가 과정에서 요청받은 중간 급유 지원을 독도 비행 이력을 이유로 거부한 데 대한 한국 측의 대응으로 분석했다. 공동수색 훈련은 1999년 시작돼 2017년까지 10차례나 이어진 양국 간 대표적 군사 협력 활동이었지만, 2018년 말 이른바 ‘초계기 갈등’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특히 올해는 8년 만의 재개가 추진되던 시점이었기에, 이번 보류 결정은 양국 군사 교류 복원 과정에서 적지 않은 변수로 떠올랐다.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동해에서 북한 어선을 수색 중이던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초계기가 접근하며 벌어졌다. 일본은 한국 함정이 자신들을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고, 한국 측은 오히려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 이후 한일 군사 협력은 사실상 멈춰 있었기 때문에, 올해 재개될 예정이던 공동 훈련은 양국 관계 회복의 상징적 조치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일본의 급유 거부로 균열이 다시 생기며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된 모습이다. 일본이 독도 상공 비행을 문제 삼았다지만, 한국 내부에서는 일본이 정치적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한국은 급유 거부에 대한 후속 조치로 도쿄에서 열린 ‘자위대 음악 축제’에 군악대를 파견하려던 계획을 취소하며 불쾌감을 명확히 드러냈다. 일본 자위대 간부조차 “한국이 국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할 정도로 양국 사이의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블랙이글스의 독도 비행은 한국 입장에서 특별한 논란이 될 수 없지만, 일본은 이를 자국 영유권 주장과 연결해 국제 행사 지원을 거부하는 명분으로 삼았다. 훈련이 연기된 배경에는 이러한 정치적 민감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셈이다. 양국 군사 교류가 수년 만에 회복 국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이번 대응은 한국 내에서도 “불필요한 외교적 도발”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그럼에도 양국 정부는 사태 확산을 경계하며 진정 국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한국 군악대 불참과 관련해 “양국 관계에 거리를 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 방위성 역시 공동수색 훈련을 완전히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양국의 일련의 대응이 다소 냉각된 분위기를 만들고는 있으나, 양국 정부는 한일 관계의 큰 틀을 흔들지 않기 위해 사태 진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급유 지원 거부에서 비롯된 갈등이 양국 군사 교류의 지속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향후 양국의 외교·안보 협력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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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냐, 돈이냐"…232년 전통의 1센트, 결국 '효율성' 앞에 무릎 꿇다1793년 첫선을 보인 이래 232년간 미국의 화폐 역사를 지켜온 1센트 동전이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조폐 시설에서는 마지막 일반 유통용 1센트 동전의 생산이 이뤄지며 한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액면가를 훌쩍 뛰어넘는 제조 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재무부에 신규 발행 중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1센트 동전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1.69센트에 달해, '만들수록 손해'인 비효율적인 구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생산 중단 조치로 미국 정부는 연간 약 5600만 달러(약 823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화폐 단위의 변화를 넘어, 국가 경제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물론 당장 시중에서 1센트 동전이 자취를 감추는 것은 아니다. 일반 유통용 동전의 생산은 멈추지만, 이미 발행되어 시중에 풀린 약 3000억 개의 1센트 동전은 여전히 법정 화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며 계속 사용된다. 따라서 일상적인 상거래 활동에서 1센트 동전을 사용하거나 거스름돈으로 받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통량이 줄어들고, 점차 다른 결제 수단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화폐 수집가들을 위한 수집용 1센트 동전은 앞으로도 제한적으로 계속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혀, 역사적 가치를 지닌 1센트 동전에 대한 수집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화폐의 실용적 가치와 상징적 가치를 분리하여 접근하는 유연한 정책적 판단으로 평가된다.미국의 이번 결정은 비단 미국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이미 캐나다, 호주,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여러 국가가 비슷한 이유로 자국의 최고액면가 동전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들 국가 역시 제조 비용 부담과 화폐 사용 패턴의 변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 등 비현금 결제 수단이 보편화되면서 소액 동전의 필요성 자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동전 없는 사회'로의 전환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센트 동전 생산 중단은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232년 역사의 미국 1센트 동전 생산 중단은 단순한 화폐 정책의 변화를 넘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상징적 사건이다.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실용주의적 판단과 비현금 결제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맞물린 결과물인 셈이다. 비록 주머니 속에서 짤랑거리던 1센트 동전은 점차 보기 힘들어지겠지만, 그 속에 담긴 미국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는 화폐 수집가들의 손에서, 그리고 박물관의 기록 속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앞으로 미국 사회가 1센트 동전의 부재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다른 국가들의 화폐 정책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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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은 여권비 깎아주고, 외국인엔 '입국세' 폭탄…'오버투어리즘'에 빗장 거는 일본일본 정부가 고질적인 오버투어리즘, 즉 과잉 관광 문제 해결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 혼잡, 소음, 쓰레기, 문화재 훼손 등 각종 사회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사실상의 '관광세'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관광객 수를 통제하는 것을 넘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재원을 관광객에게 직접 부담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엔저 현상으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관광 산업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일본 정부의 고육지책이 시작된 셈이다.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은 국제관광 여객세, 즉 '출국세'의 대폭 인상이다. 현재 일본에서 출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에게 1인당 1천 엔(약 9,700원)씩 징수하는 이 세금을 최소 3배 이상인 3천 엔(약 29,000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추가 세수는 오롯이 과잉 관광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투입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세금은 국적을 불문하고 일본에서 출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부과된다는 점에서, 자칫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비용 부담까지 가중시킬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존재한다.출국세 인상과 더불어,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겨냥한 훨씬 더 강력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내년 4월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단수 비자 발급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현재 약 3천 엔(약 2만 9천 원) 수준인 비자 수수료를 미국의 관광용 비자 수수료와 비슷한 185달러, 우리 돈으로 약 27만 원에 달하는 금액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사실상 저가 여행을 목적으로 일본을 찾는 단기 관광객의 수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조치로, 관광객 유치 정책의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물론 일본 정부는 출국세 인상으로 인해 자국민이 받게 될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당근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출국세 인상으로 늘어나는 세수 확대분 일부를 활용하여, 일본인들의 여권 발행 수수료를 인하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출국세 인상으로 인한 부담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전가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자국민에게는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계산이 깔린 전략이다. 결국 이번 정책은 '환영받지 못하는 관광객'을 선별하고, 관광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철저히 수익자에게 부담시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